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11 (수)

  • 구름많음동두천 20.9℃
기상청 제공

기관/단체

건보재정 악화요인 놓고 醫·藥 각각 ‘네 탓!’

전의총 “너무 비싼 조제료 때문에 건보재정 악화” 성명

전국의사총연합(회장 김성원)은 약국조제료를 정액제로 전환하고 일반약 가격을 인하할 것을 촉구했다.

20일 대한약사회(이하 약사회)에서 발표한 ‘건강보험 재정 악화 원인은 과다한 의료수가’ 성명서에 반발해 이같이 밝힌 것이다.

약사회의 성명서는 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하 보사연)의 ‘유형별 상대가치 개선을 위한 의료기관 회계조사 연구’에 대한 약사회의 해석아 담겨있는데 전의총은 이에 대해 아전인수격이라며 황당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전의총에 따르면 지난해 6월에 발표된 해당 보고서는 병의원 원가보존율을 90.91%, 의원은 96.16%, 종합병원 89.67%, 상급종합병원 82.77%로 발표했다.

하지만 봉직의 연봉을 4000만원 수준으로 산정하는 등 비현실적 지표가 사용되었다는 점, 병원급 회계자료는 없으면서 단 12곳의 종합병원과 상급종합병원의 회계자료만 반영했다는 점에서 연구결과가 현실과 너무 동떨어져 있고 대표성이 없어 신뢰할 수 없다는 비판을 많이 받았다고 전했다.

또 이 조사의 책임연구원인 보사연의 신영석 부원장 역시 “대표성 문제는 모든 조사에서 나타날 수 있는 문제다”라며 “병의원의 투명한 회계자료를 확보하는 것이 아주 어려웠다”고 말해 이 보고서의 신뢰성에 문제가 있음을 스스로 인정했다는 것.

전의총은 “그런 허무맹랑한 보고서조차도 병의원의 의료수가는 원가 미만의 적자라고 밝히고 있다”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사회는 의료수가가 원가 미만이라는 보고서를 인용하면서도 의료수가가 과다하여 건보재정을 악화시킨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병의원에 비급여 수익이 존재한다 하더라도 애초 비급여 비용은 건보재정에서 지출되지 않는 것이라며 어떤 기전으로 원가 미만인 의료수가가 과다하여 건보재정이 악화된다는 것이냐고 의문을 나타냈다.

전의총은 우리나라 병의원이 약사회 주장대로 비급여 수익이 아니면 단 한 곳도 생존할 수 없는 처참한 상황이라며 의료수가를 원가 미만으로 주면서 약사들에게 과다한 조제료를 주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또 2006년 심평원 보고서를 인용하며 병의원의 의료수가는 원가의 73.9%인 반면, 약국 조제료는 원가의 126%라며 이를 반영하듯 약국에 지급된 조제료는 지난 2000년 3896억원에서 2011년 2조 8375억원으로서 7배나 급증했고 2011년 조제료 2조 8375억원은 전체 요양급여비용의 6.1%나 된다고 전했다.

우리나라 전체 의료비에서 조제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크다는 지적이다. 전의총에 따르면 이탈리아의 경우 4.9%, 미국의 경우 약 2.9% 정도가 조제료 비중이다.

따라서 세계적으로 극히 일부 나라만 채택하고 있는 날짜별로 증가하는 조제료 제도를 다른 대다수 나라들처럼 정액제로 하루빨리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 전의총의 주장이다.

또 “의사 진료비는 진료시간이나 처방일수도 반영하지 않는 정액제인데, 약사의 약 포장료를 날짜별로 증가해서 줄 이유가 도대체 무엇인가?”라고 물으며 약국의 일반약 매약 수익이 조제료 수익과 평균적으로 거의 비슷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전의총은 병의원의 비급여 수익을 반영하면 의료수가를 원가 미만으로 줘도 된다는 것이 약사회의 주장이라면, 일반약 매약수익을 반영하여 약국 조제료를 현재보다 절반 이하로 인하할 것을 약사회가 먼저 주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