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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길리어드 C형 간염 치료제, 연령 확대 응급처치 먹힐까?

미FDA, '소발디'와 '하보니' 12세 이상 소아 치료에 적응증 확대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만성 C형 간염 치료제 '소발디(성분명: 소포스부비르)'와 '하보니(성분명: 레디파스비르/소포스부비르)'가 미국식품의약품청(FDA)으로부터 간경변증이 아닌 혹은 대사성 간경변증을 동반한 12세 이상 혹은 35 kg 이상인 소아 환자에 사용할 수 있도록 적응증 확대를 승인 받았다.

미국에서는 이번 적응증 확대로 '소발디'는 유전자형 2형 또는 3형 만성 C형 간염 소아 환자에 리바비린과 병용요법으로 사용 가능하며, '하보니'는 유전자형 1형, 4형, 5형, 6형 만성 C형 간염 소아 환자에 사용이 확장됐다.

길리어드 측은 '소발디'와 '하보니'가 청소년 환자 이상의 범주에서 소아 환자의 범주까지 적응증이 확대된 것을 반기며, 길리어드의 최종 목표는 전 연령 환자에서 사용 가능한 C형 간염 치료제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런 적응증 확대 호재가 길리어드의 C형 간염 치료제 품목 하향세를 지연시키는 응급처치가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근래 HCV의 바이러스 생활사가 밝혀지고, 바이러스 증식에 필수적인 비구조 단백(nonstructural protein, NS)이 잘 알려지면서 NS에 특이적으로 반응하는 다양한 약제들이 개발되었다. 길리어드의 '소발디'가 바로 이 바이러스에 직접 작용하는 항바이러스제(direct acting antiviral agents; DAA) 첫 주자로 이후 애브비의 '비키라팩', '비키라팩 엑스알', MSD의 '제파티어', BMS의 '다클린자', '순베프라', 그리고 얀센의 '올리시오'와 같은 경쟁품목이 속속 등장하며 시장에서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메디포뉴스가 조사한 길리어드의 2016년 연간 보고서를 살펴보면 C형 간염 치료제 시장에 있어 길리어드의 고전을 엿볼 수 있다.

2016년 한 해 길리어드 전체 C형 간염 치료제(소발디, 하보니, 엡클루사)의 연간 수익은 148억 달러로, 지난 2015년 191억 달러와 비교하면 약 23%의 수익감소율을 보였다. 그나마 이 수치는 '소발디'와 '하보니'의 매출 저조를 '엡클루사(성분명: 소포스부비르/벨파타스비르)'의 매출 상승으로 만회한 결과이다.

가장 큰 매출 하락은 '하보니'로 2015년 138.64억 달러의 수익을 올렸던 것에 비해 2016년 90.81억 달러로 34%의 매출 하락을 보였고, '소발디'는 2015년 52.76억 달러에서 2016년에는 40억 달러의 수익을 보이며 약 24%의 수익 감소율을 나타냈다.

한편, 2016년 6월과 7월 미국과 유럽에서 출시된 '엡클루사'는 지난 해 약 18억 달러 매출 실적을 올렸지만 그중 미국 내 수익이 16억 달러로 유럽 내에서의 안착에는 실패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의 시장조사 기관인 퍼시스턴스 마켓 리서치에 다르면 전 세계 C형 간염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16년까지 약 266억 달러로 추산하고 있으며, 2024년까지 연평균 13%의 성장을 지속하며 약 711억 달러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렇다면 C형 간염 치료제 부문 148억 달러의 실적을 보이는 길리어드가 2016년 현재 전 세계 시장의 56%를 점유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길리어드도 이대로 쉽게 선두 자리를 내놓지 않겠다는 각오다.

길리어드는 지난 2016년 4분기 FDA에 새로운 C형 간염 치료제의 승인을 신청해 놓은 상태이다. 소포스부비르 400 mg, 벨파타스비르 100 mg 그리고 복실라프레비르 100 mg (SOF/VEL/VOX)의 고정용량 복합정제인 이 약물은 DAA 치료에 실패한 C형 간염 환자의 치료 목적으로 승인을 신청했다. 

이 복합제는 NS5A 저해제 등 DAA 치료 경험이 있는 1~6형 C형 간염 환자를 대상으로 투여한 결과, 12주 지속 바이러스 반응률(SVR 12)이 97%에 달하는 등 치료효과를 보여 FDA로부터 혁신 치료제로 지정된 바 있다.

길리어드는 이 3중 복합제가 승인될 경우, 성장세에 있는 '엡클루사'와 함께 '소발디'와 '하보니'의 부진한 매출을 매꿔나간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BMS의 '다클린자'와 '순베프라'가 안정된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MSD의 '제파티어'가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며 뒤를 잇고 있어 길리어드의 선두 지키기가 예상대로 잘 진행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한편, 국내 C형 간염 치료제 시장 상황도 이와 다르지 않다. 유비스트 자료로 살펴본 지난해 원외처방액 기준 국내 C형 간염 치료제 시장 규모는 약 1,010억 원으로 길리어드의 '소발디'가 409억 원, '하보니'가 142억 원을 기록했고, BMS의 '다클린자'가 367억 원, '순베프라'가 93억 원을 기록했다.

BMS 품목의 낮은 약가를 고려하면 사실상 시장점유율은 길리어드 품목과 비슷한 수준까지 따라잡았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작년 11월 식약처로부터 허가를 받은 MSD '제파티어(엘바스비르/그라조프레비르)'가 올 상반기 중 급여 출시를 노리고 물밑작업이 한창이다.

게다가 애브비의 '비키라(성분명: 옴비타스비르/파리타프레비르/리토나비르)'와 '엑스비라(성분명: 다사부비르)' 2종 역시 지난 3월 식약처 승인을 받았다.

이로써 국내 C형 간염 치료제 시장은 길리어드, BMS, MSD, 애브비 이렇게 4파전 양상으로 흘러갈 공산이 크다.

이미 BMS의 품목에 가격 경쟁에서 크게 밀린 길리어드가 후발주자인 MSD와 애브비의 품목 급여 약가에 신경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전 세계 C형 간염 치료제 시장 선두주자인 길리어드의 고군분투기가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