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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화의료원, 제2부속병원 상급병실 포기 안해

조영주 기조실장, 기준병실 1인실로…법정특실은 유지


“전 병상을 1인실로 만든다고 상급병실을 만들지 않겠다는 것은 아닙니다. 다른 병원들과 마찬가지로 기준 1인 병실을 제외한 나머지 30%의 병실은 특실과 VIP실로 꾸미고 상급병실료를 받게 됩니다.”

이화의료원 조영주 기획조정실장(사진, 알레르기내과 교수)은 최근 기자와 만나 이같이 강조했다.

이화의료원은 오는 2017년 서울 마곡지구에 새로 개원할 제2부속병원 건립 청사진을 발표하며 국내최초로 전 병실을 1인실로 꾸밀 것이라는 당찬 계획을 지난 10월 8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밝힌 바 있다.

이러한 이화의료원의 새로운 ‘파격실험’ 계획은 큰 반향을 일으켜 의료계는 물론 세간의 주목을 받으며 연일 신문 면을 장식했다.

기준 병실을 1인실로 만들어 환자 간 감염과 사생활 침해 문제를 개선하겠다는 이화의료원의 계획은 의료서비스 질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계기로 인식되며 큰 환영을 받았다.

하지만 의료계를 비롯한 일각에서는 우려의 시선을 보냈다. 만성적인 저수가 체제에 새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정책이 맞물려 의료환경이 점점 악화일로를 거듭하는 지금 시점에서 ‘과연 정상적인 운영이 가능하겠냐’는 의문이다.

특히 일부 언론보도로 인해 이화의료원의 제2부속병원 플랜이 전 병실을 1인실로 꾸밈으로써 마치 기존의 상급병실조차 만들지 않아 그로 인한 수익을 포기하겠다는 것처럼 알려지는 오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3대 비급여 중 하나인 상급병실료는 선택진료비와 함께 지금까지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가중시키는 주범으로 지목돼왔지만 현재의 저수가 체제에서 적자를 거듭하며 진료수입으로 수익을 기대할 수 없는 병원의 수익보전수단으로 작용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때에 상급병실료를 포기하겠다는 말은 병원운영을 포기하겠다는 말과 다름없이 들릴 수 있다.

이에 조영주 기조실장은 “특실과 VIP실을 포기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이를 제외한 일반병실들도 모두 1인실로 꾸미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마곡병원 전체 병상 중 70%는 1인 일반병실, 나머지 30%는 기존의 VIP실과 특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병원의 전체 입원실 중 약 55%는 상급병실료를 받을 수 없도록 법적으로 강제하고 있다. 여기에 병원의 세밀한 사정을 더해 이화의료원이 상급병실료를 받을 수 없는 병실의 추정치는 약 55%에서 70% 정도로 확대된다.



조영주 기조실장은 “어차피 상급병실료를 받을 수 없는 70%의 병실을 1인실로 운영해 환자에게 편의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라며 “나머지 30%은 당연히 특실이나 VIP실으로 운영할 것이다. 상급병실을 포기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다시 말해 “상급병실료를 안 받는 일반 1인 병실이라는 개념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조 기조실장은 “물론 다른 병원처럼 70%를 일반병실을 6인실로 200병상을 더 늘려 병원수익을 더 높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한 점에서 병원이 얻을 수 있는 일정수익을 포기하는 것은 분명히 맞다”며 “전 병상 1인실이지만 특실 1인실과 일반 1인실로 나눠진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전 입원실을 1인실로 운영하게 되면 간호인력 증원이 필수. 이화의료원은 새로운 계획에 있어 간호파트의 중요성을 감안해 이미 최근 간호부원장 직제를 신설한 바 있다.

조영주 기조실장은 “현재 우리병원의 간호등급은 2등급이지만 간호사를 더 충원해 1등급으로 상향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기자는 “간호1등급을 유지하고 있는 빅5 병원들조차도 실제 병동에서 근무하는 간호사가 환자들을 감당하기에 모자라다는 이야기가 들리는데 전 병실 1인실이라면 1등급이라도 모자라지 않나?”라고 물었다.

