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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중심의 적정성 평가 설계 필요

기존 적정성 평가지표 결과중심으로 정비 등

적정성 평가의 궁극적 지향점인 환자중심의 건강결과 향상을 위해 환자경험 평가를 확대하고, 결과 중심으로의 지표정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또한 새로운 평가체계로 환자중심 결과지표의 평가, 평가단위의 확대를 통한 의료의 질에 대한 지역구도의 구축, 환자가 병원을 찾을 때 필요한 정보의 통합적 제공, 질 정보와 관련된 기관 간 연계의 필요성 등이 제시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평가운영실 박춘선 부장은 HIRA 정책동향 13권 6호에 실린 ‘환자중심 의료의 질 평가-도전과 과제’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생각을 밝혔다.


심평원의 적정성 평가는 건강보험으로 제공되는 의료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대표적 제도로 다양한 질환 영역에 대해 질을 평가하고 결과를 공개하며, 평가결과에 따라 재정적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박춘선 부장은 기존 적정성 평가의 개선 방안으로 “적정성 평가의 환자경험 영역도 입원서비스에서 확장해 외래서비스를 비롯한 다양한 진료 환경에서 제공되는 서비스가 어떻게 환자와 상호작용하는지 평가하고 서비스의 질을 향상시켜 나가야 한다”며 “특히 환자와 의료제공자의 신뢰관계 구축이 중요한 일차의료의 경우 환자경험은 환자의 건강결과 향상에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을 밝혔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현재 적정성 평가지표를 결과지표 중심으로 정비하는 과제가 있다. 현재 운영 중인 적정성 평가지표는 결과 지표가 약 1/4이고, 2/3 이상이 구조와 과정지표로 구성돼 있다.


박 부장은 적정성 평가지표 정비를 위해 미국의 사례를 언급했다. 미국은 평가지표의 측정 부담을 줄이면서 환자중심의 접근을 강조하고 보건의료체계에서 성과를 제대로 측정할 수 있는 지표를 선정하기 위해 가치있는 지표의 유형을 분류했다.


미국의 가치있는 질 지표 유형
▲ 미국의 가치있는 질 지표 유형
이 외에도 지표의 평가대상이 상급 종합병원이나 종합병원에 쏠려있는지, 급성기 진료나 수술 영역에 집중돼 있는지, 성인과 노인층 중심은 아닌지 등 적정성 평가의 포괄성과 전체적인 성과 측정을 위해 요구되는 사항들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적정성 평가의 새로운 접근 방안으로는 먼저 환자중심성 향상을 위해 환자가 보고하는 건강결과(Patient-reported Outcome Measures, PROMs)의 중요성이 강조됐다.


박 부장은 “의료서비스가 환자의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하는 PROMs를 적정성 평가에 도입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측정 도구들에 대해 임상적으로 활용하는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며 자료수집을 표준화해야 한다”며 “현재 국민건강영양조사의 우울 측정도구나 건강보험 청구자료의 임상치매 척도, 류마티스관절염 환자의 질병활성도 점수 등은 PROMs 도입의 단초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평가단위의 확장이다. 의료기관 단위의 질 평가에서 넘어서서 지역단위 혹은 국가단위의 질 정보를 산출하는 것이다.


박 부장은 “급성기진료를 받고 의료기관에서 퇴원한 환자가 지역으로 돌아가 어떤 추가적인 진료를 받았는지, 해당하는 건강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체 비용은 얼마나 소요되고, 환자의 삶의 질은 얼마나 좋아졌는지 등의 포괄적 질 정보를 산출하는데 있어서 현재의 의료기관단위 평가 정보는 매우 제한적”이라며 “의료의 질에 대한 지역적 구도를 확립하는 것은 환자중심의 질 정보 제공뿐만 아니라 보건의료정책 수립에도 유용한 정보생산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 번째 제안은 의료 질 정보 공개의 개편이다. 병원의 일반적 진료 특성뿐만 아니라 진료정보 호환 여부, 인증 여부 등을 함께 보여주며 장애인 주차장 정보를 보여주기도 하는 것이다.


지역사회에서 환자나 일차의료기관이 병원을 선택할 때 어떤 정보가 필요한지 정성적인 분석을 실시해 의료의 질 평가 정보에서 나아가 병원 선택에 필요한 정보들을 종합적으로 제공한다면 적정성 평가가 보다 환자중심으로 전환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의료의 질에 대한 지역적 구도를 정립하고 환자중심의 병원 선택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관련된 기관 간 연계가 필요하다.


박 부장은 “미국은 병원에 대한 성과지불제를 위해 질병통제센터의 감시체계 정보를 이용해 환자안전 평가결과를 산출한다. 또한 질병등록시스템을 이용한 PROMs 평가 정보 공개 등은 눈여겨 볼만한 사례”라며 “이용자 관점에서 필요한 정보를 효과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그는 “환자중심의 질 평가로 개편해 가치기반 심사평가로 나아가기 위해서 자료수집과 같은 인프라 개선, 질 기준 및 지표의 통합과 정비, 질 정보의 산출과 정보의 피드백, 공개, 보상과 인센티브 및 임상 감사에 이르기까지 포괄적이면서 실행가능한 계획이 수립돼야 한다”며 “이러한 과정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참여와 사회적 논의를 바탕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