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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최신지견

[순환기내과] 고혈압이 뇌졸중의 위험요인

김 영 인

가톨릭의대 강남성모병원 신경과

Yeong-In Kim M.D. & Ph.D.

Dept. of Neurology,

Kangnam St. Mary's Hospital,

The Catholic University of Korea College of Medicine.

 

서 론

 

고혈압은 침묵의 살인자(silent killer)라 불린다. 평상시엔 아무런 불편감을 느끼지 못하다 어느날 갑자기 뇌졸중, 심근경색 등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키면서 '마의 손길'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증상이 없다 보니 환자 대부분 자신이 고혈압을 앓는지 조차 모르고 지내는 것도 특징이다. 최근 대한고혈압학회 발표에 따르면 고혈압환자 10명당 8명은 우연히 고혈압 진단을 받은 것으로 되어 있다. 또한 고혈압으로 진단을 받은 환자라도 치료를 지속적으로 받는 경우란 약 50%정도이고 고혈압 치료를 받은 환자라 하더라도 약 50%는 적절하게 혈압이 조절되지 않고 있다고 하여 우리나라 국민들이 고혈압의 심각성을 아직 모르고 있다는 게 문제인 것 같다.

 

저자도 임상에서 환자를 보면서 느끼는 점은 다른 질병으로 진찰하러 왔다가 고혈압을 발견하는 경우가 제일 많고 남자 환자들은 고혈압인지 알면서도 고혈압 약을 복용하면 평생 먹어야 하고 주위에서 정력에 좋지 않다고 하여 먹지 않는 경우가 상당히 많았다. 이렇게 고혈압에 대한 치료를 소홀히 하는 환자들에게서 뇌졸중의 발생이 증가할 뿐만 아니라 치매도 증가된다. 최근 저자가 건강진단을 목적으로 찍은 뇌자기공명영상을 분석한 결과 무증상성 뇌경색의 발생 비율이 고혈압을 가진 군에서 정상혈압을 가진 군 보다 약 1.6배정도 높았다.

 

뇌졸중은 전체적으로 보면 암 다음으로 사망률 2위를 차지하나 단일 질환으로는 사망률 1위를 차지하는 무서운 병이다. 최근 우리나라도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게 되어 향후 뇌졸중 환자의 발생이 증가할 것으로 보여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이에 저자는 고혈압과 뇌졸중의 관계를 살펴보고 고혈압과 뇌졸중을 가진 환자의 고혈압 약제 선택에 대하여 알아보고자 한다.

 

 

고혈압과 뇌졸중

 

뇌졸중은 크게 뇌경색과 뇌출혈로 나눌 수 있다. 선진국에서는 뇌경색이 80%, 뇌출혈이 20%를 차지하는데 우리나라도 1995년을 기점으로 뇌출혈과 뇌경색의 비율이 선진국 형으로 바뀌기 시작해서 2003년에는 뇌경색 대 뇌출혈의 비율이 7 대 3 정도로 선진국형에 가깝게 바뀌어 가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는 과거 보다 고혈압을 치료하는 환자가 늘어 고혈압에 의한 뇌출혈은 감소하게 되고 반면에 식사는 서구형으로 육류 섭취가 늘어났으며 의학의 발달로 고령화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동맥경화가 생겨 뇌경색이 증가한다고 볼 수 있다.

 

뇌졸중은 발병하면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기 때문에 예방이외에는 좋은 치료법이 없다. 따라서 뇌졸중을 유발하는 위험인자를 알아야 한다. 조절할 수 있는 위험인자로는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심장병, 흡연, 음주, 비만 등이 있으므로 이러한 위험인자를 가진 사람들은 현재 건강하다고 방심하지 말고 철저하게 조절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고혈압이 뇌졸중의 발생을 증가시킨다는 보고는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최근 고혈압의 정의가 바뀌었지만 이전 기준으로 조사했던 한 보고에서 정상혈압을 140/90미만으로 하고 고혈압을 165/96이상으로 정했을 때 치료하지 않을 경우 뇌졸중이 발생할 확률은 정상혈압을 가진 경우 남자는 인구 10만 명당 6명, 여자는 인구 10만 명당 5명 정도 발생하나 고혈압을 가진 경우 남자는 48명, 여자는 38명으로 약 8배 정도 증가한다고 보고되었다 (Fig.1).

