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간호조무사협회(이하 간무협, 회장 강순심)가 오는 2018년 간호인력 개편 시행을 확신하며 이를 대비해 올해 보수교육 이수 회원을 대규모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간무협은 22일 서울역 대회의실에서 개최한 ‘의료전문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간무협은 지난 정기대의원총회에서 올해를 의료선진국형 간호인력 도약을 위한 원년으로 선포하고 지난 15일에는 협회 내 사이버연수원을 오픈했다.
자체적으로 시행하는 보수교육 이수로 현재의 간호조무사를 대부분 1급 실무간호인력으로 전환할 수 있게 한다는 게 간무협이 회원들의 보수교육 이수를 적극 홍보하는 이유다.
특히 간무협은 보수교육 이수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전국 6만여 곳의 보건의료기관 및 장기요양기관의 기관장들에게 협조를 요청하는 ‘보수교육 홍보 리플렛’을 제작해 우편발송 했다고 강조했다.
간무협에 따르면 이번에 오픈한 사이버연수원에서는 보수교육 신청과 회비·교육비 납부부터, 온라인 영상강의 과목선택과 수강까지 ‘원스톱서비스’가 이뤄진다.
또 ‘현장교육참여신청서’, ‘회비·교육비영수증’, ‘보수교육이수증’도 회원이 직접 출력할 수 있고 회원이 신청한 현장교육 일자, 보수교육 이수여부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오는 11월말까지 이수해야 하는 온라인 영상강의는 미이수 회원들에게 9월초, 10월말 문자메세지를 발송해 줄 예정이라고 밝혔다.
간무협은 올해 보수교육의 퀄리티도 매우 높은 수준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간무협에 따르면 현장참여교육은 회차당 200~400명으로 수강인원이 제한됐고, 교육과목도 2시간짜리 1과목(병원감염 예방 및 관리)을 모든 시도회가 공통 실시토록 해 통일성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특히 사이버연수원에서 실시하는 온라인 영상강의는 간무협이 야심차게 준비해 내놓은 새로운 보수교육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르면 회원들은 4과목 중 3과목을 필수과목으로 이수해야 하고, 직무분야별 특성을 고려해 만든 5개 과목 중 1과목은 회원이 선택해서 수강하면 된다.
영상강의는 회원들이 스마트폰으로도 수강할 수 있다. 다만, 아이폰은 기술적 문제로 내년부터 수강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그에 비해 영상강의 질 관리는 엄격하다는 간무협의 설명이다. 반드시 한 과목씩 차례대로 수강해야 하고, 수강 중 단원마다 ‘Next’ 버튼을 눌러야만 다음 단원을 수강할 수 있으며, 과목별 수강 완료 후엔 설문조사를 해야만 이수가 인정된다.
간무협 강순심 회장은 “사이버연수원 오픈 이후 중앙회는 물론 전국 시도회가 아침부터 업무 마감시간까지 하루 종일 전화 상담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며 보수교육 신청에 관한 회원들의 문의전화도 쇄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사이버연수원 오픈 1주일 만에 보수교육 신청 및 교육비 납부 회원만 5천명에 육박한다고 간무협은 밝혔다. 간무협 관계자는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올해 보수교육 이수 회원 목표 달성이 그리 어렵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순심 회장은 “2013년 보수교육은 간호인력 개편에 대비한 우리 협회의 본격적인 활동의 시작일 뿐”이라며 “지난 2009년부터 시행 중인 ‘치과전문간호조무사 인증제’를 확대 시행하는 것을 비롯해, 한방분야와 노인요양분야는 물론 산부인과·피부과 등 주요 의과계 분야까지 각 분야별 ‘간호조무사 전문교육과정’을 개발·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간호인력 개편 시 현업에 종사(정부통계상 15만여명, 실제 20만여명으로 추정)하는 기존 간호조무사의 대다수가 1급 실무간호인력으로 될 수 있도록 추진해 나갈 것”이며, “2016년 ‘간호조무사 교육평가원’ 설립으로 간호인력 개편에 능동적이고 체계적으로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간호인력 개편은 일부 간호사들의 우려와 달리 실무간호인력이 간호사의 권한을 침해하거나, 간호의 질이 떨어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오히려 간호사와 실무간호인력의 불필요한 갈등을 제도적으로 해소하고, 간호의 질을 향상시킴으로써 간호사-실무간호인력-환자 모두 만족시키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 회장은 간호인력개편을 통해 간호조무사가 간호사가 될 수 있는 길을 열어놓는 ‘간호인력 사다리과정’을 등산로에 비유했다.
