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절반 이상이 의사인력 증원과 공공의대 신설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코로나19 영향으로 서울대병원의 공공의료 기여도에 대한 인식은 이전보다 상승했으며, 재택의료와 비대면진료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한 것으로 보였다.
서울대병원 공공보건의료진흥원은 8일 보건의료 정책을 수립, 시행하는 데 필요한 기초 정보 제공을 위해 의료기관 이용행태, 의료서비스 이용 및 태도, 코로나19가 의료서비스 이용에 미친 영향과 의료정책에 대한 인식 등을 파악한 대국민 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내용에는 의사인력 증원 정책과 공공의대 신설정책, 코로나19를 겪으며 중요성이 부각된 공공보건의료 전문인력 양성 관련 정책 등 의료정책 관련 인식조사와 코로나19가 병·의원 이용 및 건강검진, 응급실 이용에 미친 영향, 건강 관련 행동, 의료기관 이용행동 및 의료서비스 이용태도, 의사 및 의료기관 신뢰도 등이 포함됐다.
인식조사 결과, 의사인력 증원 정책 찬성률은 64.9%로 찬성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진료환경’과 ‘평등성’에 대한 언급이 많이 나타났다. 특히 ‘의료인력이 부족하다’(70.0%) 및 ‘접근성이 향상된다’(22.9%)라고 응답한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반면, 반대 이유로는 ‘진료환경’과 ‘정책적 신뢰도’에 대한 언급이 많이 나타났으며, 특히 ‘서비스 하향이 우려된다’(25.8%), ‘의료인력이 이미 충분하다’(12.8%), ‘실효성이 부족하다’(10.7%) 등을 꼽았다.
공공의대 신설정책에 대해서 찬성하는 비율은 54,3%로 40대 이상 연령층에서 연령대가 낮을수록 찬성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찬성하는 이유로는 ‘의료시버스’와 ‘평등성’에 대한 언급이 많이 나왔으며, ‘의료부족이 개선된다’(30.0%) 및 ‘접근성이 향상된다’(20.6%) 응답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반대하는 이유로는 ‘서비스 수준이 하락한다’(23.4%), ‘비리 문제가 발생한다’(17.3%), ‘기존 정책 및 시설 보완이 우선이다’(12.3%) 등이 있었다.
가장 효과적인 공공보건의료 전문인력 양성 관련 정책에 대해선 ‘국립대병원/지방의료원이 연계해 의사/수련의 파견 및 위탁 경영 등을 할 수 있게 함’이 42.3%로 가장 높았고, 그 다음으로 ‘공공보건의료 분야에 전문적으로 종사할 의료인력 양성대학 설치’가 30.9%로 높았다.
월소득에 따라서 감염병 예방·관리 지원방안에 대한 차이를 보였다. 월소득이 높은 경우 ‘감염병 관련 진료비 지원’ 강화가 상대적으로 높은 반면, 월소득이 낮은 경우 ‘농촌, 도서 지역의 감염내과 진료의 확충’이 높게 나타났다. 또한, 공통되게 많은 사람이 ‘백신 접종 의료비 무료 등 지원 강화’(34.7%)나 ‘감염병 전문 병원의 설립 및 확충’(29.1%)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의료취약지역 지원방안에 대한 응답은 연령대에 따라 차이가 났다. 30대 이하 저연령층에서 ‘의료취약지역 의료기관 설치 및 운영 지원’과 ‘의료취약지역 진료 수가 가산 추진’이 상대적으로 높은 반면, 60대 이상 고연령층에서 ‘보건기관의 시설·장비 현대화 및 공중보건의사 우선 배치’가 높았다.
◆경증질환은 동네의원, 중증질환은 상급종합병원
의료기관 이용행동 및 이용서비스 이용태도에 관한 조사 결과, 주방문 의료기관은 ▲동네의원 43.7% ▲일반병원 26.4% ▲종합병원 17.7% ▲상급종합병원 12.2%로 나타났다.
이중 질병 유형별로 이용의향이 있는 의료기관을 물어본 결과, 경증질환(감기·몸살)에 걸렸을 때 ‘동네의원’(70.8%)에 가겠다고 응답한 사람이 가장 많았던 반면, 맹장수술 시에는 ‘종합병원’(64.9%), 상급종합병원(19.0%)을 이용하겠다고 답했다. 암이나 기타 중병 시에는 ‘상급종합병원’(83.1%)에 가겠다는 응답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중병으로 인해 의료기관을 선택할 때 고려요인으로는 ‘질병의 심각성’91.4%, ‘해당 의료기관의 평판’(87.4%), ‘진료를 희망하는 의사의 평판’(81.0%) 등이 높게 나타났으며, 전체 응답자의 79%가 ‘의사’보다는 ‘의료기관’을 먼저 선택하겠다고 응답했다.
