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의과대학교 뇌과학연구소와 미국의 하버드대 뇌영상센터는 17일 현재 각각 연구개발 중인 ‘뇌과학 PET-MRI 퓨전영상시스템’과 ‘실시간 수술용 PET-MRI 입체영상시스템’에 대해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그 연구결과를 공유하기로 하는 협정을 체결했다.
두 대학의 연구소는 17일 오전 11시 서울 르네상스호텔 다이아몬드홀에서 *연구 인력의 교류 *각각의 영상시스템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획득하는 새로운 연구 프로그램의 공유 *연구와 관련된 기초과학 및 임상적 부분과 최종 연구 성과물의 교환 등 전 분야에 걸쳐 공동연구하고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향후 두 대학은 각각 국가적인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추진하는 문제까지 포괄하는 방향으로 점진적으로 협력을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가천의대 뇌과학연구소가 연구개발 중인 ‘뇌과학 PET-MRI 퓨전영상시스템’은 과학기술부, 산업자원부, 보건복지부와 독일의 지멘스의 지원을 받는 민·관 합동 프로젝트이다.
하버드대 뇌영상센터가 현재 연구개발중인 ‘실시간 수술용 PET-MRI 입체영상 시스템’도 미국의 NIH(국립보건원), NCI(국립암센터), DARPA(국방부 산하 연구기관), GE(General Electric)의 지원을 받는 민․관 합동 프로젝트라는 공통점이 있다.
따라서 앞으로 두 대학의 연구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다국적 민·관이 참여하는 뇌질환 해방을 위한 획기적인 연구 프로젝트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두 대학연구기관이 협정을 조인하게 된 것은 지난해 9월 가천의대 뇌과학연구소가 독일의 세계적인 의료장비업체인 지멘스와 산학협력 형태로 ‘뇌과학 PET-MRI 퓨전영상시스템’ 개발을 발표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
그 후 한 달 만인 지난해 10월 하버드 대학에서도 미 NIH, NCI, DARPA, 하버드 대학 및 GE가 컨소시엄을 형성하여 ‘실시간 수술용 PET/CT +MRI 입체영상 시스템’ 연구개발을 위한 비공개 세미나를 열었고 이 자리에 조장희 박사가 이끄는 가천의과대학교 뇌과학연구소팀이 초청되어 연구 계획을 발표, 두 프로젝트의 공동연구 가능성을 타진하게 됐다.
하버드 대학이 주도하는 ‘실시간 수술용 PET-MRI 입체영상 시스템’ 과 가천의과대학교 뇌과학연구소 연구개발 중인 ‘뇌과학 PET-MRI 퓨전영상 시스템’은 추구하는 방향과 기능은 다르지만, 다같이 PET와 MRI의 영상을 활용하고 그 설치 및 구성면에서 유사하기 때문에 협력했을 경우 여러가지 기대효과가 있었다.
즉 연구기간의 단축, 제3의 획기적인 기술개발의 가능성, 중복투자의 감축, 새로운 유망한 연구인력의 양성, 연구기능의 상호 보완 등 연구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판단, 공동연구를 하기에 이르렀다고 가천의대측은 밝히고 있다.
두 시스템의 차이점과 공동연구의 기대
가천의대의 ‘뇌과학 PET-MRI 퓨전영상시스템’은 PET와 MRI 등 각각의 영상을 컴퓨터 테크놀러지를 이용하여 하나로 합쳐 뇌의 분자과학적인 변화를 선명하게 읽을 수 있는 시스템이다. 분자과학적인 변화 과정에서 치매, 고혈압, 파킨슨씨병 등 뇌질환의 원인을 사전에 파악해 발병 전에 완치를 가능하게 하는 특징이 있다.
이는 현존 최고해상도인 7.0T MRI와 PET(HRRT)를 합친 뇌전용 퓨전영상 시스템으로, 하버드 대학의 뇌과학 입체영상 시스템에 비해 선명도가 월등히 뛰어나다는 강점이 있다. 또 하버드 대학의 영상시스템이 수술용인데 반해, 가천의대의 퓨전영상 시스템은 순수 뇌과학 및 연구목적으로 개발되고 있는 점이 다르다.
