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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파킨슨 질환 극복하려면 인지도·제도·R&D 개선해야”

KMDS, ‘파킨슨 질환 극복을 위한 정책 간담회’ 개최

파킨슨질환 관련 정책 간담회에서 다양한 지적들과 제언들이 쏟아졌다.

대한 파킨슨병 및 이상운동질환 학회(KMDS)는 지난 13일 서울 소재 라이즈오토그래프컬렉션 호텔에서 ‘파킨슨 질환 극복을 위한 정책 간담회’를 주최했다고 20일 밝혔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청이 후원해 더욱 뜻깊었던 이번 행사에서는 파킨슨병 전문가와 국가정책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어 파킨슨 질환 극복을 위한 지혜를 모았다. 



먼저 1부 ‘우리의 첫 발자국’의 첫 강의를 맡은 KMDS 홍보이사 이웅우 교수(을지의대)는 파킨슨병과 파킨슨증(=파킨슨증후군) 사이의 차이를 설명하며, 현재 국내 진료현장에서 사용하는 파킨슨 질환 분류체계가 실제 진료 상황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특히 파킨슨병과 파킨슨플러스(=비전형파킨슨증)를 포괄하는 파킨슨증과 파킨슨병이 같은 진단코드를 사용하고 있고, 유병률이 낮아 희귀질환으로 생각되는 파킨슨플러스 중에서 다계통위축증과 피질기저핵변성은 희귀질환 산정특례로 되어 있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한, 최근 ICD-11 분류체계가 국내 도입을 준비하는 과정에 있는데, 이 ICD-11의 분류코드는 현재 진료코드에 부합하도록 개선된 것으로 보여 조만간 개선될 여지를 남긴 것은 다행으로 평가했다.

좌장을 맡은 KMDS 부회장 이필휴 교수(연세의대)는 희귀질환 지정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와 함께 희귀질환으로 지정되면 패스트트랙을 통해 환자와 보호자들이 기다리는 새로운 치료법에 대한 임상시험과정을 더 신속히 진행할 수 있는데, 다계통위축증의 경우 희귀질환임에도 불구하고 리스트에 등재되지 않아 어려움이 있음을 지적했다.

1부 두번째 강의는 국립보건연구원 뇌질환연구과의 권순호 연구사가 맡았다. 권순호 연구사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파킨슨병 인지도 개선 및 기초자료 확립을 위한 연구들을 총망라해 소개했다. 

2017년부터 파킨슨병 극복을 위한 R&D 계획이 수립됐으며, 2021년부터 예방, 진단, 치료, 관리, 인프라의 총 5대 분야로 나누어 본격적으로 과제를 진행하고 있고, 2023년부터 진행될 임상현장의 문제점 해결을 목적으로 하는 새로운 연구과제를 준비하고 있음도 소개했는데. 이는 향후 파킨슨 질환 극복을 위한 협력이 지속될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2부 ‘의료현장-진료실’은 파킨슨병 전문의사가 진료실에서 진료하면서 겪는 문제에 대해 정리하는 시간으로 진행됐다. 

KMDS 보험이사 이지은 교수(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는 파킨슨병의 진행에 따른 운동 합병증과 약물치료를 정리하면서 현행 파킨슨병 치료의 제도적 한계에 대해 고찰했다. 특히 “해외 승인 약제의 진입 장벽이 다른 선진국에 비해 높은 점이 아쉽다”라고 밝혔다. 

KMDS 정책이사 박정호 교수(순천향의대)는 파킨슨병 환자 진료의 가장 현실적인 문제를 지적했다. 

박 교수는 “파킨슨병은 환자와 보호자의 교육이 매우 중요한 질환임에도 진료실에서는 제한된 시간으로 인해 충분히 교육이 이뤄지기 어렵다”라면서, 운동합병증에 대한 약물 조절에도 많은 시간이 소요되지만, 시간을 확보하기 어려운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운동/비운동증상으로 고생하는 파킨슨병 환자들을 충분히 도울 수 있는 새롭고 다면적인 진료시스템의 도입을 주문했다. 

