대선후보와 보건복지위원회를 비롯한 각 상임위원회 위원장 및 전·현직 국회의원 등 많은 정치인들이 간호사대회를 찾아 간호사들의 용기를 한껏 북돋아주었다. 한껏 높아진 간호사 위상과 정치적 역량을 간접적으로 엿볼 수 있었던 자리였다.
대한간호협회에서 25일 개최한 ‘간호정책선포식’에는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와 안철수 대선후보의 부인 김미경 교수, 영상으로 축사를 전달한 문재인 후보, 오제세 복지위원장 등 많은 정치인들이 참석해 축사를 전달했다.
특히 이날 행사는 ‘간호정책선포식’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간협 차원에서 전국 30만 간호사들을 대표하는 1만 여명의 간호사들이 모여 ▲간호사 법정인력 기준 준수로 안전한 간호실현 ▲의료환경 변화에 맞는 간호사 법적 지위 확보 ▲간호사의 일-가정 양립을 위한 근로환경 조성 ▲간호사 임금격차 해소를 위한 표준임금 마련 ▲간호서비스 확대로 ‘장기요양보험’ 내실화 ▲전문간호사제도 정착으로 국민건강증진 실현 등 6대 간호정책과제를 선포하는 자리였다.
이에 정치인들은 마치 경쟁이라도 하듯이 간호사의 기운을 한껏 북돋아 주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 간협이 제시한 6대 과제에 대해 한껏 지지의사를 밝히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는 먼저 “간호사 100년 도약을 선포하는 뜻깊은 자리에 초대돼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여러분들이 묵묵히 노력해준 덕분에 많은 국민이 가정의 행복을 지키며 살아간다”고 인사말을 건냈다.
또 이날 간협에서 선포한 6대 과제에 대해 잘 살펴봤다고 강조하며 “밤낮으로 고생하는 여러분들의 어려움을 잘 알고있다”고 밝혔다. 또 “간호사들의 처우나 근무환경의 개선을 넘어 국민의 건강을 염려하는 소중한 마음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이어 “여러분의 행복은 국민의 행복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처우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특히 박 후보는 30 여년전 파독 간호사들에 대해 언급하며 “나 자신이나 우리 국민들이나 간호사 여러분들게 너무나 큰 빚을 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들이 조국을 위해 헌신해준 덕분에 그 종잣돈으로 대한민국이 눈부신 산업화를 이룰 수 있었다”며 간호사들의 감성을 자극했다.
반면 간호사 아직까지도 간호근무환경은 너무나 열악하다며 “우리나라는 OECD국가 중 인구 대비 간호사 숫자가 가장 적다. 이는 여러분들의 고통만 가중되는 게 아니라 국민건강까지 위협하는 요소이다”라며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이어서 안철수 후보의 부인인 김미경 교수는 “보건의료인 한 사람으로서 오늘 이 행사에 초대돼 너무나 기쁘고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너무나 오고 싶었던 행사”라고 밝혔다. “간호역사 새로운 100년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특히 안철수 후보와 김미경 교수 부부 모두 의사임을 강조하며 “우리 부부에게 여러분은 매우 특별한 존재”라고 말했다. “의료현장에서 울고 웃던 동지이면서 대학시절부터 봉사활동도 수차례 다닌 각별한 관계”라는 것.
김 교수는 개인적으로 각별한 친분을 갖고 있는, 지금은 고인이 된 간호사와의 인연을 소개하기도 했다.
김 교수가 예전에 병원에 입원했을 때 각별히 신경써주고 따뜻한 말로 위로를 건네준 간호사 한분을 잊지 못한다는 것. 이어 “몇해 전 돌아가신 그 분에 대한 감사함을 오늘 여러분들에게 대신 전한다”라고 말하며 잠시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다. 청중들 역시 잠시 숙연해지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간호환경에 대해 “지금의 간호환경을 살펴보면 여러분들은 백의의 천사가 아니라 일당백 천사”라며 잠시 숙연해진 분위기를 웃음으로 전환시켰다.
