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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국경없는의사회, ‘WHO 권고 알고리즘’ 즉각 도입 촉구

“WHO 알고리즘 도입 시 소아 결핵 진단·치료 두 배 증가”

국경없는의사회는 18일부터 나흘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세계 폐 건강 회의(World Conference on Lung Health)에서 자체 현장 연구 결과를 공개하며,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하는 치료 의사결정 알고리즘을 소아 결핵 진단에 적용할 경우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아동 수가 거의 두 배로 증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해당 알고리즘은 실험실 검사 결과가 없거나 음성으로 나오더라도 증상이 결핵을 강하게 시사할 경우 의료진이 결핵 치료를 시작하도록 돕는 점수 기반 시스템이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더 많은 소아 결핵 환자들이 진단과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각국 정책 결정자들이 WHO 알고리즘을 국가 지침으로 채택하고 신속히 시행할 것을 촉구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TACTiC(Test, Avoid, Cure TB in Children, 소아 결핵 진단·예방·치료) 연구 조사를 통해 2023년 8월부터 2025년 10월까지 우간다, 니제르, 나이지리아, 기니, 남수단 등 5개국에서 폐결핵 징후를 보이는 10세 미만 아동 1846명을 대상으로 WHO 알고리즘을 실험했다. 연구에는 중증 급성 영양실조를 앓거나 HIV와 함께 살아가는 아동도 포함됐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WHO 알고리즘은 결핵에 감염된 아동의 대부분을 정확히 식별했고, 평균적으로 결핵 치료를 시작할 수 있는 아동의 비율이 두 배로 늘었다. WHO 알고리즘 도입은 의료진의 소아 결핵 진단을 돕는 실용적 방법이자, 아동이 적시에 치료 받을 수 있는 방법이다.

닥터 안젤린 도레(Dr. Angeline Dore) 국경없는의사회 TACTiC 프로젝트 기니 지역 책임자는 “이전에는 의료진이 기침 여부에만 의존했기 때문에 아동이 기침하지 않으면 결핵이 아니라고 판단하곤 했다”며 “WHO 알고리즘은 결핵을 시사하는 다른 징후들도 존재하기 때문에 기침에만 의존하지 말 것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2024년 한 해 동안 약 120만명의 15세 미만 아동과 청소년이 결핵에 걸린 것으로 추정된다. 결핵은 치료 가능한 질환이다. 그러나 현재 제공되는 실험실 검사는 성인을 기준으로 설계돼 있어 아동에게 적용했을 때 정확도가 떨어지고 진단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또한, 대부분의 실험실 검사는 객담 검체를 필요로 하지만 아동은 가래를 뱉어내기 어려워하고 설령 채취하더라도 폐 내 박테리아 수가 적어 실험실 검사에서 결핵균이 검출되지 않는 경우가 빈번하다. 

지난주 발표된 ‘세계보건기구 세계 결핵 보고서(WHO Global Tuberculosis Report)’에 따르면 2024년 결핵에 걸린 아동의 43%가 진단을 받지 못해 치료를 받지 못했다.

2022년 세계보건기구는 최신 과학적 근거를 반영해 소아 결핵의 진단·치료·예방 관리 지침을 개정했다. 여러 개정 사항 가운데 새로운 지침은 엑스레이 촬영 가능 여부와 관계없이 소아 결핵 진단을 위해 치료 의사결정 알고리즘을 활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WHO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국가들이 여전히 해당 알고리즘을 국가 지침에 반영하지 않았으며 의료시설에서의 시행 또한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닥터 헬레나 후에르가(Dr Helena Huerga) 국경없는의사회 TACTiC 연구 책임 연구원은 “효과적인 진단 도구가 부족한 상황에서 너무 많은 소아 결핵 환자들이 여전히 진단받지 못하고 있다”며 “이번 연구 결과는 실험실 결과 없이 소아 결핵 치료를 시작할 수 있도록 돕는 WHO의 치료 의사결정 알고리즘이 실제 현장에서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으며, 도입될 경우 훨씬 더 많은 아동을 살릴 수 있음을 입증한다”고 말했다. “과학적 근거는 충분하다. 이제 필요한 것은 이를 실행에 옮기려는 정치적 의지”라고 덧붙여 강조했다.

최근 전세계적인 원조 자금 삭감으로 결핵 환자의 진단·치료 공백이 더 커지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각국 정부와 국제 공여 주체를 비롯한 이해관계자들이 모든 결핵 환자들, 특히 이미 가장 심각한 결핵 치료 공백을 겪고 있는 아동들을 치료하기 위한 지속적인 자금 지원을 보장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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