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2 (목)

  • 구름많음동두천 20.9℃
  • 구름조금강릉 22.7℃
  • 흐림서울 21.7℃
  • 맑음대전 24.6℃
  • 맑음대구 25.7℃
  • 구름조금울산 23.8℃
  • 맑음광주 23.4℃
  • 구름조금부산 25.1℃
  • 맑음고창 23.7℃
  • 구름많음제주 23.0℃
  • 구름많음강화 21.1℃
  • 구름조금보은 22.0℃
  • 맑음금산 23.5℃
  • 구름조금강진군 24.4℃
  • 구름조금경주시 25.0℃
  • 구름조금거제 24.9℃
기상청 제공

병원/의원

공공병원장, 입에 담지 못할 막말 던져 파문

노조 “성희롱 심각” vs 병원장 “마녀사냥에 불과”

“여자가 돈을 벌려면 취직하지 말아야 돼. 왜 돈을 따져. 저질같이 몇 푼 안 되는 돈 가지고, 그렇게 벌려면 나가서 다리 벌리고 몸 팔라고 해.” “너희 수술실, 여자로 치면 창녀야.”

“내가 전에 병원 다닐 때 간호사들 엉덩이를 만지거나 가슴을 주무르면 입을 헤벌리며 좋아라했지. 요즘은 성희롱 이라고 말들 하는데 그러면 나는 몇 번이나 고소를 당했겠네.”


위 사례는 보건의료노조가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에서 있었던 일을 피해자의 진술에 대해 가해자가 인정한 내용을 정리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발언을 둘러싸고 노조측과 김용숙 안성병원장 간의 의견이 달라 이를 둘러싼 논란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28일, 공공의료기관인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장의 도를 넘어선 폭언과 성희롱에 대해 노동조합이 병원장 퇴진을 요구하고 나섰다.

보건노조에 따르면 2006년부터 원장으로 재직한 김용숙 안성병원장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성희롱과 폭언을 일삼아 왔으며 이 같은 사실이 문제가 되자 ‘오래된 언어습관’이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병원장이 문제의 심각성을 전혀 인식하지 못한 채 오히려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피해자들과 노동조합이 인사와 관련된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해 중상모략을 하고 있다’며 사실을 왜곡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보건의료노조 안성병원지부는 피해자들의 진술을 토대로 자체진상조사를 실시했고 병원장에 대한 인사책임이 있는 경기도와 경기도의료원에도 진상조사와 가해자 처벌, 재발방지 대책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안성지부 관계자는 “문제가 발생하자 병원장이 피해자들과 개별면담을 진행했다. 병원장은 평소 말투가 그러니 이해해줄 것을 요구했다”면서 “그러나 피해자들은 병원장의 미안하다는 사과는 형식적인 것으로 진정성이 없었다”며 문제를 회피하기 위한 수단에 의한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김용숙 병원장은 “기억이 별로 없는 것이 사실이다. 경상도 출신으로 억양이 높은 것 있지만 그런 말들을 했는지 기억에 없다”며, “만약 사실이라면 피해자들이 가만있었겠나 싶다. 고발을 해야 하는 것이 원칙 아닌가? 이건 마녀사냥에 불가하다”는 심경을 토로했다.

이어 김용숙 병원장은 “정말 답답하고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런데 문제의 발단은 결국 인사 때문인 것 같다”면서 “내가 사과를 한 것은 스스로의 부덕함 때문이다. 노조에서는 자리에서 물러나길 원하지만 그만 둘 수는 없다. 조직의 문제는 누군가 정리해야 한다”며 이번 사태가 결국은 인사문제에서 발단, 원장 흔들기에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노동조합에 따르면 경기도와 경기도의료원은 한 달 넘게 책임 있는 답변을 회피해오다 최근에서야 성희롱 정도가 미약하다는 이유로 처벌이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한 바 있다. 안성병원지부는 두 차례에 걸쳐 경기도측에 진상조사와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했으나 아직까지 공식적인 답변을 듣지 못한 상태라고 밝혔다.

안성병원지부는 “병원장의 잘못으로 안성병원 전 직원이 너무도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당사자인 병원장의 사퇴와 재발방지 대책을 세울 것”을 촉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보건노조는 “지역주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공공의료기관장으로서의 기본적인 자질이 의심스러운 자가 병원장으로 있다는 것은 너무나 수치스러운 일”이라며 “이번 사건을 알고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기도와 경기도의료원측의 무책임한 처사”라며 강력히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