김 교수 역시 OECD 평균 5배에 이르는 간호사 1명당 환자숫자를 지적하며 “여성이 많은 직업군 특성상 일과 가정을 병행해야하는데 특별히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간호사들도 이제 전문의료인으로서 격에 맞는 환경이 필요하다”라며 “안철수 후보가 ‘소통’을 강조하는데 여러분들이 진정 21세기의 소통하는 전문가”라고 간호사들을 한껏 치켜세웠다.
다른 일정으로 행사에 직접 참석하지 못한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는 영상축사에서 먼저 “참석하지 못해 너무나 아쉽다”고 밝히며 “여러분들은 국민 건강을 지키는 파수꾼”이라고 말했다.
또 문재인 후보의 모토인 ‘사람에 투자하는 강한 복지국가’를 강조하며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 건강을 위해 여러분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3인의 대선후보 외에도 많은 정치인들의 축사가 이어졌다.
이병석 국회부의장은 “사람을 손대는 일을 하는 사람들의 손은 하늘의 손이다”라고 말하며 간호사들의 박수를 받았다.
국회보건복지위원장 오제세 국회의원은 “5형제 중 의사가 1명, 약사 1명 있고 간호사인 누님이 한분 계시다”라며 간호사 가족임을 강조하며 인사말을 건냈다.
이어 “오늘 이 자리는 마치 간호사당 창당대회 같다. 우리 민주통합당 창당대회보다 더 잘하고 계시는 것 같다”라며 “지금 간호사당을 만들어도 되겠다”고 말했다.
또 간협이 발표한 6대 간호정책에 대해 “면밀히 검토해보니 이 자리에서 바로 의결을 해도 될 것 같다”고 조크를 날려 박수갈채를 받았다.
특히 이날 행사에 보건복지위원 21명중 과반수인 11명이 참석한 것을 강조하며 “정족수 11인이 와서 너무 기쁘다”고 강조했다.
이어 새누리당 신경림, 유재중, 김정록, 민현주, 류지영 국회의원. 그리고 민주통합당 김용익, 이학영, 남윤인순, 김성주 국회의원. 통합진보당 김미희 국회의원 등 복지위원들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하며 청중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특히 “의사와 간호사, 약사 등을 대표하는 복지위는 건강과 가장 밀접하다”며 “진심으로 간협이 선포한 6개 정책이 모두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긍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위원장인 신학용 국회의원은 부인이 간호사임을 의식한듯 “여러분, 사랑해도 될까요?”라는 말을 인사말을 건내며 간호사 청중들에게 친근감을 드러냈다.
이어 “사랑하는 천사가 여러분이며 우리집에도 그 천사가 한분 계시다”며 “너무 깐깐해서 내가 긴장을 해 이렇게 출세하게 됐다”며 청중들의 웃음을 이끌어냈다.
특히 “여러분들이 원하는 정책은 누구보다도 내가 너무나 잘 안다”고 강조하며 “여기 계신 성명숙 회장님과 신경림 의원님, 그리고 인천간호사 회장님 등 많은 간호사들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고 밝혔다.
또 “대선후보 3인이 다 충실히 간호사님들이 원하는 정책을 따를 자세가 돼있어 보인다”며 “우리집 천사와도 약속했다. (여러분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이어 산부인과 의사 출신으로 국회 외교통상위원회 위원장인 안홍준, 강기정, 유재중, 신경림 국회의원 등 정치인들의 축사가 끊이지 않았다.
강기정 국회의원은 “박근혜 후보의 정책도 훌륭하지만 전통적으로 우리 민주당이 간호사 여러분들의 오랜 친구임을 잊지 말아달라”며 간호사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유재중 새누리당 국회의원 역시 제수씨가 간호사임을 강조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또 “간호사 출신인으로 18대에는 이애주 누님, 19대에는 신경림 누님을 모시고 많이 배우며 꾸지람도 많이 받았다”고 익살스럽게 반가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6개 숙제를 꼭 풀겠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특히 간호사 출신의 현직 국회의원인 신경림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은 다소 흥분된 듯 “여러분은 영원한, 나의 든든한 빽”이라고 외쳤다. 또 “여러분들 덕에 의회에 진출할 수 있었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이어 “간호사들은 너무나 힘들지만 야간수당도 부족하다. 결혼, 임신, 출산, 재취업도 어렵다”라며 앞으로 간호사들을 위한 정책을 펼칠 것임을 공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