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보건의료 서비스는 ‘표준화’ 서비스에서 ‘맞춤화’ 서비스로, 아플 때만 병원을 찾아가는 ‘간헐적’ 서비스에서 24시간 신체 상태를 계측하는 ‘지속적’ 서비스로 바뀌는 등 보건의료 분야에 대한 개념 자체가 바뀔 것으로 예측된다.
LG경제연구원은 14일 발표한 ‘20년 후 보건의료 분야의 미래상’이라는 보고서에서 생명공학, 정보 기술 및 나노 기술 사이의 융합 현상으로 미래에는 보건의료 분야의 개념 자체가 바뀔 뿐 아니라, 그와 관련된 사회 구조 및 생활상의 변화도 예상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개인별로 질병의 예방, 진단, 치료가 이루어지는 ‘맞춤 의료’ 시대가 도래한다고 전망했다.
유전자 공학 중 개인의 유전자 프로파일 생성을 가능하게 하여 정확한 질병 진단 및 개인별로 적합한 약물과 그렇지 않은 약물을 예측하는 인간 게놈 프로젝트가 활성화됨에 따라 질병의 유전학적 발병 원인을 알게 되면, 질병의 증상이 아닌 원인을 공격하는 약물을 개발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어 유전자 공학 이외에 줄기세포 관련 기술, 나노 기술 등이 보편화 될 경우 인간의 평균 수명은 2075년경 100~125세까지 연장되고 유전자를 우수하게 재설계하는 등 인간의 ‘수명 연장 및 능력 증강’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유전자 공학은 노화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조작함으로써 일반적인 노화를 지연시켜 인간의 수명 자체를 연장해 줄 수 있다.
치료 목적이 아닌 ‘개선’ 목적으로 유전자 공학을 이용할 수도 있어 임신 직후 배아 상태일 때 유전적 결함을 발견하여 치료하는 것뿐만 아니라, 유전적으로 배아를 재설계 즉 ‘디자인’하여 자녀의 외모, 지능과 신체적 능력을 개선할 수도 있으며, 언젠가는 이런 우수 유전자를 이용하여 성인의 지능과 신체적 능력을 증강할 수 있는 방법도 개발될 수 있다.
그러나 치료의 목적이 아닌 이러한 유전자 조작은 많은 윤리적 문제를 내포하므로 전세계적으로 연구가 금지되거나 아주 제한된 범위 내에서 허용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지적됐다.
이와 함께 현재의 마이크로 로봇이 위나 소장 등에 들어가 신체 내부 영상을 외부로 전송하는 데에서 더 발전하여 크기가 더 작은 나노 로봇이 우리의 혈관을 따라 여행하면서 손상된 세포를 고치고 해로운 바이러스를 청소하는 ‘나노 로봇’의 시대가 올 것으로 예측했다.
나노 기술이 발전하면 손상된 뼈나 간 또는 눈을 쉽게 재건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하며 이러한 기술의 전 단계로 나노입자에 대한 연구가 활성화되고 있는 가운데, 나노입자는 빠른 약물 흡수와 약물의 목표 분위별 정확한 전달, 체내 약물의 배출 속도 조절, 체내 면역체계로부터의 약물 보호 등 다양한 목적에 사용될 수 있다.
또한 일부 지역에서 시범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원격의료(텔레메디슨)’가 언제 어디서든 의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수준까지 진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개인의 의료관련 정보를 담는 칩의 일종인 스마트 카드가 활성화되어 병력, 수술력, 특정 약에 대한 거부 반응 여부 등에 관한 정보를 멀티미디어 형태로 저장하며, 장기적으로는 스마트 카드를 인터넷에 연결해 개인이 물려받은 돌연변이에 의한 유전자 특징을 조사하거나 개인에게 필요한 정보를 찾는 일도 가능해진다.
개인은 스마트 카드에 수록된 정보를 바탕으로 담당의가 아닌 어떤 의료진에게도 쉽게 진료 받을 수 있고, 휴대전화나 PDA에 스마트 카드를 삽입 후 병원에 온라인으로 연결하여 전문의로부터 원격 진료를 받을 수도 있게 될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전 세계 모든 의사와 병원이 세계 보건의료 네트워크라는 하나의 온라인 사이트로 연결되어, 개인의 보건의료 정보와 처방을 언제 어디든지 보낼 수 있다.
의사들은 인터넷에 연결된 장치를 손목, 허리 등에 달고 진료하고 이 장치들은 인공지능을 갖고 있어서 의사들이 더 많은 정보를 검토하여 빠르게 결정하게 해주며, 환자가 세계 어디에 있든 지 필요한 처치를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또한 현재 전세계적으로 300개 정도의 병원에서 사용되고 있는 ‘로봇 수술’이 상용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전문의는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도 로봇의 도움을 받아 환자의 수술을 집도할 수 있고, 전 세계의 의사 또는 의과대학생들이 온라인 네트워크를 통해 그 모습을 지켜 보고 필요한 조언을 하거나 교육을 받을 수 있다.
또 만성 질환자는 집에 24시간 작동하며 환자의 건강정보를 감지하여 휴대용 원격 장치를 통해 의료센터로 전송하는 간호 로봇이 등장해, 의사는 휴대전화나 PDA의 화면을 통해 긴급상황을 보고 받고 환자의 상황을 보면서 응급처치를 하거나 온라인으로 필요한 약을 처방 할 수 있게 된다.
마지막으로 ‘의류나 체내 이식용 센서’가 활성화되어, 신체를 검사하는 센서 및 정보의 무선 전송 기능을 가지고 있는 의류 개인들은 심장 박동 및 호흡, 체온 등의 생리학적 지표들을 외부에서 모니터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를 통해 위급 상황 시 환자의 정보는 무선으로 의료센터까지 전송이 되며 자동으로 구급차가 환자를 찾아가게 된다.
또한 이미 연구자들이 쌀알보다 작은 체내 이식용 혈당계를 개발한 것처럼, 센싱 기능뿐만 아니라 무선 전송 기능까지 갖춘 체내 이식용 기기의 상용화도 멀지 않을 것이다.
LG경제연구원은 “기술 발전의 세계적인 추세는 정보 기술과 생명공학 및 나노 기술 사이의 융합 현상인 상황에서, 결과적으로 보건의료 분야뿐 아니라 그에 관련된 사회 구조 및 사회 생활상도 크게 변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이러한 가능성을 미리 예측하고 준비하는 국가와 기업에게는 다양한 사업기회가 창출되고 세계의 기술 발전, 사회 변혁을 주도해 나갈 능력이 주어질 것”이라며 “국가 및 기업 차원에서 내·외부 네트워크를 이용한 미래예측 시스템을 개발하고 이를 바탕으로 거시적이고 장기적인 전략 방향을 수립할 것”을 촉구했다.
조현미 기자(hyeonmi.cho@medifonews.com)
2005-1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