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제약바이오협회 원희목 회장은 16일 서울 방배동 제약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취임 소감과 함께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 수장으로서의 각오 등을 전했다.
원희목 회장은 지난 3월 2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으로 취임했다. 원 회장은 ‘소통’과 ‘혁신’이라는 두 가지 가치가 앞으로 바이오제약협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전하며, “회원사들과의 소통, 계를 같이하는 기관들과의 소통으로 약을 매개로 하는 모든 분야에 장을 마련하는 데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앞장 설 것”이라고 밝혔다.
원 회장은 이 날 기자간담회에서 제약산업의 특수성을 강조하며, “제약산업은 사회안전망이자 보건안보의 병참기지”라며 “제약산업은 국민산업”이라고 전했다.
국민의 건강권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사회안전망 역할을 수행하는 산업이자,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의약품을 개발하고 생산하는 제약산업이야말로 우리나라 보건안보의 축이자 질병과의 전쟁을 승리로 이끄는 ‘병참기지’가 아니냐는 것이다.
원 회장은 “무기없는 국방안보 없듯이 의약품없는 보건안보도 있을 수 없다”고 설명하며, 지난 2009년 세계적인 신종플루 사태 당시 백신 비축량이 부족해 다국적 제약사에 사절단을 급파, 백신 구입을 구걸했던 경험을 예로 들며 제약산업의 사회적 가치를 역설했다.
이어 원 회장은 “제약산업은 우리나라의 미래 먹거리산업”이라며 제약산업의 경제적 가치에 관한 견해도 드러냈다. 전통적 주력산업이 경쟁력을 잃고 글로벌 경제가 저성장의 늪에 빠졌을 때 제약산업이 양질의 일자리와 국부창출을 통해 국가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고 있다는 것이다.
20조 원 규모의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은 직접 고용 일자리 9만 개를 포함 20만 개의 연관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원 회장은 자원 빈국이지만 인재 부국인 한국은 보건의료계 우수 인력을 다수 확보하고 있어 제약·바이오산업은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로 정부의 정책 지원 아래 적극적으로 육성해야 할 산업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가 전체 연구개발투자 총액의 40%를 제약산업에 과감히 투자한 벨기에와 민관협력기구를 구성해 차세대 백신과 혁신적 치료제 개발을 추진 중인 EU의 예를 들며 각국의 제약산업 지원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고 전했다.
원 회장은 대선이 오는 5월 9일로 확정되었다고 언급하며, 제약·바이오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 제안을 각 당의 대선후보들에 전달해 제약·바이오산업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고, 차기 정부의 정책 지원을 촉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제약·바이오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 제안에는 △정부 R&D 지원, 허가·규제, 보험약가제도 등 다양한 정책들을 통합 관리하는 대통령 직속 제약바이오 혁신위원회 설치 요구, △정부의 R&D 투자지원 규모를 현재 민간 투자의 8% 수준에서 적어도 선진국의 최소 수준인 20% 수준으로 확대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연구개발 투자 지원 및 세제 지원 확대 요구 등이 담겼다.
또한 △R&D 의지를 북돋는 합리적인 보험약가제도 운영과 △청년고용세액공제 대상 확대 등 일자리창출을 위한 정책지원, △의약품접근성 보장을 위한 필수의약품에 대한 관리 및 지원 등 5가지 안을 국가 정책에 반영하여 줄 것을 제안했다.
한편, 원 회장은 “R&D 투자와 윤리 경영은 제약계의 숙제”라고 언급하며, 국내 제약기업들이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연구개발과 윤리경영 확립에 사활을 걸고 있음을 호소했다.
원 회장은 “제약산업계가 글로벌 신약 개발을 위해 마이너스 성장을 감수하면서 R&D 투자를 대폭 늘리고 있다”며 “향후 세계적 신약 탄생, 제약강국을 위한 에너지가 축적이 되는 시기인 만큼 더욱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리경영과 관련해선 CP(공정경쟁 자율준수 프로그램) 준수와 시장질서 문란행위에 대한 회원 자격 정지 처분, 내부고발자에 대한 보호 프로그램 실시 등 제약업계의 윤리경영 노력을 거론하며 “아직은 미흡하지만 강도 높은 자정 노력으로 과거보다 많이 투명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제약산업이 국민산업이라는 인식 확산을 위해서는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며, “제약산업 발전의 선결요건인 윤리경영 확산과 확립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작년 8월에 열린 총회에서 명칭 변경을 의결, 정관 개정안을 제출하여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이어 지난 15일 보건복지부로부터 정관 개정을 승인 받아 ‘한국제약협회’에서 ‘한국제약바이오협회’로 명칭이 변경됐다.
명칭 변경에 대해 원 회장은 “제약에는 ‘케미칼’, ‘바이오’, ‘천연물’의 의미가 모두 포함되어 있지만 현재 국민 인식으로는 ‘케미칼’의 느낌이 월등히 강하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의 명칭 변경은 성장하고 있는 바이오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협회의 업무에 적극 반영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지 영역 싸움의 개념이 아니다”라고 밝히며, 명칭에 대한 영역 싸움 측면에서의 갈등은 무의미하다고 일축했다.
이어 “영역 싸움의 갈등 구조로 쪼개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제약산업과 관계된 유관단체, 직능들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투자를 확대하는 등 시너지를 내는 방향으로 소통하고 연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 회장은 마지막으로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을 수락하며 다른 모든 직함을 내려놨다”며 “마지막 공직이라는 각오로 국민에 ‘제약산업이 국민산업’임을 알리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