 

한편 고혈압을 조절했을 때 뇌졸중의 발생이 감소되었다는 보고도 있었다. 2004년 Stroke 학술지에 실린 보고를 보면 수축기 혈압 10 mmHg을 떨어뜨렸을 때 뇌졸중 발생이 약 30%정도 감소했다고 보고하였고 (Table 1), 또한 혈압을 치료하면 뇌졸중 뿐만 아니라 심근경색, 이들에 의한 사망도 감소시킨다고 하였다 (Table 2).

 

 

이상의 결과로 볼 때 고혈압은 뇌졸중을 일으키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철저히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겠다.

 

 

고혈압 약제들의 뇌졸중 예방에 대한 효과

 

고혈압을 조절하는데 사용하고 있는 약제들은 여러 가지가 있다. 이뇨제 (diuretics), 베타 차단제 (β-blocker), 알파차단제 (α-blocker), 칼슘채널 차단체 (calcium channel blocker; CCB), 안지오텐신 전환 효소 억제제 (angiotensin converting enzyme inhibitor; ACEI),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 (angiotensin receptor blocker; ARB) 등이 있다. 이들 약제들의 뇌졸중 예방 효과를 보면 이뇨제, 이뇨제+ACEI 또는 ARB, CCB 계통의 약제들이 효과가 좋았다 (Table 3), (Fig.2).

 

 

고혈압 약제들의 뇌졸중 예방에 대한 효과가 단순히 혈압조절때문만이 아니라 이들 약제들이 혈압조절 이외의 다른 작용기전을 가지고 있어 예방에 도움을 준다고 밝혀지고 있어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뇌경색은 결국 뇌혈관의 동맥경화가 근본적인 발생 기전이므로 이를 막아주는 치료가 가장 좋은 예방치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ACEI, ARB, CCB 계통의 약제들은 동맥경화를 지연시킨다는 보고들이 나오고 있다. 동맥경화는 염증반응으로 생기는데 ACEI, ARB 계통의 약제들은 이러한 염증을 억제해 주기 때문으로 CCB계통의 약제들은 강력한 free radical scavenger 역할을 한다고 밝혀졌다 (Fig.3).

 

 

고혈압과 무증상성 뇌경색

 

무증상성 뇌경색은 이후의 뇌졸중의 예측 인자 중 하나로 정상인에서 13%, 65세 이상의 노인에서 33%정도에서 이러한 변화가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러한 변화가 전체 인구에서 어떤 빈도로 나타나는지, 어떤 위험인자가 이러한 변화의 원인인지 명확하지 않다.

 

건강검진을 위하여 뇌자기 공명영상을 시행한 287명의 신경학적 질환이 없는 사람을 대상으로 무증상성 뇌경색의 위험인자를 찾고자 하였다. 전체 검사 대상자 중에서 84명(29.3%)에서 뇌자기공명영상에서 무증상성 뇌경색이 보였다. 이러한 무증상성 뇌경색이 있는 군의 평균 나이는 56.5 ± 10.0 세로 정상인 군의 평균나이 49.1 ± 9.7 세에 비하여 높았다. 특히 55세 이상의 환자에서는 52%정도에서 무증상성 뇌경색이 보여 (40세 이하에 비하여 7.5배) 미국 등 선진국 수준이상의 유병율을 나타내었다. 무증상성 뇌경색의 발생과  연관이 있는 위험인자로는 고혈압 (1.6배)과 연령(고령)이 있었다. 이러한 결과는 신경학적 이상 소견이 없더라도 고령에서, 특히 고혈압을 가진 경우 무증상성 뇌경색을 조사하고 이후의 뇌졸중의 발생에 대한 예방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외국의 보고에서도 이와 유사한 결과들이 있었다. 무증상성 뇌경색의 위험인자로는 연령 (나이가 많을수록) 과 고혈압이 있었고 여기에 당뇨병이 같이 있으면 무증상성 뇌경색의 개수가 증가한다는 보고들이 있었다. 이러한 무증상성 뇌경색을 방치해 두면 신경 후유증이 동반되는 뇌경색의 발생이 3배정도 증가하고 치매 발생률도 2배이상 증가한다는 보고가 있으므로 무증상성 뇌경색을 가진 경우 예방치료를 적극적으로 해야 할 것이다(Table 4~6) (Fig.4).

