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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국립암센터, 절대적인 ‘암 연구·치료·정책기관’으로 만들겠습니다

양한광 국립암센터 원장

국립암센터 신임 원장으로 양한광 박사가 11월 13일 취임했다.

이번에 취임한 양한광 원장은  서울대학교 의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및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1995년부터 29년간 서울대학교병원 교수로 재직하며 서울대학교병원 외과장, 서울대학교 암병원장, 대한암학회 이사장, 국제위암학회 사무총장 등의 보직을 거쳤다.

양한광 국립암센터 원장의 국립암센터를 이끌어나갈 비전과 목표 및 계획에 대해 기대와 궁금증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양한광 원장이 취임 당일인 11월 13일 국립암센터 출입기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현재 국립암센터가 어떤 상황에 처해 있고, 어떠한 방향으로 국립암센터를 이끌어나갈 계획인지 등등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Q. 국립암센터 원장이 되신 것에 대한 소감과 앞으로 국립암센터를 어떤 방향으로 이끌 계획이신지 부탁드립니다.

A. 국립암센터 원장으로 임명된 것을 큰 영광으로 생각하며, 동시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국립암센터는 우리나라 암 관리와 연구의 핵심 기관으로, 암 분야의 ▲연구 ▲치료 ▲정책 수립에서 서울대병원 이상으로 국내외에서 높은 위상을 가지고 암 분야의 국가적 표준 수립 및 연구의 중심에 서야 하며, 국가 암 관리 컨트롤타워 역할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봅니다. 

특히, 희귀·난치암에 대한 연구와 진료 중심의 체계를 구축하고, 다학제적 협력을 통해 치료모델 개발 및 과학적 근거 창출로 환자들에게 최선의 치료를 제공하고 싶습니다.

또한, 2007년 국내 최초로 도입된 양성자 치료로 암 치료의 지평을 넓힌 것처럼 국민들에게 최고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특히, 중증 암환자 진료에 필요한 공공수가 개발과 재정 지원을 통해 경영 안정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난치암 치료 및 희귀암 연구에 대한 집중을 강화해 공공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더욱 견고히 하고 싶습니다. 

더불어 암 치료의 국제적 역량 및 리더십 강화에 중점을 두어 국제 전문가 연수 프로그램을 활성화하고, 미국·일본·중국과의 협력 강화와 국제암연구소(IARC)와의 협업을 통해 국립암센터가 전 세계 암 연구와 치료의 중심에 자리하도록 만들겠습니다.

아울러 국립암센터 내에서는 공정한 평가와 소통을 기반으로 배려와 존중의 조직문화를 구축하고자 합니다. 

이러한 문화는 연구 윤리와 직업 윤리에 충실한 환경을 조성하는 데 필수적이며, 특히 젊은 세대 연구자들이 리더십을 발휘하고 발전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국내외 최고의 전문가들이 모이는 장으로 성장해야 하며, 이러한 비전을 이루기 위해 그동안 제가 국내외에서 쌓아온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국립암센터가 최고의 암 치료와 연구 기관으로 도약하도록 헌신할 계획입니다. 

이 과정에서 구성원들과의 소통과 협업을 통해 존중의 문화를 확립해, 암센터의 성장과 안정성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Q. 국립암센터 원장의 시선으로 봤을 때, 현재 국립암센터는 어떤 위치와 상황은 어떠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의료인력 관련해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국립암센터가 개원 및 초창기에 비해서 지금은 국립암센터의 바깥에서 보기에는 많은 부분에서 능력이 떨어진 것처럼 보여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 국립암센터가 시작할 때는 특수한 암병원이고, 구성원들에 대한 대우도 좋았기 때문에 서로 오려고 했던 병원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공공기관이라는 특성으로 인해 총액인건비제도에 의해 구성원 급여가 제한되는 등의 일이 벌어지면서 초창기에는 급여 등의 보상체계가 삼성서울병원과 서울아산병원 사이였다면 지금은 제일 아래에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다보니까 주변 병원으로 경력직 간호사들과 의사들이 빠져나가고 있으며, 이러한 열악한 처우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얼마나 국립암센터가 현재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지 염려스러운 상황입니다.

국립암센터가 국가중앙암병원으로서 최고의 인재들이 안정적으로 연구와 진료에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해 두 가지 측면에서 개선 방안을 추진하고자 합니다.

첫째는 국립암센터 내 보상체계를 강화해 우수 인재의 유출을 방지하고 동기부여를 높이는 것입니다. 

