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15 (일)

  • 구름많음동두천 20.9℃
  • 구름조금강릉 22.7℃
  • 흐림서울 21.7℃
  • 맑음대전 24.6℃
  • 맑음대구 25.7℃
  • 구름조금울산 23.8℃
  • 맑음광주 23.4℃
  • 구름조금부산 25.1℃
  • 맑음고창 23.7℃
  • 구름많음제주 23.0℃
  • 구름많음강화 21.1℃
  • 구름조금보은 22.0℃
  • 맑음금산 23.5℃
  • 구름조금강진군 24.4℃
  • 구름조금경주시 25.0℃
  • 구름조금거제 24.9℃
기상청 제공

기관/단체

한의사 없애려는 의대논문이 한의사 도와줘

의대-한의대 교육 75% 일치…“한의사 의료기기 쓰란 말 아냐”

현직 의과대학 교수의 논문이 “한의사에게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허용해야 한다”는 한의계의 주장을 오히려 뒷받침하는 근거로 쓰이고 있어 주목된다.

그동안 한의사에게 제한됐던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허용하겠다는 내용을 포함한 정부의 ‘규제 기요틴’ 발표로 의료계와 한의계의 갈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는 상황.

이러한 가운데 대한한의사협회는 지난 14일 기자회견을 열고 “한의사가 엑스레이는 물론 CT와 MRI, 초음파기기 등 양방에서 쓰이는 모든 진단용 의료기기를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전면 허용해야 한다”고 밝혀 의료계의 강한 반발을 샀다.

특히 한의협은 이러한 주장의 근거로 “한의대와 의대의 교과과정이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는 현직 의과대학 교수의 논문 내용을 인용했다.

김태호 한의협 기획이사는 “6년제 한의과대학과 의과대학 교과과정을 비교하면 약 75% 일치한다는 대한의사협회 연구소의 연구 결과가 있다”고 전했다.

그는 “양의학 논문에서조차 이런 결과가 나왔다. 동일한 교육을 받고도 한의사만 의료기기 사용에서 차별받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의과대학 교수의 논문에서도 한의대와 의대의 교육과정이 거의 일치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온 만큼 의사와 거의 비슷한 교육을 받은 한의사가 의료기기를 자유롭게 사용할 근거가 충분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해당논문을 작성한 의과대학 교수는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연구의 목적이 원래 양의학이 한의학을 흡수하는 방향으로 의료일원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을 하기 위한 것인데 이를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을 정당화하는 근거로 활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한의대 교육과정의 75% 정도가 의과대학과 일치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해당 논문은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가 지난 2012년 4월 발행한 윤태영 경희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의 ‘의대와 한의대의 통합을 통한 의료일원화 방안 연구(2011)’ 논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논문은 “한의과대학에서 가르치는 내용은 의과대학에서 강의로 가르치는 내용의 75%를 이미 포함하고 있으며, 의과대학에서 강의로 가르치는 내용은 한의과대학에서 강의로 가르치는 내용의 약 50%를 포함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한의과대학에서 현재 강의하지 않는 서양의학적인 내용을 약 1년간 더 가르치면 의과대학에서 강의하는 내용을 거의 모두 포함하며 의과대학에서 강의하지 않는 한의학적 내용을 1년 6개월간 가르치면 한의과대학에서 가르치는 내용을 거의 다 포함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임상실습은 각각 1년씩을 필요로 한다고 가정할 때 한의대생은 2년, 의대생은 2년 6개월을 상대편에서 추가 교육받으면 의과대학과 한의과대학 양쪽을 모두 수료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여기에는 한의대에서 가르치는 서양의학적 내용의 질이 의대와 같다는 가정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윤태영 교수는 “예과의 교육과정이 비슷하다는 말이다. 본과로 들어가면 교육내용은 완전히 달라진다”며 “예과에서 공부한 것이 의대와 비슷하다는 이유로 한의사가 임상을 할 수 있다는 주장은 말이 안 된다”라고 한의계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윤 교수는 “해당논문은 원래 양한방으로 나눠진 우리나라의 의사면허 이원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의사를 없애고 의료일원화를 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단계적인 교육과정 통합 가능성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를 한의사도 CT나 MRI를 사용할 수 있다는 근거로 적용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더 나아가 윤태영 교수는 “모든 실습을 마친 전문의도 영상진단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정부의 규제 기요틴 발표는 매우 잘못됐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