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 의사들의 진료비 수입구조가 13배 차이를 보이는 등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밝혀졌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연구센터 이상이(제주대 의대 교수) 소장이 국내 처음으로 2003년도에 전국 개업의가 1년 이상 운영한 병원 1만8150개소를 대상으로 분석한 총 진료비 수입 현황에 의하면 상위 10%가 하위 10%에 비해 진료 과목에 상관없이 평균 13배나 많은 수입을 올렸다고 밝혀 양극화가 심각하게 진행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상이 교수가 지난 28일 열린 예방의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보고한 자료에 의하면 상위 10% 의사의 월평균 진료비 수입은 6525만원으로 전체 진료비 수입의 28.33%를 차지 했으나 하위 10%는 489만원으로 전체 진료비의 2.12%에 심각한 수준차를 보였다.
이와 함께 상위 20%의 진료비 수입은 전체의 44.05%를 차지해 의원별 수입 불균형 현상이 심각함을 그대로 잘 나타내고 있다.
진료과목 별로는 안과의 월평균 진료비는 3734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이 정형외과 3689만원, 신경외과 3180만원, 이비인후과 2761만원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건강보험 진료 항목이 많은 일반과, 내과, 정형외과, 이비인후과, 소아과, 안과 등 6개 진료 분야에 대한 분석에서는 일반과와 안과의 수입 편차가 가장 컸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 소장은 이러한 개원가의 진료비 격차는 개원의의 실력 차이 보다는 마케팅, 병의원의 여건·환경 등에 따른 것으로 분석하고 특정 병의원에 환자가 집중되는 현상이 계속 심화되면 의료비 상승으로 소비자들이 피해를 볼 수 있는 것으로 지적했다.
개원가의 진료비 수입격차는 병의원의 입지선정이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2003년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 개원한 가정의학과 의원의 경우 주변에 내과 이비인후과 등 주변에 비슷한 진료 과목이 6개소가 편중되어 하루에 진료하는 20명도 안되는 환자로 총진료비 수입은 한달에 500만∼600만원이다.
여기서 간호사 2명의 인건비와 건물 임차료 등을 주고 나면 본인의 수입은 100만 원이 안되었으며, 개원을 위해 받은 1억5000만원의 은행대출로 매월 300만원의 원리금을 상환해야 했기 때문에 결국 적자를 감당 못해 문을 닫은후 월급 550만원을 받고 중소 병원에 취직했다.
이러한 현상은 의사면 모두 성공하여 돈을 잘 벌 수 있을 것이라던 시절도 지나 요즘은 진료 과목이나 분야에 따라 수입구조에서 차이가 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개원가의 월평균 진료비 수입은 2259만원으로 나타났으며, 나이별로는 40∼45세가 2554만원으로 가장 많이 벌었고, 36∼39세 2476만원, 46∼49세 2389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안과의 경우 상위 10%의 월평균 수입이 1억1683만원이나 하위 10%는 794만원을나타나 14.7배, 일반과는 상위 10%의 월평균 수입이 4859만원이었으나 하위10%는 410만원으로 12배의 차이가 벌어졌다.
전문가들은 병의원 운영과 관련, 시장경제의 경쟁원리가 적용되기 때문에 수입에 격차가 있을 수밖에 없으며, 앞으로 개원의들의 수입구조에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면 의료수요의 불균형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환자들이 집중되는 의원에서는 환자를 3분간 진료하기가 힘들어 환자에게 정상적인 서비스를 할 수 없으며, 환자들이 없는 의원의 경우 수익을 위해 과잉진료의 우려가 높아 진료의 왜곡 현상이 우려되고 있다.
강희종 기자(hjkang@medifonews.com)
2005-1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