가천의과대학교는 세계적인 의료장비업체인 지멘스와 연구 개발 계약을 체결했으며, 과학기술부 산하의 21세기 뇌과학 프론티어 사업단 등으로부터 재정지원을 받고 있다.
반면 하버드 대학의 모델은 실시간 수술을 목적으로 하는 프로젝트로, 수술의 진행과정을 영상을 통해 정확하게 관찰하면서 수술하는 입체 영상시스템이다. 하나의 수술실을 사이에 두고 PET와 MRI 촬영실을 배치하여 번갈아 이동하면서 촬영, 이를 바탕으로 수술 부위 등 정보를 실시간으로 얻을 수 있으므로 수술의 정확성을 높여주는 강점이 있다.
하버드 대학은 GE와 연구개발 계약 관계에 있으며 미 국방부의 연구기관(DARPA), 국립보건원(NIH), 국립암센터(NCI) 등으로부터 재정지원을 받고 있다.
이러한 다소 차이점에도 불구 두 대학의 시스템은 모두 PET와 MRI를 통해 새로운 뇌과학 영상의 발전을 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상호 협력할 경우 그 동안 치료 불가능한 영역을 새롭게 정복하는 개가를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가천의대의 뇌과학 PET-MRI 퓨전영상 시스템이 성공할 경우 초고해상도의 뇌영상을 얻어 그 동안 사실상 불치병으로 여겨졌던 노인성 치매(알츠하이머)나 파킨슨씨병, 고혈압 등 뇌질환의 정복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하버드 대학이 연구개발 중인 실시간 수술용 PET/CT + MRI 입체영상 시스템은 뇌질환 뿐 아니라 전신 수술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프로젝트이기 때문이다.
이들 두 시스템은 가천의대 연구 성과물이 1대당 1,500만 달러, 하버드 대학 연구 성과물이 1,000만 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그 우수한 성능으로 인해 빠른 속도로 기존의 PET와 MRI 시장을 대체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 국립보건원의 집계에 따르면, 2003년도 미 국내에서 뇌질환 환자의 치료 및 예방, 연구에 2천억 달러를 투입했다. 이 같은 내용을 종합할 경우 가천의대 및 하버드 대학의 연구 결과는 시장 측면에서 최소 수천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가천의대의 파트너인 지멘스와 하버드대학의 파트너인 GE가 시장 측면에서 보면 ‘적과의 동침’이라고 할 수 있으나 이의 개발이 가져다주는 메가톤급 시장 규모 때문에 양측은 협력한 것으로 보인다.
□ 두 시스템의 비교
항목
PET-MRI 퓨전영상시스템(가천의대)
PET-MRI 실시간 수술용 입체영상시스템 (하버드대학)
특징
․뇌의 분자과학적인 변화를 초고해상도로 관찰.․ 발병 전 질병으로의 이행과정을 관찰함으로써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병의 원인을 제거할 수 있음.
수술부위 등 수술과 관련된 정보를 실시간으로 얻을 수 있으므로 수술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음.
파트너
․ 지멘스
․ GE
지원기관
․ 과학기술부, 산업자원부, 보건복지부
․ 미 국방부의 연구기관, 국립암센터, 국 립보건원
리더
업적
․ 조장희 박사 : 세계 최초로 PET개발
․ 율레즈 박사 : 세계 최초로 Open MRI 개발. 방사선 의학계의 권위자.
두 대학 협정 조인식 후 국제 심포지엄
한편 가천의과대학교와 하버드대학의 연구 협정을 기념하기 위해 이날(17일) 오후 1시 서울 르네상스 호텔 다이아몬드 룸에서 국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심포지엄은 ‘PET-MRI 퓨전 기술을 통한 뇌기능 분자영상 및 중재적 방사선 수술 분야의 새로운 모색’이란 주제로 가천의과대학교 뇌과학연구소와 하버드대학 뇌영상유도연구소가 공동 주관했고 대한 뇌기능매핑학회, 21세기 프런티어 연구개발 사업단(뇌기능 활용 및 뇌질환 치료기술 개발 사업단), 지멘스 코리아 등이 후원했다.
심포지엄에서는 조장희박사, 율레즈 박사 등 4명의 주제 발표가 있었다. 이 자리에서 *조장희 박사는 “현재까지 PET와 MRI로 각각 따로 얻을 수밖에 없는 뇌영상을 하나로 합쳐(퓨전) 최근 줄기세포 연구 등 여러 분야에서 부각되고 있는 진정한 의미의 분자영상을 실현시킬 수 있는 테크놀러지”에 대해 발표했다.
