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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24시간 열려 있다고 응급실이 의료 편의점 아냐”

응급의학과의사회, 추석연휴 코로나 먹는 치료제 응급실 처방 비판

대한응급의학의사회가 추석연휴대비 코로나 먹는 치료제(팍스로비드, 라게브리오)를 응급실에서 처방하라는 질병청과 복지부의 일방적인 통보에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


명절연휴를 앞두고 긴장감이 높아가는 응급의료 현장에 도움을 주지는 못할망정 오히려 더 많은 업무를 응급실에 강제로 떠넘기는 전형적인 관치행정이라는 지적이다.


8일 의사회에 따르면 벌써부터 일부 응급실은 처방이 가능하냐는 문의전화들과 처방을 요구하는 환자들과 실랑이가 시작되고 있다.


입원이 필요한 중증 환자는 응급실에서 먹는 코로나약 처방이 필요하지 않다. 경구처방약을 응급실에서 처방할 환자는 경증으로 귀가할 환자인데, 이러한 환자들은 원래 보건소나 1차 의료기관에서 담당할 환자이다.


의사회는 “명절기간의 응급실은 경증의 코로나 환자진료까지 모두 수행할 수 있는 여력이 없다. 과거 복용약을 모두 확인하고, 처방에 따른 합병증과 경과까지 설명하고 있을 여유가 없다”며 “하지만 정부에서 발표를 했으니 환자들은 당연히 처방 가능할 것으로 기대해, 응급실마다 처방을 둘러싼 혼란과 지연이 발생할 것이고 모든 환자들의 불만은 정책당국이 아닌 눈앞에 있는 응급의료진들에게 돌아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의사회는 ▲연휴기간의 응급실 먹는 치료제 투여 방침의 즉각 철회 ▲현장의료진들과의 최소한의 논의과정 마련 등을 주장한다.


의사회는 “우리는 경증 코로나 환자의 외래진료와 처방까지 응급실에서 맡아서 알아서 해결하라는 정부의 무책임한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응급실이 코로나 환자로 지연될수록 응급진료의 질은 떨어질 수밖에 없고 이러한 일을 초래한 정책당국은 결과에 대해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와 정책당국은 왜 먹는 치료제 처방을 많은 의료인들이 주저하는지 또 어려워하는지 그 근본적 원인에 대해 먼저 고민해 보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번 조치 결정과정에서 설명과 동의과정이 없었던 부분도 아쉽다.


의사회는 “현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면 최소한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이야기라도 들어야 하는 것이 적절한 순서”라며 “말로는 경증환자의 응급실 이용을 줄이자고 하면서, 정작 붐비는 명절에는 경증환자까지 보라고 강요하는 것이 적절한 대책인가”라고 물었다.


응급실은 진료상담을 하는 곳이 아니고, 외래진료를 대신 보는 곳도 아니다. 코로나 환자들에 대한 상담과 안내는 보건소와 119에서 담당하고, 경증의 코로나환자에 대한 처방은 1차의료기관이 담당해야 함에도 모든 업무들을 응급실로 떠넘기고 있다는 것이다.


끝으로 의사회는 “도움은 주지 못할 망정 오히려 응급실에서 감당하지 못할 업무를 연휴를 앞두고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질병청과 복지부의 강압적 태도에 좌절과 분노를 느낀다”며 “응급의료체계는 더 이상 쥐어짠다고 나올 것이 없다. 보건소와 공공의료자원을 총동원해 최대한 응급의료체계에 부담을 덜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