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암환자 단체들이 오는 7일 건보공단과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 3차 협상을 앞두고 6일(금일) 오전 11시 아스트라제네카 본사 앞에서 '타그리소 약가협상 타결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건보공단은 '타그리소'의 제조사인 아스크라제네카와 지난 8월부터 10월 13일까지 1차 약가협상, 20일 2차 협상을 가졌지만 결론을 내지 못하고, 오는 11월 7일 3차 협상 테이블에 앉을 예정이다.
환자단체는 이미 약가협상이 완료된 '올리타'의 경우와 비교하며 "타그리소의 약가을 대폭 인하하지 않으면 협상 타결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타그리소의 약가협상이 결렬될 가능성이 높다는 언론보도가 나오고 있고, 이 소식을 접한 말기 비소세포폐암 환자와 가족들은 큰 실의에 빠져 있다고 항의했다.
또한 "중증질환 환자 입장에서 신약 약가협상 때마다 환자의 생명보다 제약사의 이윤이나 건강보험 재정이 더 우선시 되는 상황이 화가 나고 실망스럽다"며 타그리소의 빠른 약가협상 타결을 촉구했다.
환자단체는 "만일 타그리소의 약가협상이 결렬되면 타그리소는 사실상 건강보험 급여화가 불가능하게 된다"며, "타그리소가 건강보험 급여화에 실패하고, 고액의 비급여로 남는다면 문재인 정부의 ‘문재인케어’로 불리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환자의 생명보다 더 가치 있는 것은 없다"며, "아스트라제네카와 건강보험공단은 환자의 생명에 최우선 가치를 두고, 약가협상 최종 결렬이라는 최악의 사태만은 절대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전했다.
다음은 환자단체의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건강보험공단은 천여 명의 말기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생명을 죽이는 약가협상이 아닌 살리는 약가협상을 해야 합니다.
말기 비소세포폐암 표적치료제인 타그리소의 건강보험 급여화만을 손꼽아 기다려온 저희 말기 폐암 환자와 가족들은 약가협상 결렬 위기라는 언론보도를 접하고 큰 절망감에 빠져 있습니다. 한 달 약값 천만 원을 감당할 수 있는 환자나 환자가족은 많지 않습니다. 저희에게는 전체 약값의 5%만 부담하면 되는 타그리소 건강보험 급여화만이 유일한 희망입니다.
그래서 오늘 저희 말기 폐암 환자와 환자가족들은 생사의 기로에 선 절박한 심정으로 타그리소를 개발한 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이하, 아스트라제네카) 사무실 앞에 모여 이렇게 외치고 있습니다.
“아스트라제네카와 건강보험공단은 천여 명의 말기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의 생명을 죽이는 약가협상이 아니라 살리는 약가협상을 해주십시오.”
언론보도에 의하면 지난 10월 13일 말기 비소세포폐암 표적치료제인 ‘올리타’가 4주 140만원으로 약가협상에서 타결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조만간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의 서면심의와 보건복지부의 고시가 완료되면 건강보험 적용이 됩니다. 그러면 해당 환자들은 4주치 약값으로 올리타 약값의 5%에 해당하는 7만원만 지불하면 됩니다.
그러나 올리타처럼 말기 비소세포폐암 표적치료제인 타그리소는 약값이 28정 1팩에 평균 1,040만원으로 최근까지도 고가약 논란의 중심에 있는 신약입니다. 지난 8월 14일부터 건강보험공단과 약가협상에 들어갔지만 협상 마지막 날인 10월 13일 협상이 중지된 후 10월 20일 재개되었습니다. 그런데 또 협상이 중지되고 11월 7일 마지막 약가협상을 재개하기로 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고 있습니다. 내일 11월 7일이 아마도 타그리소의 마지막 약가협상이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미 약가협상이 타결된 올리타의 약값을 고려하면 타그리소는 약값을 대폭 인하하지 않으면 협상 타결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타그리소 약값에 대한 아스트라제네카와 건강보험공단 간의 시각 차이도 큰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타그리소의 약가협상이 결렬될 가능성이 높다는 언론보도가 나오고 있고, 이 소식을 접한 풍전등화의 삶을 살고 있는 말기 비소세포폐암 환자와 가족들은 큰 실의에 빠져 있습니다. 폐암뿐 만 아니라 중증질환 환자 입장에서도 신약 약가협상 때마다 환자의 생명보다 제약사의 이윤이나 건강보험 재정이 더 우선시 되는 상황이 화가 나고 실망스럽습니다.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는 이레사·타세바 등과 같은 기존의 2세대 표적치료제인 EGFR-TKI 제제에 내성이 생겨 더 이상 치료가 불가능한 EGFR T790M 변이 양성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 효능이 검증된 3세대 표적항암제입니다.
현재 아스트라제네카에서는 고액의 약값 부담을 일부 덜어주기 위해 타그리소 2개월 치를 구입하면 4개월 치를 무료로 제공하는 비급여 약제비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 중입니다. 그러나 아스트라제네카의 약제비 지원금을 빼고 계산해도 월 평균 4백만 원을 타그리소 약값으로 지불해야 하는 해당 말기 폐암환자 입장에서는 큰 경제적 부담입니다.
말기 폐암환자들도 건강보험료를 내고 있는 우리나라 국민들입니다. 이들도 생명을 연장할 수 있는 신약이 있다면 경제적으로 넉넉한 사람들이나 민간의료보험 가입자들이 자비나 민간보험금으로 신약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것처럼 당연히 건강보험 재정으로 신약 치료를 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이는 헌법상 권리이고 국가의 의무입니다
만일 타그리소의 약가협상이 결렬되면 타그리소는 우리나라에서 사실상 건강보험 급여화가 불가능하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고액의 비급여 약값을 감당할 수 없는 말기 폐암환자들은 상당수가 치료를 포기할 수밖에 없고, 고액의 약값을 지불하고 치료받는 환자들도 상당수 재난적 의료비 부담으로 계층 하락을 할 것입니다. 이러한 불행한 상황을 막는 것은 국가의 의무이면서 신약을 개발한 제약사의 의무이기도 합니다.
타그리소가 건강보험 급여화에 실패하고, 고액의 비급여로 남는다면 문재인 대통령의 일명, ‘문재인케어’로 불리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에도 역행하는 것입니다. 돈이 없어 치료받지 못하는 환자는 단 한명도 발생하지 않도록 병원비 걱정 없는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대통령의 약속도 지켜지지 않는 것입니다.
환자의 생명보다 더 가치 있는 것은 없습니다. 아스트라제네카와 건강보험공단 간의 타그리소 관련 약가 시각차는 타협이 쉽지 않은 수준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스트라제네카와 건강보험공단은 환자의 생명에 최우선 가치를 두고, 약가협상 최종 결렬이라는 최악의 사태만은 절대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천여 명의 말기 폐암환자를 대변해 다시 한 번 외칩니다.
“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건강보험공단은 천여 명의 말기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생명을 죽이는 약가협상이 아닌 살리는 약가협상을 해야 합니다.”
2017년 11월 6일
폐암 환자와 보호자, 암시민연대, 한국백혈병환우회, 한국신장암환우회, 한국GIST환우회, 한국선천성심장병환우회, 한국다발성골수종환우회, 대한건선협회, 한국HIV/AIDS감염인연합회 KNP+, 한국환자단체연합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