또 *이명철 교수는 “PET 기술 및 적용의 발전 과정과 한국의 핵의학 분야의 과거-현재-미래에 대한 전망”을, *율레즈 교수는 “현재 하버드 의과대학의 수련병원인 브링햄 여성 병원에서 개발되고 있는 수술실 내에서 PET/CT, PET와 MRI를 이용한 중재적 수술”에 대해, *김영수 교수는 “실제 수술에 로봇을 이용하는 ‘로봇 수술’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전망”에 대해 각각 발표했다.
<인터뷰 >
가천의대 조장희 박사-하버드의대 율레즈 교수
가천의과대학교 뇌과학연구소와 미국 하버드의대 뇌영상센터는 17일 오전 11시 서울 역삼동 르네상스호텔에서 그 동안 각기 진행해오던 뇌영상 시스템 연구를 공동 추진키로 협정을 체결할 수 있었던 것은 양 연구소를 이끌고 있는 두 석학의 만남에서 비롯되었다.
뇌 연구분야의 세계적 석학 조장희 박사와 율레즈 교수가 그 들. 특히 두 사람의 만남이란 점 자체에 대해 세계는 공동연구 결과물에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하버드의대 뇌영상센터를 이끌고 있는 페렝크 율레즈(58) 교수는 방사선 연구분야에서 세계적인 인물로 특히 MRI와 영상유도치료 기술에서 세계적 전문가로 평가 받고 있다.
이번 공동연구의 이점에 대해 율레즈 박사는 “하버드의대의 연구는 임상에 강한 반면, 조 박사의 연구는 기초과학 분야여서 서로의 연구 성과물을 교환하게 되면 연구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조장희 박사는 “실시간으로 이뤄지는 수술에 대한 자료를 하버드의대로부터 받고, 우리는 뇌 해부학적 시스템을 개발해 상호 교류하면 공동연구에 따른 중복개발을 줄일 수 있어 윈윈(win-win)전략을 모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버드의대가 가천의대 뇌과학연구소를 공동연구 파트너로 삼은 이유에 대해 율레즈 박사는 “기초과학 등 과학적 근거가 부족한 하버드에 진정 필요한 것은 조장희 박사의 연구이며, 이번 협정을 계기로 하버드는 기초과학을 임상으로 응용하는 중간역할을 하는 분야에 연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율레즈 박사는 또 “조 박사의 시스템은 분자과학, 인지과학을 포함해서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다”며 “미래 임상연구, 노인성 뇌질환을 비롯해 정신과, 신경과, 뇌졸중 이후의 재활까지도 연구할 수 있고 응용할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한 것”이라고 부연설명 했다.
이번 협정으로 양측이 뇌영상에 대한 공동연구를 하면 시간 단축이 가능한지에 대해 조장희 박사는 “양측의 연구성과물을 서로 교환해 연구에 이용하면 시간단축에 크게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한편 가천의과대학 뇌과학연구소는 세계적으로 이름이 알려져 있지 않은 신생연구소이지만, PET와 MRI 분야의 세계 최고 권위자인 조장희 박사를 영입함으로써 단숨에 세계적인 주목을 받게 되었다.
가천의대 뇌과학연구소는 지멘스와 파트너십을 구성한데 이어 이번에는 하버드대학과 협력관계를 구축함으로써 세계적인 권위를 확보하는 지름길을 개척하고 있기 때문.
하버드대학의 세계적인 방사선의학자인 율레즈 교수 역시 PET와 MRI 분야의 선두주자로 미국방성, 국립보건원, 국립암센터 및 GE와 동반자 관계를 형성하여 역시 스타과학자의 중요성을 입증하고 있다.
이번의 공동연구가 특히 주목을 끄는 이유는 최근 정부가 세계적인 능력을 발휘할 분야를 집중육성한다는 취지 아래 국가과학기술혁신본부가 추진하고 있는 대형 국가 상용화 검토대상 과제에 ‘복합양전자 단층촬영기’를 채택했으며, 최종 전망도 매우 고무적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지은 기자 (medifojieun@paran.com)
2005-0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