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수이식 수술을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환자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으나 기증되는 골수로는 태부족으로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게다가 골수 기증을 약속한 사람들도 막상 수술단계에서는 골수제공을 기피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사회적 약속’을 준수하는 풍토조성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의 골수기증 서약자는 막상 수술단계에 이르면 기피하는 사례가 많아 사실상 말로만 기증하고 실천은 하지 못하는 있어 정부 차원의 지속적인 캠페인 등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요청되고 있다.
골수이식과 관련, 골수 유전자가 일치하는 골수기증 서약자가 국내에 있어도 막상 제공을 요청하면 기피하기가 일쑤여서 백혈병 환자들의 고통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 골수이식 수술을 앞둔 어린이와 유전자가 일치하는 기증 서약자를 찾았으나 제공을 거부, 일본공수이식추진재단에 연락한 결과 일본인이 골수기증을 약속하여 수술이 가능해지는 사례가 있는 등 국내에서는 말로만 약속에 그치는 사례가 비일비재 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3월말 갑자기 코피를 쏟고 병원을 찾은 어린이 이 군은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진단을 받아 골수이식을 해야 할 처지였으나 4월말 한국조혈모세포은행과 가톨릭조혈모세포은행에서 유전자가 일치하는 5명을 찾았다는 연락을 받아 기뻐했으나 이들 모두가 정밀검사를 앞두고 기증을 거부했다는 것.
그러나 뜻밖에 골수를 기증하겠다고 연락한 사람은 일본인(46세) 남자로 40세까지만 골수기증을 허락하는 한국 기준으로는 이식이 불가능한 나이였지만 일본에서는 가능하다는 것이다.
지난해 말부터 방송과 시민단체들의 캠페인에 이어 11일 입적한 대한불교 조계종 총무
원장 법장 스님의 법구 기증 사실이 알려지자 장기 기증 서약자가 급증하고 있으나 실질적으로 장기 기증자는 오히려 줄고 있는 실정이다.
금년 1월부터 7월까지 사랑의 장기기증운동본부에 등록한 장기 기증 등록자는 3만296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691명에 비해 12배 이상으로 늘었으나 골수를 포함해 장기이식을 한 경우는 올들어 8월까지 모두 1096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169명에 비해 줄었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정부와 장기 기증자 모집 단체의 기증자에 대한 사후관리가 사실상 제대로 되지않아 소홀하다는 지적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해 11월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의 장기이식정보시스템에 등록된 골수 기증 희망자 2500명에게 연락한 결과, 29%가 연락이 되지 않았고,응답자 가운데 58%는 서약이후 한번도 관련 단체에서 연락을 받은 적이 없다고 응답함으로써 사후관리가 부재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보건사회연구원 이연희 책임연구원은 “정부가 골수 기증 희망자에 대한 관리 비용으로 1년간 1만4000원을 지원하는데 그치고 있어 사후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골수기증 서약자 대부분이 불안감이나 가족의 반대로 마음이 바뀌기 때문에 이들을 잘 관리하고 설득해야 실제 기증이 이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랑의 장기기증운동본부 최승주 사무국장은 “유럽에서는 장기 기증자 이름으로 나무를 심어 가꾸는가 하면 캐나다는 총리가 매년 기증자를 초청해 격려하지만 한국의 경우엔 실제 기증 후 남는건 보람뿐으로 기증자들이 사회의 존경을 받을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현미 기자(hyeonmi.cho@medifonews.com)
2005-0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