국립암센터는 모든 환자가 암환자로 중증도가 높지만, 현재 의사들의 연봉이 민간병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공수가 지원과 정부 재정지원 확대를 통해, 암 전문병원으로서 중증 환자 치료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는 안정적인 보상체계를 마련하겠습니다.

이를 통해 우수한 인재들이 국가중앙암병원에 지속적으로 머물며 국가적 암 치료와 연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국립암센터를 꾸려나가려고 합니다.

둘째로 국립암센터가 연구와 진료를 동시에 강화할 수 있도록 추가적 지원책을 마련하겠습니다. 

중증암환자 치료에 집중하고 새로운 암치료법을 연구하는 의사들에게 연구비 및 교육 기회를 확대해 전문가로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임상연구와 기초연구를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연구와 진료에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입니다.


Q. 국립암센터가 환자들에게 양질의 진료를 제공하려면 지속적인 현대화가 필요할 것 같은데, 이를 위한 재원 마련 등에 문제가 없는지 궁금합니다.

A. 국립암센터 부속병원은 지은 지 25년이 지나 시설 노후화로 인해 환자안전 문제가 계속 발생하고 있어 리모델링이 시급해 리모델링 공사에 착수했습니다. 

본관 리모델링에 약 1000억원 이상이 소요되는데, 정부는 약 22%(233억원)만 지원해 주기로 한 상태이며, 리모델링 사업 외에도 양성자치료기 도입 건축 사업 등 대형사업 추진까지 더해지면 약 1500억원 이상을 자체 부담해야 합니다.

또한, 국립암센터는 부속병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연구소와 국가암관리사업본부와 대학원대학교가 한 기관 안에 갖추어져 있는 세계 유일의 국립암관리기관으로서 정부출연기관으로 전체 예산의 총 약 6150억원 중 약 9%인 572억원 가량만 정부출연금을 지원 받는 것은 연구소의 연구비이고, 부속병원은 다른 일반 병원처럼 자체적인 수입으로 유지해야 합니다.

더욱이 국립암센터의 발전을 위해서는 새로운 투자가 필요한데, 현재 건립 중인 양성자 치료센터가 있는 부지가 국립암센터에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유휴부지로 확장에 한계가 있는 상황이며, 건물 층수를 높이는 것도 재정 열악 등으로 차입 등을 고민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정부에서는 중증도가 높은 의료행위를 하는 의료기관들은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해 의료 수가를 높게 보상해주고 있는데, 이는 중증도가 높을 경우 간호 인력도 더 필요하고, 의료장비에도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국립암센터는 모든 환자가 암환자라서 중증도는 최상급임에도 불구하고 응급의료가 빈약하고 신생아 중환자실이 없어 신청 자격조차 안 되는 상황으로, 현재의 평가기준으로는 암전문기관인 국립암센터는 현재 일반 종합병원 수준의 수가를 받을 수밖에 없는 실정입니다. 

국립암센터의 진료 수준은 서울대병원이나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등 Big5와 비교해도 결코 떨어지지 않음에도 이러한 제도적 한계 등으로 경영적 어려움을 불러올 뿐 아니라, 중증 암환자들에 대한 최적의 진료 제공에 제약이 될 수 있습니다. 

현재의 건강보험 수가체제에서는 국립암센터 3500명의 직원들이 최선을 다해도 적자 경영을 피하기 어려워 국가적 지원이 절실합니다. 

일본에서 일본 국립암센터를 특정기능병원으로 분류해 우리의 상급종합병원과 유사하게 특별한 재정지원을 해주고 있는 것처럼 국가적 암 관리 정책의 일부로써 국립암센터가 상급종합병원 수준의 공공수가를 보장받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의대정원 증원으로 인한 의·정 갈등과 정부의 필수의료 개혁으로 의료계와 많은 병원들이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국립암센터는 어떤 상황이며, 어떤 해결방안이 필요하다고 보시나요?

A. 국립암센터에 오는 전공의는 서울대학교병원의 전공의가 로테이션 형태로 근무하고 있었으나, 의·정 갈등 등이 터지면서 지금은 많은 전공의들이 사직해 힘든 상황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이번 의·정 사태를 계기로 병원들의 역할 분담에 대해 생각하게 됐으며, 전공의 교육·수련도 보다 발전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차원에서 저희 국립암센터는 전문의 중심 병원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됐습니다.

