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부터 익숙해진 크리스마스 풍경 중 하나는 모텔 숙박 경쟁이다. 올해도 시설이 좋은 모텔은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한 달 전에 예약이 끝났다고 한다.
크리스마스에 연인과의 이벤트를 미리 준비하고 계획하는 커플이라면 잊지 말고 챙겨야 할 것이 또 하나 있는데 바로 ‘피임’이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에 따르면 여름 휴가철 다음으로 응급피임약 처방이 많은 때가 바로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 직후다.
산부인과의사회 피임생리연구회 이유미 위원은 “피임문제에 있어서는 ‘한 번은 괜찮겠지’ 식의 방심은 절대 금물”이라며, “성 관계를 시작한 여성이라면 사전 피임계획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나중에 응급피임약을 먹으면 되겠지” 하는 생각도 알고 보면 위험한 발상이다. 응급피임약은 복용 시점에 따라 피임 효과가 다르게 나타나지만 평균적으로 약 85%의 피임 성공률을 보여 그다지 신뢰할만한 피임법이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여러 차례 반복해 복용할 경우에는 호르몬 불균형이 심해져 피임효과가 더 감소될 수도 있고, 부정기적 출혈도 더 많이 일어나는 경향이 있다. 또 응급 피임약은 먹는 피임약의 10 배에 달하는 고용량의 호르몬을 함유하고 있어 복용 시 메스꺼움이나 구토, 두통, 피로 및 불규칙한 출혈과 같은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이유미 위원은 응급피임약은 반드시 필요할 경우에만 한해 산부인과 전문의로부터 처방을 받아 복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를 통해 응급피임약의 정확한 복약지도를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전문의로부터 이후 지속적으로 실천 가능한 계획적인 피임법에 대한 상담까지도 함께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안전한 피임을 미리 준비할 수 있을까? 남성이 콘돔 등으로 피임을 한다면, 여성은 정해진 시간에 매일 복용하면 99% 이상의 피임성공률을 보이는 먹는 피임약 등으로 피임을 실천해 이중으로 피임을 하면 보다 안전한 성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
먹는 피임약을 복용할 때는 생리 첫날부터 복용을 시작해 매일 정해진 시간에 복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한달치 약을 복용한 후 복용을 쉬는 휴약기 중에 생리가 시작되며, 생리가 아직 끝나지 않았더라도 약의 종류에 따라 4~7일로 정해진 휴약 기간이 지나면 새 포장의 약을 복용 시작하는 것이 피임약을 복용하는 올바른 방법이다.
그러나 당장 피임이 필요한데 이미 생리 시작 후 3~4일 이상 지나버린 경우라면, 지금부터 피임약 복용을 시작하되 첫 2주 정도는 콘돔 등의 다른 피임방법을 병행해야 한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여성의 건강 증진을 위해 피임 및 생리관련 질환에 대해 정확한 의학정보를 제공하는 홍보활동을 지속적으로 해 오고 있다.
다양한 피임방법과 정확한 피임약 복용방법, 생리전불쾌장애 등에 대한 정보‘를 얻고 싶다면, ‘와이즈우먼의 피임생리이야기’ 웹사이트(http://www.wisewoman.co.kr/piim365)를 통해 자신의 의학지식도 점검하고 피임 및 생리 관련 증상에 대해 전문적인 상담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