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공공·중소·요양병원계 “의료인력 위기”

김성우 병원장 “감염병 아닌 다른 재난상황 대비책도 세워야” 기평석 회장 “초고령사회, 효율적 간호간병시스템 전환돼야”

공공병원계, 중소병원계, 요양병원계, 간호계 인사들의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비 전략이 제시됐다. 특히 이들은 의료인력 확충 필요성에 대해 크게 공감했다.

대한병원협회는 31일 ‘In 코로나 시대의 병원조직케어 전략’을 주제로 온라인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공공병원계, 중소병원계, 요양병원계, 간호계를 대표하는 각각의 패널들이 ‘코로나 시대, 인적자원 관리와 리더십’을 주제로 토론을 펼쳤다.

공공병원계를 대표한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김성우 병원장은 코로나19에 대한 의료기관 종사자들의 불안과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중요한 것으로 직원 간의 소통과 운영전략의 투명한 공유를 꼽았다.

김성우 병원장은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고, 오늘도 많은 환자가 나왔으며, 연말에 과연 백신 접종이 잘 끝나서 상황이 나아질지에 대해서 확신할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있기 때문에 직원들의 피로도가 없어질 수 없는 상황”이라며 “그러나 위기상황 속에서도 어떻게 해서든 극복하고 앞으로 나아갈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야 할 시기인 것 같다”고 했다.

이어 김 병원장은 병상가동률은 높은데 인력은 여유가 없는 점, 높은 간호사 사직률, 취약한 중환자실 관리 등을 문제로 꼽으며 해결방안 모색방안을 제시했다. 또 코로나19가 아닌 다른 재난상황을 대비하는 대비책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김 병원장은 “감염병에 대한 위기는 완전히 없어지지 않고 몇 년 뒤에 중증도나 성격이 다른 감염병이 또 올 수 있어서 지속적으로 준비해야 하고, 감염병이 아니더라도 다른 성격의 재난들이 있을 것”이라며 “힘들겠지만 하나하나 준비해나가야 어떤 재난상황이든 슬기롭게 대응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정부를 향해 “중앙사고수습본부에서 ‘오늘 몇 명이 생겼고, 현재 의료체계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다’라고 브리핑 할 때 기쁜 마음보다는 우려가 많이 된다”며 “백신 접종을 이제 막 시작해 아직 한참 남았는데, 경각심을 잃지 않고 의료기관들을 많이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중소병원계를 대표한 김상일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장 역시 의료인력 피로도와 코로나19 감염 혹은 밀접접촉자 분류로 인한 인력공백을 가장 어려운 점으로 꼽으며, 의료인력 지원제도와 국가감염병컨트롤타워의 리더십 강화를 강조했다.

김상일 병원장은 “요즘도 시민단체를 비롯한 많은 사람이 공공병원을 지어야 공공의료가 확충되는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그것은 잘못됐다는 것이 이번에 입증됐다고 생각하고, 민간병원에 근무하지만 공공의료 기능을 수행하는 많은 현장의 직원을 격려하기 위한 지원제도가 마련돼야 한다”며 “한편으로, 국가감염병컨트롤타워가 좀 더 전문성 있게 강화돼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요양병원계를 대표한 기평석 대한요양병원협회장은 코로나 전담요양병원을 선제적으로 지정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며 조금 더 효율적인 간병시스템으로의 전환 필요성과 초고령화사회 대처를 강조했다.

기 회장은 “요양병원은 간호사의 보상뿐만 아니라 간병사들의 보상도 해줘야 되는 입장으로 제정적인 어려움에 놓여있다”며 “변화되는 고령화사회에서 우리가 어떻게 변화해야 될 것인지 생각하고 앞으로 전향적이고 발전적인 방향으로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명지병원 장보경 행정부원장은 정부를 향해 간호사 인력지침 마련과 의료진에 대한 대국민 인식개선을 촉구했다.

장 행정부원장은 “공정하게 고생한 사람이 인정받는 제도가 만들어지기를 바라고, 정부는 중환자 치료 간호사 인력지침을 마련해주길 바란다”며 “또 환자나 보호자뿐만이 아닌 의료진들도 환자 면회를 제한하고 이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많이 지쳐한다는 사실을 대국민 인식개선을 통해 알려주고, 환자와 그 가족들을 위한 제도라는 것을 홍보해줄 것을 부탁한다”고 했다.

끝으로 간호계를 대표한 병원간호사회 조문숙 회장은 평상시에도 병원마다 중증환자를 간호할 수 있는 간호인력을 확보할 것과 법정간호인력 준수를 피력했다.

조 회장은 “의료원과 국립대병원은 앞으로 많은 역할이 필요해보이고, 국립대병원들을 하나의 의료원 체제로 묶어서 관리하는 시스템이 되어야 향후 다른 감염병 사태에서 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또 간호인력이 없어서 병동을 열지 못하거나, 그나마 있던 간호사들이 떠나서 병동의 문을 닫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법정간호인력 준수만 돼 있어도 이렇게 고생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평상시에 법정간호인력을 준수하고, 정부는 어떤 지침을 시행할 때 병원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채 행정명령을 내리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 너무 힘들다. 지속적인 정보제공과 소통을 통해 올바른 정부지침이 전달됐으면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