내년에 전공의들을 새로 뽑는다고 하더라도 여러 가지 어려운 점을 고려하고, 안정적으로 국민들에게 안심할 수 있는 암 진료 환경을 제공하려면은 전문의 중심의 병원으로 나아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문제는 이 경우에는 저희가 시뮬레이션을 돌려봤더니 당직근무와 병동 근무 등을 담당할 의사까지 포함해 신규 의사를 98명 정도 추가로 채용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209억원의 금액이 필요한 것으로 산출됐습니다.

그런데 정부와 국회에서는 그동안 국립암센터 등에 막대한 금액을 투자하는 것에 대해 호의적이지 않은 상황으로, 이에 대한 국민 여러분들의 지지가 필요합니다.


Q. 국립암센터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고자 어떤 전략을 갖고 계시고, 국제 협력을 통해 이루고 싶은 목표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A. 국립암센터가 국내외 암 치료 및 연구 분야에서 명실상부한 리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초점을 맞추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최고의 암 연구 및 진료 성과를 달성하며, 우수한 전문가들이 모여 국가암관리의 컨트롤타워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조직문화를 구축할 계획입니다.

국제적으로는 개도국의 암 연구와 진료를 지원하고, 이를 통해 국립암센터의 국제적인 역할을 강화하고자 하며, 이를 위해 국제 전문의 연수 프로그램 활성화 및 미국·일본 등 주요 국가의 암 연구기관과의 협력 관계를 더욱 굳건히 다질 예정입니다. 

또한,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와 UICC(국제항암연맹)의 협력을 확대해, 공동 연구를 통해 국제 사회에서 국립암센터의 연구 영향력을 넓혀갈 계획입니다.

더불어 한미암공동연구사업과 관련해서는 미국 대통령이 바뀌었다고 해서 사업 추진이 바뀌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는 바, 미국의 암 관련 시스템을 배우기 위해 연구원을 파견 보낼 예정이며, 면역세포치료 분야에 대한 연구 프로젝트도 국립암센터가 맡아서 진행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Q. 원장님의 조직 관리 철학과 핵심 가치에 대해 궁금하며, 국립암센터에서 어떤 방식으로 협업과 리더십을 실현하실 계획이신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A. 국립암센터는 개원 초부터 다학제 진료 체계를 도입하고 각종 암 관련 클리닉을 운영해 환자 맞춤형 치료를 강화했습니다. 

2015년에는 다학제 전문가 위원회를 구성해 암검진 권고안을 제·개정하며, 국가암검진사업의 방향성을 설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바, 이를 바탕으로 최적의 협업과 리더십을 실현하고자 합니다. 

우선 국립암센터의 역할과 위상을 재정립하는 과정에서 모든 구성원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며, 서로 배려하고 존중하는 조직문화를 확립하겠습니다. 

암 연구 및 진료에서 최고 수준의 성과를 거두기 위해 각 분야 전문가들이 협력할 수 있는 다학제적 접근을 강화해, 구성원들이 자부심과 책임감을 가지고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입니다. 

또, 개개인의 기여를 공정하게 인정하고, 연구회 운영을 장려해 차세대 연구자들에게도 기회를 제공하는 리더십을 실천하고자 하며, 이를 위해 연구 성과뿐만 아니라 팀워크와 기여도를 평가에 반영해, 모두가 발전의 동력이 되는 조직 문화를 만들겠습니다.

더불어 국립암센터 신임원장으로서 팀워크, 연구윤리, 공정성을 바탕으로 조직 내에서 상호 배려와 존중을 실현해나가고자 합니다. 

구성원의 성장과 협업을 통해 지속 가능한 조직 발전을 추구하며, 구성원들이 함께 공감할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함으로써 긍정적인 조직문화를 만들어 이러한 철학을 통해 조직 활성화와 성과 증진을 이루고자 합니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적극적으로 유치하며, 젊은 세대에게 리더십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암 치료와 연구의 질적 발전을 도모하고, 연구 윤리를 준수하면서 세계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공정한 평가와 성과 공유를 기반으로 한 체계적인 평가 프로세스를 지속적으로 개선하고자 합니다. 

국립암센터의 객관적이고 윤리적인 평가 기준을 강화해, 구성원들이 자신의 성과와 노력이 정당하게 평가받는 구조를 만들고자 하며, 구체적으로는 성과를 투명하게 공유하고, 구성원들 간 신뢰를 형성해 조직의 결속력을 높임과 함께 구성원의 자부심을 높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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