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전공의협의회에서 의협의 ‘투쟁’ 로드맵에 대해 좋은 의견이라고 생각하지만 현실적으로 수정이 필요하다는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대전협은 전 회원(총 11,638명 발신)을 대상으로 인터넷 설문 조사를 시행했다. 설문 조사는 총 2848명이 참여(회신율 24.5%)해 목표였던 전 회원 과반수 달성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많은 회원들의 생각과 의지를 알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되었다는 점에서 크나큰 의미를 가진다”라고 자평했다.
설문 조사 결과 먼저 현재 행해지고 있는 "의료 정책의 정당성"을 묻는 문항에는 응답자 중 96.88% 의 절대 다수가 ‘정부(보건복지부) 의 정책이 일방적’ 이라 답했고 ‘건강보험공단 및 심평원이 부당한 횡포를 저지르고 있다’ 는 답변은 89.57% 에 달했다. 현행 의료 제도에 대해 76.12% 가 ‘낙제점’ 이라 평가했다. ‘성분명 처방과 총액 계약제’ 등에 대해서는 77.35% 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 고 판단했고 현행 저수가 체계의 부작용으로 국민들에게 피해가 돌아갈 것이라고 생각하는 비율이 93.36% 에 달했다.
전공의 처우와 관련하한 설문조사에서는 근무하는 병원의 수련과정과 근무환경에 대해 각각 52.91%, 50.67% 가 ‘불만족’ 하고 있음을 밝혔다. 특히 연봉과 당직비 등 급여 부분에서 불만족도는 86.13% 로 나타났으며, ‘피교육자이나 노동자로서의 지위’ 를 69.87% 가 받아들이고 있고, 이에 따라 전공의 노조의 활성화에 88.03%가 찬성했다.
반면 병원 내 폭력과 폭언 등을 경험한 응답자가 절반에 가까운 43.01% 였고, 임용시 근로 계약서를 작성한 경우는 20.37% 에 불과해 “여전히 근로자로서의 합당한 대우와 전공의 인권 측면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았음을 알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의협의 ‘대정부투쟁’ 에 대해서는 그 시기가 적절하다고 평가했으나 (83.74%), 설문 조사 이전에 투쟁에 대해 모르고 있었다는 비율이 33.57% 였고, 이에 대해 전공의의 관심 부족 (66.42%)과 함께 의협의 홍보 부족이라 답한 경우도 33.58% 였다.
‘투쟁 로드맵’ 에 대해 과반수 이상이 ‘좋은 의견이나 현실적인 수정이 필요하다 (56.57%)’ 라고 답했고, ‘전공의 주 40시간 준법 근무’ 에 대해 현실적으로 가능하다고 답변한 경우는 19.84% 에 불과했다. ‘병원과 교수가 함께 참여한다면 참여할 수 있다’ 는 답변이 70.01% 로 나와, “현 시점에서 ‘병원과 교수진의 협조’ 가 무엇보다 선행되어야 함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이 경우 주 40시간 준법 투쟁이 전면 파업에 비해 보다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라고 밝혔다.
대전협은 내부 논의를 걸친 결과, “사안이 급박하게 돌아감에 따라 짧은 기간 동안 긴급 설문 조사를 실시했음에도 불구하고 24.5%라는 많은 전공의 회원들이 설문에 응해주었다”라고 평가했다.
또 “전 회원 과반 참여라는 애초의 목표는 달성하지 못했지만 설문에 참여한 다수 회원의 뜻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오는 11월 22일 ‘전국전공의대표자대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대전협은 설문조사 자료를 근거삼아 금번 “대정부 투쟁”에 대한 결의안 및 준법 투쟁 관련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예정이다.
한편 의협은 수련 병원 및 교수진에 대해서도 “전공의 회원들의 뜻에 부응해 투쟁에 동참하도록 함으로써 일선 현장에서 ‘대정부투쟁’ 참여도가 높아질 수 있게끔 홍보와 협조를 요청 드린다”라고 밝혔다.
또 “주 100시간 이상의 살인적 노동 현장에서, 오직 국민 건강을 위해 이바지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전공의 선생님들의 인권과 수련권이 보장될 수 있도록 대전협은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다시 한 번 천명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