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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모든 병원 다인실, 2인 이하로 제한해 보자”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김남중 교수, 코로나19 대응 평가하며
감염관리 개선방안으로 제시 “과감한 비용 투자 필요”

파격적으로 병실당 병상수를 줄여 우리나라 병원들의 감염관리 수준을 향상시킬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기준은 병실당 병상수 2개 이하로 제한이다.


서울대학교병원 감염내과 김남중 교수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최근 발간한 HIRA정책동향 15권 1호에 실린 ‘감염 전문의 시각의로 본 코로나19 대응’ 기고문을 통해 이 같은 생각을 밝혔다.


김 교수는 글을 통해 우리나라가 코로나19 유행에 잘 대응한 점과 그렇지 못한 점을 분석하면서, 개선방안 중 하나로 다인실 병실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3차 유행에서 사망자 수가 크게 증가한 이유는 요양병원을 포함한 요양기관에서 코로나19 집단 발생이 늘었기 때문”이라며 “요양병원 1병실에는 평균 6개 이상의 병상이 있고 일부 병원에는 8인실 이상 병실들도 있다. 비말을 통한 미생물 전파를 막기 위해서는 침상과 침상 간격이 1.5m 이상 떨어져 있어야 하지만 다인실 병실에서는 이러한 기준을 지키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결국 의료비 지출을 줄이는 목적에서는 도움이 됐던 다인실 병실이 코로나19에서는 그러지 못했고, 많은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문제는 요양병원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에서는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은 일반병상(다인실병상)을 50%∼70% 유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김 교수는 “감염병의 전파를 막기 위해서는 모든 요양병원과 병원의 병실당 병상수를 2개 이하로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서울대학교병원은 2016년 병원감염을 줄이기 위해 20병상의 내과중환자실을 모두 1인실로 리모델링했다. 8개의 병상이 줄어들기는 했으나, 다제내성균 중 한 가지인 CRAB(carbapenem resistant Acinetobacter baumannii) 전파율은 유의하게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같이 병실당 병상수를 줄이려면 상당한 의료비 투입이 불가피해진다.


김 교수는 “현재처럼 적은 의료비를 내고 감염관리에 취약한 시설에서 환자들을 진료할 것인지, 발전한 우리나라 위상에 맞도록 많은 의료비를 내고 감염관리에 유리한 시설로 전환할 것인지 결정이 필요하다”며 “국민 공감대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 많은 국민들이 안전보다 비용을 선택하면 현 상태를 유지해야겠지만 지금처럼 이에 대해 문제 제기도 하지 않는다면 우리나라 병원들의 감염관리 수준은 향상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밖에도 김 교수는 우리나라 코로나19 유행에 잘 대응하지 못한 점으로 감염병 전문병원 준비 부족, 감염병에 대응할 전문 인력 부족 등을 꼽았다. 환자 정보를 공개해 전파를 차단한 점은 잘 한 점으로 평가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 코로나19 환자 발생 수나 코로나19 치명률은 매우 낮은 편이지만 진료현장에서 경험한 점을 정리하다보니 부족했던 점이 부각된 면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신종 감염병에 대응하기에는 감염병 전문병원이라는 하드웨어가 부족하고 역학조사관, 감염 전문의 등의 소프트웨어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끝으로 “코로나19는 물론 결핵, 다제내성균 등의 감염관리를 위해 우리나라 모든 병원의 병실을 2인실 이하로 운영해야 한다는 점을 다시 강조하고 싶다”며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비용 투자없이 감염관리를 개선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