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8년 스페인 독감으로 전세계적으로 수천만명이 사망했을 때 한국에서도 14만명이 사망했으며, 당시 조류독감의 주된 피해자는 일반의 상식과는 달리 20~35세의 젊은이들이었다는 의견이 나와 주목되고 있다.
인터넷 경제신문인 프라임경제(www.pbj.co.kr)는 1918년 10월부터 전세계적으로 2000만~5000만명이 사망했을 당시 한국에서도 1918년 10월부터 1919년 1월말까지 740만명 이상이 감염되고 이중 14만명이나 사망했던 사실을 조사결과 밝혀냈다고 18일 보도했다.
기사에 따르면 ‘3.1운동직전 사회상황’이란 자료와 스페인 의학학술지 ‘자마’등에 따르면 당시 ‘서반아 감기’라고도 불렸던 조류 독감이 경성를 비롯해 인천, 대구, 평양, 원산, 개성 등지의 시가지에 만연했고 이로 인해 관공서의 업무가 마비되기도 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매일신보에서는 각급 학교는 일제히 휴교하고 회사들은 업무에 차질을 가져 왔으며, 추수기 환자가 날로 증가하여 들녘의 익은 벼를 거두지 못하고 전국에서 상여행렬이 끊이지 않으면서 초상만 치르느라 조선 전도의 민심이 흉흉했다고 보도했다.
1918년 11월 11일자 매일신보에는 서울, 개성, 평양 등 지역별 참상이 상세하게 보도되어 있으며, 진주의 경우 우편국 교환수와 배달부가 모두 병에 걸려 국장을 비롯한 관리들이 우편물을 거두러 다니고 배달할 정도의 상황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경무총감부 조사에 의하면 조류독감으로 인해 조선인은 742만2113명의 환자가 발생하여 그중 13만9128명이 사망했고 일본인 역시 15만9916명의 환자가 발생해 1297명이 사망했으며, 기타 중국인 등을 합치면 총 758만8390명의 환자가 생겨서 14만518명이 사망한 것으로 기록돼있다.
심지어 백범 김구 선생도 1919년에 20일간이나 고생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백범일지의 “…병원이란 곳에는 혹을 떼러 제중원(濟衆院)에 1개월, 상해에 온 후 서반아감기로 20일 동안 치료한 것뿐이다. 기미년에 중국으로 건너온 이후 지금까지…” 구절을 제시했다.
이같은 조선의 참상은 당시 스페인의 ‘자마’라는 의학학술지에 ‘코리아에서 확산되는 인플루엔자(PANDEMIC INFLUENZA IN KOREA)’라는 연구 보고서를 통해 최초 창궐일은 9월 말로 발원지는 시베리아였고 당시 철길을 따라 확산됐다고 보고하고 있다.
특히 당시 조류독감은 보통 독감이 고령자들을 죽음으로 몰아넣는 관례를 벗어나 젊음과 활기에 넘쳤던 20세부터 35세까지의 청년층 목숨을 앗아간 것으로 밝혀졌다.
프라임경제는 이번 조사를 통해 들어난 사실이 현대인의 건강이 예전보다 좋기 때문에 조류독감에 잘 걸리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뒤집는 통계여서 파장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조현미 기자(hyeonmi.cho@medifonews.com)
2005-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