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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의원

삼성서울병원-국립한국교통대 공동 연구팀,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효과의 신경생리학적 근거 확인

불필요한 소음 처리 줄고 주의 집중 뇌 영역 활성화 확인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ANC, Active Noise Cancellation)이 소음을 줄이는 것을 넘어, 집중력 유지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은 외부 소음에 반대되는 파동을 내보내 소음을 상쇄하는 기술이다. 최근 지하철이나 카페 등 소음이 많은 환경에서 이용하는 사람이 늘며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 문일준 교수, 청각연구실 윤희정(성균관대 삼성융합의과학원 학생)·조서영(성균관의대 학생), 국립한국교통대학교 AI데이터공학부 신재영 교수 연구팀이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이 뇌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1일 발표했다.

연구에는 정상 청력을 가진 성인 41명이 참여했다. 참가자는 소음 환경에서 20초짜리 단편을 들은 뒤 5초 이내에 사실 여부를 판단하는 과제를 수행했다. 이 과제는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활성화한 상태와 비활성화한 상태에서 각각 5회씩 진행했다.

측정 항목은 세 가지다. △기능적 근적외선분광법(fNIRS, functional Near-Infrared Spectroscopy)으로 뇌 혈중 헤모글로빈 농도 변화를, △시각 아날로그 척도(VAS, 감각이나 느낌의 강도를 수치화하는 척도)로 청취 난이도를, △참가자의 과제 반응 시간과 정확도를 평가했다.

연구에는 기능적 근적외선분광법 기기 ‘NIRSIT LITE(OBELAB, 한국)’와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있는 무선 이어폰 ‘삼성 갤럭시 버즈2 프로’를 사용했다.


 
측정 결과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활성화하였을 때 전전두엽 대부분의 영역에서 혈중 산소 헤모글로빈 농도가 크게 감소했다. 연구팀은 이 현상을 뇌 기능 저하가 아닌 혈류가 과제 수행에 필요한 뇌의 다른 영역으로 재분배된 결과로, 집중을 통한 뇌의 산소 소모량 증가라고 해석했다.

특히 오른쪽 전두엽의 일부(5번 및 7번 채널)에서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활성화/비활성화 조건 간에 혈중 산소 헤모글로빈 농도 변화가 유의하게 차이가 났다. 연구팀은 소음 상황에서 듣고자 하는 소리에 선택적으로 주의를 기울이는 과정에서 오른쪽 반구가 더 활발히 반응하며, 이때 오른쪽 측두엽 등이 활발해져 인접한 오른쪽 전전두엽 피질의 혈류 공급이 대조적으로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시각 아날로그 척도 점수는 ‘청취가 얼마나 편안했습니까?’라는 질문을 바탕으로 집계했다. 점수는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활성화한 상태에서 71.17점을 기록해 비활성화 상태(51.45점)보다 크게 높았다. 노이즈 캔슬링 기능 활성화 시 과제 청취가 훨씬 수월했다고 응답한 것이다.

반응 시간과 정확도는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활성화한 상태와(1.36초, 4.24점) 비활성화한 상태에서(1.40초, 3.95점)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연구팀은 과제가 비교적 단순하고 단기 평가였기 때문에 성과 차이가 드러나지 않았다며, 장기간 진행하는 복잡한 과제에서는 더 뚜렷한 차이가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문일준 교수는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기술이 청각적 편의를 넘어, 뇌의 인지적 에너지 분배와 집중력 유지에 영향을 미친다는 신경생리학적 근거를 객관적으로 확인한 연구”라며 “소음이 많은 환경에서 일하거나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주의집중을 돕는 중요한 도구가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히어링 리서치(Hearing Research, IF=2.5)’ 최근호에 게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