조 기조실장은 이러한 물음에 병원시스템 효율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간호사가 환자를 케어하기에 알맞은 동선으로 병동을 잘 설계해야 한다. 이에 따라 고심을 거듭하며 건축설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영주 기조실장은 악화일로를 거듭하는 의료환경 속에서 전 병실을 1인실로 운영하겠다는 이화의료원의 새로운 실험이 현실적으로 들리지 않는다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 앞으로 정부의 의료정책이 의료계에 우호적으로 돌아설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새 병원 건립은 앞으로 4년 뒤의 일이다. 그때쯤 되면 결국 병원이 정상적인 진료수입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정부정책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현재 의료환경에서 ‘전 병실 1인실 운영’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기 힘들 것이라는 회의적인 반응을 의식한듯 “상급병실이 없으면 병원수익을 기대할 수 없다고 말하지만 그전에 의료계가 전부 합심해 현재의 기형적인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의 바램과는 달리 현재의 의료계와 정부 간 불신은 어느 때보다 심각한 상태. 이러한 때에 정부정책 방향이 의료계에 유리하게 바뀔 것이라는 기대는 너무나 낙관적인 것이 아니냐고 기자는 물었다.

이에 조 기조실장은 “물론 ‘전 병실 1인실 운영기획’은 현재의 의료환경이 지속되며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현실적 가정에서 계획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어차피 수익을 낼 수 없는 현실이라면 병원은 본연의 역할에 집중해 누가 뭐래도 환자에게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최대한 향상시키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고 밝혔다.

환자를 진정으로 위하는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이는 결국 이화의료원의 브랜드가치를 높여 결국 더 많은 환자들이 병원을 찾는 파급효과를 거두게 될 것이라는 기대를 나타냈다.

조영주 기조실장은 응급실을 예로 들며 “1인실을 운영하게 되면 응급실에서 남녀차이 등을 고려하지 않고 신속히 환자를 입원실로 이송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응급실뿐만 아니라 심뇌혈관센터 등 모든 병원의 시설을 그러한 원스톱 개념으로 설계단계부터 기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즉, “의료수익을 내기 매우 어려운 구조이지만 그렇다고 환자를 더욱 불편하게 하려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환자중심과 시스템 개발로 특화시켜 커버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화의료원은 제2부속병원의 전 병실 1인실 운영으로 어쩔 수 없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손실을 보전하기 위한 수단으로 진료 외 수입 창출, 중증질환 특화, 해외환자유치, 연구개발강화 등을 제시하기도 했다.

조영주 기조실장은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할 것이다. 특히 (의료수가가 국내환자에 비해 2배 이상인)국제병원은 병원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분야로 국제병원 특화검진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여성병원이라는 강점을 최대한 내세워 국제병원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는 “이화의료원이 공항에서 가장 가까운 상급종합병원이자 여성병원이라는 강점이 있는데, 특히 아랍권에선 여성병원을 매우 선호한다. 이 점을 집중적으로 특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지금까지의 개념과는 다른 진정으로 국제환자를 위한 병원 설계를 계획하고 있다”며 “마곡병원은 아예 국제병원의 틀을 갖고 시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화여대 본교와 힘을 합쳐 산학연구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조 기조실장은 “일단 얼마 후 있을 연구중심병원에 추가 선정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인력을 영입하고 따로 연구공간을 마련하는 등 많은 노력을 하고 있으며, 연구중심병원 선정을 계기로 의과대학과 이화여자대학교 본교 간 산학연구를 강화해 ‘이화’가 갖고 있는 역량을 최대한 활용해 시너지효과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의대도 적극 본교 연구에 직접 뛰어들어 힘을 합치면 못할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화의료원이 최근 밝힌 제2부속병원 청사진은 마스터플랜으로 세밀한 계획은 좀 더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다.

현재 새 병원 설계도 공모단계에 있으며 1인실은 설계사 공모에서 이화의료원 측이 설계사들에게 제시한 조건이다. 오는 12월 중순으로 계획된 설계사 최종선정이 이루어지면 이에 따라 구체적인 예산과 설계계획 등이 나오게 된다.

조영주 기획조정실장은 “전 병실이 1인실로 구성하기 때문에 건축비와 인력비 및 관리비가 더 들어간다는 것은 확실하다”며 “이에 대한 구체적인 수치는 설계사를 선정하고 난 다음에 나 언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순남 의료원장 겸 의무부총장의 취임과 함께 지난 8월 1일 발탁돼 새 병원 건립 등 굵직굵직한 과제의 실무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조영주 기획조정실장은 “현재의 의료환경이 녹녹치않고 우리 병원도 위기를 맞고 있지만 '위기 속에 새로운 기회가 있다'는 말처럼 우리병원 식구들이 한마음으로 합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새 병원 건립에 대한 희망으로 이에 전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병원이 돈만 버는 곳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환자중심’ 가치에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는 이순남 신임 의료원장의 뜻을 잘 받들어 인간 중심의 ‘이화’의 가치를 실현하는 이화의료원의 발전을 위해 온 힘을 다할 것”이라고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