 

 

 

 

최근에는 아침혈압 급상승 (morning blood pressure surge)이 무증상성 뇌경색 발생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되었다. 아침혈압 급상승은 고혈압에 의한 표적장기 손상을 진행시키고 아침시간에 심혈관계 질환, 뇌경색 (뇌출혈은 제외)의 발생을 촉진시키는데 그 기전으로는 교감신경계의 항진, 특히 α-교감신경계의 흥분이 주요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고혈압이 있으면서 무증상성 뇌경색의 개수가 많거나 뇌실주변에 leukoaraiosis가 심한 경우에는 아침혈압 급상승이 있는지 조사하고 이를 막아주는 고혈압 치료를 해야 한다. 요즘에는 반감기가 긴 약제들 (즉 CCB 계통- 박사르, 자니딥, 노바스크, 시나롱 등; ARB 계통- 프리토)이 나와있어 아침혈압 급상승에 대한 치료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이러한 약제 단독으로는 아침혈압급상승이 조절되지 않을 경우에는 α-차단제를 저녁(또는 취침전)에 처방하면 좋을 것 같다 (이 약제는 고령의 남자 환자인 경우 전립선 비대증에도 효과를 볼 수 있어 좋음). 

 

 

경동맥 협착과 뇌경색

 

최근 우리나라도 경동맥의 동맥경화에 의한 경동맥 협착 (stenosis)이 증가하고 있다. 우연히 검사 중에 발견되기도 하지만 모르고 지내다가 뇌경색이 발생하여 진단되기도 한다. 이러한 경동맥 협착도 무증상성 뇌경색과 마찬가지로 뇌경색을 유발하는 중요한 위험인자가 될 수 있으므로 미리미리 검사하여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저자도 무증상성 뇌경색을 검사하러 오신 분들을 대상으로 뇌자기 혈관촬영을 해 본 결과 나이가 많을수록, 고혈압, 당뇨병이 있는 분들은 경동맥에 동맥경화가 있는 것을 자주 본다. 또한 뇌 안의 동맥에도 동맥경화가 있는 경우가 약 30%는 되는 것 같다. 연령이 많을수록, 고콜레스테롤혈증, 고혈압, 당뇨병 등을 가진 경우가 많았다. 따라서 이러한 위험인자를 가진 경우에는 보다 더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고 이러한 사실을 알리는 교육과 계몽이 중요할 것이다.  

 

 

결 론

 

고혈압이 뇌졸중을 일으키는 매우 위험한 요인이며 또한 뇌졸중의 전 단계라 할 수 있는 무증상성 뇌경색, 경동맥 협착 과도 관련이 있음을 알았다. 아직도 우리나라에서는 고혈압의 위험성에 대하여 잘 모르고 있는 것 같아 이를 널리 홍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모르고 지내고 있는 고혈압 환자를 찾아내서 치료하도록 해야 하겠고 고혈압 치료를 받고 있는 경우라도 24시간 내내 혈압이 잘 조절되는지 확인하고 좀 더 철저한 조절을 위하여 노력해야 하겠다. 또한 고혈압 약제의 선택에 있어서도 단순하게 고혈압만 조절하는 것이 아니라 혈압조절 이외의 다른 기능들도 참고하여 환자 특성에 잘 맞는 약제를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DiaTreat Vol.4 No.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