◆월등히 높은 BIG5 병원 신뢰수준
의료기관 유형별 신뢰도를 물어본 결과, BIG5 병원(서울대병원, 서울성모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에 대한 신뢰수준이 약 85% 수준으로 다른 병원 유형(그 외 상급종합병원 70.8%, 종합병원 69.2%, 일반병원 40.7%, 동네의원 39.4%) 대비 높게 나타났다.
왜 BIG5 병원을 신뢰하는지 이유를 물어보니, ‘유명하다/인지도가 높다’와 ‘실력이 우수하다/전문적이다’ 응답비율이 15%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높았고, BIG 병원 근무 의사를 신뢰하는 이유로는 ‘실력이 우수하다/전문적이다’가 24.0%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그중 서울대병원의 경우 기관 목적에 따라 역할수행을 잘 하고 있다는 평가가 65.3%로 나타났으며, 공공의료 기여도에 대한 인식은 코로나19 이전 50.9%에서 코로나19 이후 58.5%로 증가했다.
서울대병원의 코로나19 대응 수행활동별 인지수준을 살펴보면, ‘선별진료소 운영’(64.7%), ‘음압병동 운영’(60.3%), ‘코로나19 환자 대상 중환자실 운영’(55.7%) 순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로 진료 지연, 건강검진 연기
코로나19로 인해 진료가 지연되거나 감염 위험 등을 우려해 건강검진을 연기한 사례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로 인해 예정된 정기 진료나 만성질환 약물 처방이 늦어졌다고 응답한 비율은 10.3%로, 만성질환 외의 진료를 받지 못하거나 지연된 경험이 ‘있음’ 비율은 7.6%였다. 또한, 코로나19 발생 후 건강검진을 연기한 경험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25.8%였다.
응급치료가 필요한 상황이었지만 받지 못한 비율은 39.6%에 달했다. 역시 코로나19 탓이 컸다. 주된 이유로는 ‘코로나 환자를 접촉할까봐 걱정되어’, ‘주변 응급실이 폐쇄되어 내원 가능한 응급실을 찾기 어려워서’ 등이 있었다.
◆선호도 높아진 재택의료·비대면진료
재택의료와 비대면진료 서비스를 이용할 의향이 둘 다 70% 이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재택의료 서비스를 이용할 의향이 ‘높음’ 비율은 73.9%로 ‘낮음’(19.6%) 대비 상대적으로 높았다. 이용 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요소로 ‘경제적인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가 26.4%로 가장 높았고, ‘해당 분야의 전문성이 유지돼야 한다’(23.1%)가 그 뒤를 이었다.
비대면진료 서비스를 이용할 의향이 ‘높은’ 비율은 70.3%로 ‘낮음’(23.9%) 대비 상대적으로 높았다. 이용 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요소로 ‘환자 개개인의 상황과 특성에 맞게 관리돼야 한다’(26.4%), ‘필요 시 대면진료로의 연계가 가능해야 한다’(23.6%) 등이 꼽혔다.
서울대병원 홍윤철 공공보건의료진흥원장은 “의사인력 증원, 공공보건의료 전문인력 양성 등 코로나19를 겪으며 의료인력의 증원이 필요하다는 점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을 본 조사를 통해 알 수 있었다”며 “해당 조사에서 나타난 것처럼 코로나19가 건강행동 뿐 아니라 의료서비스 이용에도 영향을 미쳤고, 장기적으로는 국민들의 건강 악화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 우려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홍 원장은 “이러한 점을 고려해 감염병의 예방 관리뿐 아니라 국민들의 건강 증진을 위한 보건의료 정책 수립, 특히 원활한 보건의료인력의 수급을 위한 의료인력의 근무환경 개선 및 복지 향상, 우수인력 배양을 위한 지원 제도 등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더불어 국가중앙병원에 걸맞는 병원으로 서울대병원이 31.2%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선택한 만큼, 서울대병원도 사회적 책임을 갖고 공공의료에 기여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갤럽에 의뢰해 시행됐으며, 지난 2020년 10월부터 12월까지 지역 내 성, 연령별 할당추출을 시행한, 구조화된 설문지를 기반으로, 전국 만 19~68세 사이의 남녀 2097명을 대상으로 해 이메일 기반 온라인으로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