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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⑤] 정부는 민간 의료기관에 코로나 병실을 맡겨 놓았나?

김효상 대한의사협회 법제자문위원

정부는 코로나 백신 접종률이 일정 수준에 도달했다고 보고 위드 코로나를 선언하며 국민들에게 일상생활 복귀를 시작하게 했다. 그러면서 동시에 코로나 환자의 폭발적 증가가 예상된다고 수도권 병원들에게 코로나 환자 대비하여 병상 동원을 지시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정부는 대체 왜 코로나 발생 2년이 다 되어 가는 이 시점에서 미리 코로나 대응 병원을 만들거나 병상을 마련해 놓지 않고 갑자기 필요하다고 민간 의료기관들을 압박하는가? 일선 의료기관들은 이미 포화상태인 중환자실과 중증 병상을 어떻게 비우고 병상을 마련해야 할지 혼란에 빠졌다. 정부가 마땅히 마련했어야 병상을 만들지 않고 K 방역의 성과니 어쩌느니 홍보만 일삼다가 급한 불은 민간에서 끄라고 압박하는 것인가?

정부는 다음과 같은 내용에 대해서 반성해야 한다.
첫째 정부는 감염병 대응에 대한 준비와 대처가 미흡한 것에 대해 사과하고 반성해야 한다.
애초에 문재인 정부는 대선 공약으로 중앙 및 권역별 감염병 전문병원 건립 추진, 감염병 대응 센터 신설, 전문 역학조사관 충원 등을 약속했다. 그러나 현재 감염병 전문병원은 당초 계획보다 사업 규모가 줄었으며 현재 정상 가동 중인 곳은 단 한 군데도 없다.

만약 문재인 정부가 국민들에게 처음에 약속했던 것처럼 감염병 전문병원과 검역인력 증원을 했다면 코로나 초기에 병상이 없어서 겪었던 그 엄청난 혼란을 막고 수많은 사망자들을 예방하지 않았을까? 또한 작년 코로나 발병 초기에라도 코로나 전담 감염전문 병원을 설립 시작했다면 이미 지어져서 코로나 환자의 병상을 찾아서 지금처럼 헤매는 일들이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또한 이렇게 만들어 놓으면 코로나 대응뿐 아니라 추후에도 지속될 감염병의 최전방에서 싸우는 감염병 전문병원으로 전환하면 될 것 아닌가?
그런데 이처럼 국가가 해야 할 의무를 저버린 채 필요할 때는 민간 의료기관들에게 맡겨 놓은 것도 아닌 병상을 내놓으라고 명령한다. 

둘째 정부는 의료기관들의 병상 구조가 코로나 대응에 적합하지 않은 다인실인 점 또한 정부의 시책 때문임을 자인하고 구조 개선을 약속해야 한다.
이전 메르스 감염 사태 때 다인실 병상 구조가 의료감염전파에 취약하다는 부분이 지적되어서 의료 감염의 예방을 위해서 궁극적으로 1인실 병실로 전환해야 한다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그렇지만 문재인 케어로 상급병실의 축소와 급여화 추진 및 다인 실을 늘려서 국민들의 의료비를 줄여주겠다는 명분으로 오히려 다인 실을 강제하여 코로나 감염 대응에 어렵게 만들었다.

서구 국가들의 경우 대부분의 입원실이 1인실이며 이러한 구조는 감염병 예방과 관리에 수월하고 코로나뿐 아니라 환자들의 인권과 적절한 처치를 위해서 1인실의 증가가 바람직하다. 국민들에게 인기 영합 수단으로 보건 의료 정책을 펼 것이 아니라 진정 국민 건강을 위한 길이 무엇인지 생각하라.

셋째 정부는 의료기관의 병상 확보 명령으로 기존 환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의료현장에서는 이미 중증 환자들이 입원해 있는 중환자실이나 중증 환자들의 병상을 어떻게 코로나 전담 병상으로 전환할 것인지에 대해서 고민이 크다. 결국 기존 중증 환자들을 다른 병원에 보내거나 퇴원을 강요해야 하는 선택에 놓이게 될 수 있어서 환자들의 피해가 심히 우려된다. 정부는 단지 명령할 뿐이고 일선 의료기관들은 환자들과 보호자들의 거센 항의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우리 의료진들은 정부의 욕 받이들인가?

거기다가 코로나 환자를 전담할 의료 인력들도 한정된 인원이며 이미 지나친 격무에 지쳐 있어서 더 큰 규모의 환자 발생에 속수무책인 상황에서 정부는 대선을 앞두고 민심을 달래기 위해 위드 코로나를 선언했고 결국 또 의료인의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

넷째 정부는 국가의 의무과 진정 국민들의 보건 의료를 위한 길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
정부는 국민의 생명을 수호하고 건강의 지킬 막중한 의무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의무를 소홀히 한 채 말로만 공공의료가 중요하다고 하면서 정부는 공공의료를 위해 얼마나 많은 예산을 투자해서 국민의 삶을 지켰는가? 코로나 사태 이후 2년 동안 국가에서 새로 건립한 코로나 전담 병원은 왜 전무한가? 퍼 주기식으로 지원한 전 국민 재난 지원금이면 이미 전문 병원 몇 개는 설립하고도 남았을 것이다.

진정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전 국민 재난 지원금으로 돈 뿌리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국민의 생명을 진정으로 고민하고 책임지는 모습 그리고 코로나 종식을 위해서 정부의 총력을 기울여서 대응 병원과 전담 의료 인력을 확충하고 백신 치료제까지 삼각편대를 갖추는 믿음직한 모습이 아닐까?

다섯째 정부는 민간 의료 위에 군림하며 주인처럼 명령을 내리고 통제하려는 습성을 버려야 한다.
민간 의료진도 정부와 국가가 섬겨야 할 국민이고 존엄한 가치를 가진 인간이며 민간 의료는 대한민국 의료계를 지탱하는 가장 큰 버팀목이다. 공공의료는 선이고 민간 의료는 악이라는 흑백논리와 적폐 취급으로 지지자들의 환호를 얻을지는 몰라도 진정한 의료계의 발전을 꾀하기는 힘들 것이다. 또한 민간 의료의 협조가 필요하다면 지금 같이 일방적인 굴종을 강요하고 통제할 것이 아니라 의료진들이 국민 건강을 위해서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말하는 조언들에 귀를 기울이고 상의하는 것이 먼저가 아닐까 한다.

※ 본 기고는 메디포뉴스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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