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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의료비 대비 건강수준 높지만 만족 못해

진찰건수, OECD중 최고…'3분 진료'에 부정적 인식 커

우리나라의 의료비 지출 대비 건강수준은 높지만 국민들의 의료에 대한 만족도는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사회연구원 김혜련 연구위원과 여지영 연구원은 ‘우리나라 건강수준과 보건의료성과의 OECD국가들과의 비교’라는 연구논문에서 국민의료비 지출대비 건강수준의 변화와 성과에 대한 연구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보고서는 의료비 대비 기대여명, 건강수명, 조기사망율, 인지건강상태 등 각종 건강지표를 조사해 우리나라의 국민의료비 지출대비 건강수준에 대해 분석·진단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의료비 지출 대비 건강수준은 OECD국가 중에서도 높은 편이지만 국민들이 느끼는 의료서비스와 건강상태에 대한 만족도는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우리나라의 의사당 진찰건수는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이지만 높은 의사의 진찰건수가 주관적으로 느끼는 건강상태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의료서비스의 양 보다는 적정수준의 의료서비스 제공이 주관적 건강상태에 미치는 영향이 클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의료비 지출대비 기대여명 80.7세…기대수준보다 2.1세 높아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기대여명은 지난 2000년, 1인당 의료비에서 기대되는 수준인 74.7세보다 1.3세 높은 76세였고 2010년 들어서는 기대여명은 80.7세로 1인당 의료비에서 기대되는 수준인 78.6세보다 2.1세 높아졌다.

기대여명은 현재의 사망률이 불변이라고 가정할 때 출생아가 출생 직후부터 생존할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생존연수로 측정하며 한 국가의 건강수준을 평가하는 가장 대표적인 지표로 평가받고 있다.

보고서는 지난 10년 동안 의료비에서 예측되는 수준보다 기대여명이 더 높아져 기대여명의 성과가 높았다고 결론내렸다.

OECD국가들보다 높은 의료비대비 건강수명
의료비 지출 대비 건강수명에 있어서도 우리나라는 OECD국가들보다 높은 수준을 보였다.

건강수명은 기대여명에서 질병이나 부상으로 고통받은 기간을 제외한 건강한 상태로 살 것이라고 기대되는 연수로 건강상태를 나타내는 장애유병률 자료와 인구집단의 생명표를 사용해 산출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0년 우리나라의 건강수명은 66세로 의료비에서 기대되는 수준인 64.6세보다 1.4세 높았다.

또 지난 2007년 건강수명은 71세로 의료비에서 기대되는 수준인 69.9세보다 약 1.1세 높아 OECD 국가들 보다 약간 높은 수준을 보였다.

보고서는 우리나라는 기대여명에서 볼 수 있는 ‘수명의 양’ 뿐만 아니라 건강수명으로 본 ‘수명의 질’ 부문에서도 다른 OECD국가에 비해 성과가 높게나왔다고 결론지었다.

의료비 대비 조기사망율도 의료비 수준보다 현저히 낮아
잠재수명손실연수는 70세를 기준으로 연령군별 조기 사망으로 인한 상실연수를 합쳐 인구 10만명에 대한 수치로 산출하는 젊은 연령층의 조기사망 손실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지표이다. 잠재수명손실연수가 낮을수록 젊은 연령층의 질병과 상해로 인한 사망이 적다.

우리나라는 잠재수명 손실연수에 있어서도 지난 2000년과 2010년 의료비에서 기대되는 수준 보다 각각 19%, 22% 더 낮았다.

보고서는 우리나라는 조기사망으로 인한 손실이 기대보다 낮아 투입된 의료비 대비 성과가 높은 국가라고 평가했다.

건강상태에 대한 국민들의 주관적 인식은 낮아
의료비 지출대비 건강지표는 OECD국가 중에서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우리나라 국민들이 느끼는 건강상태에 대한 만족도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지된 건강상태는 전반적인 건강상태에 대한 주관적인 건강상태의 인식을 말하는데 미래의 사망이나 건강수준을 예측할 수 있는 지표로 활용되고 있으며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포함한 전반적 건강상태가 ‘좋다’라고 응답한 사람의 비율로 측정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0년 우리나라의 인지된 건강상태는 GDP대비 의료비에서 기대되는 수준 보다 2.7%p 가량 낮았는데, 2010년에는 24.9%p로 차이가 급격하게 커졌다. 따라서 보고서는 지난 10년 동안 OECD국가에 비해 인지된 건강상태 성과가 더 악화됐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의사진료건수는 높지만 건강상태에 대한 인식은 오히려 악화
보고서는 지난 10년간 우리나라의 객관적인 건강수준 성과지표는 크게 향상돼왔지만 주관적으로 인식하는 건강상태는 오히려 악화됐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0년 우리나라의 인지된 건강상태는 의사당 진찰건수 대비 기대되는 인지된 건강상태 보다 3.0%p 높았으나, 2010년에는 1.3%p 낮아졌다.

주관적 건강상태는 삶의 만족도에 영향을 미친다. 보고서는 의사진료건수와 인지된 건강상태와의 관계를 살펴본 결과, 역의 상관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의사당 진찰건수는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으로 이는 의사의 생산성이 높다고 평가될 수도 있지만, ‘3분진료’라는 말처럼 환자가 의사로부터 충분한 서비스를 제공받고 있다고 느끼는데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다른OECD 국가에서도 높은 의사의 진찰건수가 주관적 건강상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의료서비스의 양 보다는 적정수준의 의료서비스 제공이 주관적 건강상태에 미치는 영향이 클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10년간 건강수준 크게 향상…균형발전 과제
보고서는 대부분의 OECD 국가들의 건강수준이 지난 10년간 지속적으로 증가했고 특히, 우리나라는 기대여명, 건강수명, 잠재수명손실연수 지표가 개선됐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의료비와 의사수 대비 건강수준 성과도 크게 향상됐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지난 10년간 우리나라 의료는 다른 OECD 국가와 비교해 보았을 때, 비교적 효율적으로 국민의 건강수준 향상에 기여했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인지된 건강상태로 본 주관적 건강수준과 정신건강 수준은 오히려 더 악화되고 있어 전반적인 건강수준을 균형있게 향상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보건의료체계의 개선 필요성이 제기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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