현재는 대학입시를 거쳐 4년제 간호대에 입학하는 가장 빠르지만 “이는 가장 경쟁이 치열하고 어려운 외길의 등산로뿐”이라며, “비록 등산시간이 느리고 조금 더 오래 걸리더라도 새로운 등산로를 여는 것 당연한 일이며, 새 등산로 이용자는 기존 등산로보다 결코 많지도 않을 것이기에 이 길 역시 결코 쉽지 않은 길”이라는 것이다.
강 회장은 “미국, 캐나다, 일본 등 선진국에도 이미 모두 존재하는 간호인력 사다리과정을 부정하는 것은 등산로 하나만 열고 다른 등산로를 모두 봉쇄하자는 것”으로 “감정적으로는 그럴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할 수 있지만, 자신이 올라간 사다리 외에는 모두 차단하겠다는 것은 구시대적 사고이며, 사회적 약자에 대해 기회마저 봉쇄하는 것은 패권적이고 배타적인 ‘갑’의 태도에 다름 아니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간호인력 사다리과정이 만들어지면 대학입시, 그것도 명문대 입학에 인생을 걸어야 하는 대학입시병과 학벌주의는 물론이고, 개인에게 기회의 보장도 없이 평생 낙인을 받아야 하는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병폐를 해소하고, 대학에 입학하지 못한 사람에게도 인생 재도약의 기회를 부여하는 새로운 사회적 패러다임을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간무협은 이번 간담회에서 “2009년부터 시행 중인 ‘치과전문간호조무사 인증제’를 전국적 규모로 확대 시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치과근무 간호조무사 업무대책 마련을 위한 보건복지부 주관 TF 운영에 대비하고, 일정 요건을 갖춘 치과근무 간호조무사들을 최대한 많이 배출해 이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한 것이라는 게 간무협 관계자의 설명이다.
또 간무협은 “2016년 ‘간호조무사 교육평가원’ 설립을 목표로 2013년부터 기금 조성을 시작했고, 2014년부터 설립추진위를 구성해 본격적인 설립 추진사업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간호조무사 교육평가원을 통해 단기적으로는 간호조무사 보수교육과 분야별 ‘전문간호조무사 인증제를 개발·관리해 나가는 한편, 간호인력 개편에 대비한 1급·2급 실무간호인력 양성 및 억세스 과정의 표준교육과정 및 양성기관 인증기준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또 중장기적으로는 간무협이 ▲1급·2급 실무간호인력 보수교육 전담기관 역할 수행 ▲1급·2급 실무간호인력 양성기관 및 억세스과정 운영기관 인증평가원으로 위상정립 ▲1급·2급 실무간호인력의 사다리과정과 1급·2급 실무간호인력의 자기계발 위한 전문교육과정 개발 및 사이버연수원의 온라인 영상교육을 중심으로 하는 사이버교육 운영기관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순심 회장은 “간호인력 개편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며 “우리 협회는 간호인력 개편에 대한 불필요한 찬반 논쟁에 휘말리지 않고, 간호인력 개편에 대비해 우리 협회가 회원들의 권익 향상을 위해 해야 할 일을 차근차근 추진해 나갈 것이다. 이를 위해 ‘간호인력개편추진단’을 구성해 간호인력 개편에 대비한 전 조직적 대응체계를 마련했고, 학술국을 신설하고 전담인력을 충원했다”고 밝혔다.
간무협은 보수교육을 통해 현재의 간호조무사의 대부분을 1급 실무간호인력으로 개편한다는 계획인데 현 간호인력개편안에 따르면 1급 실무간호인력은 대학 2년의 교육과 실습을 받은 자로 제한된다.
현재의 간호조무사를 개편안과 달리 2년제 대학을 졸업하지 않고도 보수교육만으로 1급 간호인력으로 전환할 수 있게 하는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강 회장은 “간호조무과 전문대과정을 만들 때부터 기존 간호조무사를 어떻게 하느냐가 난제였지만 기존 간호조무사를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보수교육을 실무인력으로 만들기 위해 현재 법적으로 담보할 수 있는 과정이 보수교육 이라는 게 간무협의 주장이다.
강 회장은 현재의 간무사들을 모두다 1급으로 인정할 것인지 문제에 대해 복지부와도 이야기 했다며 앞으로 좀 더 심사숙고해야 할 내용이라고 밝혔다.
또 기존 간호조무사 자격을 어디까지 인정할 지 범위에 대한 문제는 더 구체적으로 논의할 필요성이 있지만 현재 협회 입장으로선 보수교육 등을 개발해 현 간호조무사 인력을 1급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명분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