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에서 우연히 CMT 환자의 어머니가 어려운 가정형편에 환대해주며 이 질환에 대한 병명이라도 알고 싶다며 제의 손을 잡고 흘린 눈물을 잊을 수 없어 연구를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국내 휘귀병 샤르코-마리-투스(CMT)질환의 권위자로 잘 알려진 이화의대 신경과 최병옥 교수(42세)가 세계 3대 인명사전에 동시 등재됐다.
최병옥 교수가 등재된 세계 3대 인명사전은 *마르퀴즈 후즈후(2006년판), *영국 IBC의 21세기 저명 지식인 2000인(2005년판), *미국 ABI의 올해의 인물(2005년판).
최 교수는 1996년 국내 최초로 샤르코-마리-투스(CMT)라는 희귀질병을 확진한 뒤 지난 10년간 이 질환에 대한 연구를 끊임없이 추진한 성과를 인정받아 이들 인명사전에 등재되는 영광을 안았다.
CMT는 생명에는 지장없이 손과 발 모양이 기형적으로 변하는 증세를 보이는 병으로 2500명에 한 명꼴로 발생하는 희귀질환으로 현재 우리나라에 1만 5000여명의 질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최 교수는 메디포뉴스와의 전화인터뷰를 통해 감회를 물었더니 “그리 대단한 일이 아니다”라며 “10년 전부터 유전자 채취를 위해 전국 곳곳에 환자를 직접 찾아가 방문하면서 처음엔 환자 가족들의 방문거부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환자들을 찾아 다닌 것 밖에 없다”며 겸손해 했다.
하지만 최 교수가 환자들과 가족들에 마음을 여는데 주력하는 동안 집안에 아내는 “휴일을 가족과 함께 보낸 날이 결혼해서 5번 밖에 없었다”며 불만을 터뜨린다고 하니 연구에 몰두 하다 정작 가족에 소홀히 한 게 못내 미안한 눈치였다.
이런 어려움 속에 시작한 연구에 10년동안 매달린 최 교수는 한국인에게 CMT 질환을 일으키는 새로운 유전자 돌연변이를 10개 이상 발견하는 성과를 일궈냈으며, 현재 CMT 질환 관련 논문만 25편 넘게 발표하는 등 이 분야 최고 권위자 반열에 올라섰다.
최 교수는 이에 대해 “그간 연구를 진행하면서 국내 휘귀질환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이 못내 아쉽고, 연구비 지원을 위한 관계기관 방문에서 무성의한 원론적 답변만을 듣고 올 때 회의도 들었지만 부족한 연구비는 사비를 털어 보충해서라도 환자들을 외면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정부지원에 대해 물었더니 “부족한 지원이지만 참여정부 들어서면서 휘귀병에 그나마 관심이라도 가져줘서 다행이고 10년전과 비교해서는 격세지감을 느낀다”며 “환자들에게 선진국 수준의 의료지원을 바라진 않지만, 선진국민들이 가지고 있는 난치병에 대한 인식은 배울 수 있지 않느냐”며 무관심한 사회 인식을 꼬집었다.
이어 최 교수는 “최근 세계에 주목을 받고있는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연구도 CMT 질환자들 치료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며 “작년 네이쳐 메디슨(NATURE MEDICINE)에 관련 연구논문이 2번이나 등재되는 등 성과를 보이고 있어 5~10년 안에 성공적 치료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 이라는 기대감을 피력했다
한편 최 교수는 “이제 환자들도 휘귀난치병 환자 연합회를 만들어 모임을 갖는 등 이들이 사회로 나오는 것도 다행스러운 일”이며 더 많은 사회의 관심과 인식의 전환을 당부했다.
최 교수는 지난 2004년 CMT 환우들과 함께 ‘샤르코-마리-투스 환우협회’를 창설하고 홈페이지(http://home.ewha.ac,kr/~CMT/)도 개설해 상담을 진행하고 있으며, 현재 한국 희귀난치성질환 연합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이석기 기자(penlee74@medifonews.com)
2005-0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