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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대한간학회, 알콜 간질환 진료 가이드라인 제정

술로 인한 폐해 줄이기 위해 사회 전반 인식 전환 시급

대한간학회(이사장 김창민)가 ‘2013 알코올 간질환 진료 가이드라인’을 제정, 16일 발표했다.

간학회는 “우리나라에서 알코올은 간염 바이러스에 이어 만성 간질환의 두 번째로 흔한 원인이며, 간경변증 원인의 약 25%~30%를 차지하는데도, 알코올 간질환을 개인의 문제로만 인식하는 경향이 있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이드라인을 제정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간학회에서는 제정에 앞서 알코올 간질환 진료 가이드라인 제정위원회(위원장 김동준)를 구성, 전문가들의 의견 수렴과 자문회의, 공청회 등의 과정을 거쳤다.

가이드라인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나날이 증가하는 음주량과 알코올사용장애
우리 사회는 음주와 주취에 지나치게 관대해 술을 사회생활을 매끄럽게 하는 윤활유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지난 40년 동안 우리나라의 알코올 소비는 1980년대 성인 1인당 알코올 소비량 7 L에서 2003~2005년에는 15 L로 증가했고, 현재 세계에서 알코올 소비가 가장 많은 나라에 속한다.

알코올 소비량 증가에 따라 이로 인한 경제적 손실도 지속적으로 증가, 지난 2000년 국내총생산(GDP)의 2.6%에서 2004년의 2.9%로 증가했다.

간학회는 “알코올 소비 증가는 결과적으로 알코올과 연관된 질병과 사고의 빠른 증가를 가져오게 돼 최근 발표된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에 의하면 알코올사용장애는 2005년 21.3%에서 2009년 25.1%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알코올 의존에 대한 검사 및 평가가 필요한 사람도 약 7%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위험음주는 알코올사용장애의 전 단계를 의미하며 알코올사용장애는 알코올 남용, 알코올 의존의 상태를 포함한다. 위험음주자 여부를 선별하기 위한 방법으로 세계보건기구에서 개발한 10개 문항의 AUDIT 설문이 많이 이용되며,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번역된 AUDIT-K가 유용하다.

각 항목의 점수를 합산해 남성의 경우 10~19점, 여성의 경우 6~9 점이면 위험음주자로 분류되며, 남성의 경우 20점 이상, 여성의 경우 10점 이상이면 알코올사용장애 추정자로 판단한다.

많이, 빨리, 자주 마실수록 간질환 위험성 높아져 - 여성, 비만, 간염 환자는 더욱 조심해야

알코올 간질환 진료 가이드라인에 의하면 알코올 간질환의 위험도는 알코올 섭취량과 관계가 있으며 간경변증이 발생하는 최소 알코올 양은 남성에서 하루 20~40 g (소주 약 반 병 내외) 이상, 여성에서 10~20 g(소주 2잔 정도)이다.

술을 매일 마시는 경우 간질환의 위험도가 증가하며, 폭음을 하는 습관도 간질환을 더 잘 일으킨다. 특히 이른 나이에 음주를 시작하는 경우, 간질환의 위험성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음주 교육이 절실하다고 간학회는 강조했다.

여성은 같은 양의 음주를 해도 남성보다 간손상이 더 잘 오며, 짧은 기간과 소량의 음주로도 간손상이 더 잘 온다.

남성에 비해 위 내의 알코올 분해효소가 적어 알코올 대사의 첫 단계가 감소하고 알코올의 생체 이용도가 증가, 간손상의 위험도가 증가한다. 여기에 높은 체지방 비율로 인한 낮은 알코올 분포, 여성 호르몬으로 인한 산화 스트레스와 염증 반응의 상승작용 등의 영향이 더해진다.

비만은 알코올에 의한 간손상을 더욱 심하게 한다. 비만한 사람이 과도한 음주를 하면 간질환의 위험이 증가되고, 간경변증과 간질환 사망률도 증가된다.

또 바이러스 간염 환자에서 음주는 간경변증과 간세포암의 발생 위험을 증가시키고, 치료에 대한 반응을 감소시킨다. 흡연은 알코올 간경변증의 위험인자이고, 간섬유화의 진행을 촉진시킨다.


음주 폐해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공감대 확산이 절실

간학회는 우리나라에서 음주 폐해를 줄이고 알코올 간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무엇보다도 음주폐해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공감을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는 지난 2010년 총회에서 ‘음주폐해 감소를 위한 세계전략’을 채택, 국가 정책대안을 제시한 바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음주와 주취에 대한 관대한 문화, 저렴한 고농도 알코올 가격, 누구나, 어디서나, 쉽게 술을 구할 수 있는 음주 환경 등 때문에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폐해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이러한 심각한 폐해를 줄이기 위한 범국가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한간학회는 “이번에 제정된 2013 알코올 간질환 진료 가이드라인이 우리나라 알코올 간질환과 음주문제를 예방하고 해결하는데 유용한 초석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한편, 대한간학회는 간질환 진료, 연구 및 교육 사업, 국민 보건 향상을 위한 의료인의 사회적 역할을 적극적으로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번 ‘2013 알코올 간질환 진료 가이드라인’ 외에도 B형 및 C형 간염, 간경변증 등 국내 주요 간질환의 진료 가이드라인을 제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