세번째 강의에서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기준부 김성숙 팀장이 파킨슨병 보험급여체계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김성숙 팀장은 “요양급여대상은 보건복지부 장관이 임상적 유용성, 비용 효과성, 환자의 비용부담정도, 사회적 편익, 건강보험 재정상황 등을 고려해 결정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라면서 “파킨슨병은 임상지침과 학회의 의견을 반영해 2018년 총 6개의 작용기전별 약제를 모두 사용할 수 있도록 개선됐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참석자들은 앞으로 파킨슨병 환자들의 불편함을 덜어줄 수 있는 약제들이 더 많이 합리적인 기준 하에 사용될 수 있도록 힘을 모으기로 하였다.

이어서 KMDS 보험이사 신혜원 교수(중앙의대)가 비침습뇌자극 치료를 소개하면서 보행장애에 효과가 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다만, 의료기술등재 및 활용에 있어 복잡한 여러 절차를 거쳐야하는 것이 임상현장에서의 어려움으로 대두됐다. 

이외에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의료기술등재부 장준호 과장과 식품의약품안전처 김민정 사무관의 의료기술등재과정과 의료기기 관리체계에 대한 강의는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의료기기 등재 및 관리체계를 이해하는 좋은 기회가 됐다. 

3부 ‘의료현장-환자 그리고 보호자 그리고 사회’에서는 파킨슨 질환의 치료가 병원에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일상에서도 지속돼야 함이 강조됐다. 

우선 첫 번째 강의를 맡은 KMDS 장애평가특임이사 권겸일 교수(순천향의대)는 현행 파킨슨 질환 장애진단제도를 소개하며, “파킨슨병은 일반 뇌CT나 뇌MRI에서 이상소견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병변이 눈에 보이는 질환에 비해 객관적인 판단이 상대적으로 어렵다”라면서, 환자의 증상 중증도에 비해 다소 경하게 판단되는 경향이 있는 부분에는 안타까움을 표했다.

KDMS 총무이사 권도영 교수(고려의대)는 파킨슨병 환자와 가족을 위한 돌봄 서비스에 대해서 강의했다. 

권 교수는 “시기에 따라 진행하는 병인 만큼 시기별로 적절한 개입이 필요하다”라며, 다양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환자들이 가장 관심을 보이는 것이 운동, 재활, 돌봄체계 구축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네덜란드의 “Parkinson Net” 성공사례를 들며, 우리나라에도 이와 같은 성공적인 모델이 정착되기를 함께 기원했다.

3부의 마지막 강의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고령친화서비스팀 김우선 팀장이 맡았다. 날이 갈수록 심화되는 고령화 사회에 대응하기 위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정부 차원의 다양한 정책 연구들을 소개했는데, 특히 시대적 흐름에 맞게 다양한 센서를 이용한 인공지능 비대면 돌봄사업에 대한 소개가 흥미를 끌었다.

모든 강의가 끝나고 진행된 자유토론 시간에는 다양한 의견 교류가 진행됐다. 

첫 세션의 좌장을 맡았던 국립보건연구원 뇌질환연구과 고영호 과정은 ‘스마트’와 ‘돌봄’이라는 키워드가 최근 대두되고 있음을 강조하면서 파킨슨 질환의 적용 가능성에 대한 참석자들의 의견을 요청했다. 

이에 어려 참석자들은 파킨슨병의 주 증상인 운동증상의 모니터링, 특히 낙상 감지에 스마트 기술을 활용하는 연구가 이미 많이 진행되고 있음을 전하면서 스마트 강국의 잠재력을 의학기술에 빠르게 접목시킬 수 있는 규제개혁과 관련 연구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두번째 세션의 좌장이었던 KMDS 부회장 백종삼 교수(인제의대)는 “그동안 진료를 담당하는 의사와 제도를 담당하는 부처 담당자가 함께하는 간담회가 많지 않았다”라며, “앞으로 이 간담회가 더 많이 소통하고 더 많이 개선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마지막 세션을 담당했던 고성범 교수는 “먼저 진행, 좌장, 강연자, 패널로 수고한 모든 분들과 간담회에 참여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한다”라며, “환자와 가족을 위한 포괄적인 정책을 개발하고 고령화시대 돌봄 시스템을 획기적으로 개선시키기 위해 항상 소통하고 최선을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