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만든 짚풀 공예품과 한복을 입고 배운 차문화, 한국어 수업 등 한국을 배우고 느낄 수 있어서 즐거웠어요.”
독일 하노버의대에서 온 ‘루치아’는 처음 방문한 한국에서 접한 다양한 한국문화와 한국어에 즐거움을 감추지 못했다.
루치아는 여름방학을 알차고 즐겁게 보내기 위해 인터넷을 검색하던 중 의대실습 뿐만 아니라 한국문화를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을 발견, 한국에 찾아왔다.
이 프로그램은 가천의과대학교 국제협력센터 주최로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17일까지 진행된 ‘국제학생썸머프로그램(International Student Summer Program)’.
가천의대는 지난 2000년부터 각국의 의과대학에 대한 서로의 이해를 돕기 위해 ‘국제 학생 교환 프로그램’을 진행, 외국의 유명 의대생들과 가천의대 학생들이 매년 한 차례씩 서로를 교환, 방문하여 다양한 지식과 경험을 쌓도록 돕고 있다.
특히 여름에 진행되는 ‘썸머프로그램’은 학술 정보교류 외에 다양한 문화체험을 통해 외국 학생들이 한국을 보다 살갑게 느끼고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계기로 마련되어 있다.
올 여름에 참가한 학생은 가천의대와 자매교류를 맺은 험볼트의대를 포함한 독일 내 5개 의대생 5명과 중국 북경대 의대생 5명, 교수 2명 그리고 일본 니혼대 의대생 3명 등 모두 15명.
“외국 의대생들을 위해 한국어 강좌를 비롯해 다양한 한국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내용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특히 참가 학생들이 한국을 찾는 일반관광객과 다르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한국의 고급문화를 체험하고 알릴 수 있도록 많이 신경 쓰고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을 담당하고 있는 국제협력센터 김정아 부소장은 한국문화 체험이라는 기본적인 틀은 유지하되, 그 안에 들어있는 내용은 매년 다르게 구성하고 있다.
올해 새로 추가된 체험강좌 중 하나는 ‘짚풀을 이용한 체험교육’. 서울 짚풀생활사박물관에서 진행된 이날 교육에서 학생들은 박물관을 둘러보고, 직접 짚풀을 이용해 달걀 꾸러미 등을 만들어 보며 한국 조상들의 얼과 숨결을 느끼는 시간을 가졌다.
또한 올해 개관한 ‘리움미술관’ 관람도 이번에 새로 추가됐다. 이와 함께 템플 스테이(Temple Stay)가 포함돼 외국 대학생들로써 쉽게 경험하기 힘든 사찰생활을 1박 2일 동안 경험했다.
이밖에 한의학 체험(경원인천한방병원 견학)과 도자기 빚기 체험(화성, 분원백자관 견학), 차문화 체험 등도 프로그램에 포함됐다.
시작한지 5년이 지난 지금, ‘국제학생여름프로그램’은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독일에서는 가천의대와 자매결연을 맺지 않은 다른 대학 의대생들이 소문을 듣고 참가신청을 하기도 한다.
그리고 북경의대의 경우 참가자로 5명을 모집했는데, 경쟁자가 많아 시험을 통해 최종 참가자를 선정한다. 올해에는 35명이 응시해 7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7대1의 경쟁률을 뚫고 참가한 ‘웨이 셩’은 “이번이 한국은 물론 해외 첫나들인데, 같은 분야를 공부하는 다른 나라 친구들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한국문화도 체험할 수 있어서 너무 좋다”고 밝혔다.
일본 니혼의대에 다니는 ‘에이코’는 일본과 비슷한 문화를 가진 한국에 대한 호기심으로 이번 프로그램에 참가했다.
“불교문화에 관심이 많아서 미술관에서 불교 관련 작품들을 유심히 보았습니다. 또 차문화 체험은 물론 그때 입은 아름다운 한복도 기억에 남아요. 한국문화는 일본과 같은 듯 하면서도 독특한 것을 지니고 있어요.”
특히 이번 여름 프로그램에서는 외국 대학생들이 인천시청을 방문해 안상수 인천시장을 만나 대화를 나누고, 송도 갯벌타워를 견학, 인천경제자유구역에 대한 브리핑 시간을 갖는 등 그 어느 때보다도 유익하게 진행됐다.
한편, 가천의대는 재학생 중 4~5명을 자원봉사자를 선발해 외국에서 온 학생들이 좀 더 편안하게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또래인 외국 친구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각 나라의 교육과 문화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높아졌죠.”
자원봉사자로 참가한 생명과학부 1학년 이정하 학생은 외국 친구들과 격의없이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얻어가는 것이 더 많다고 한다.
뜨거운 호기심과 열기로 지난 1달간 진행한 이번 프로그램은 17일 수료식을 마지막으로 모두 끝났다. 하지만 외국에서 온 15명의 의대생들은 한국과 한국문화에 대한 깊은 관심과 애정을 가슴에 안고 각자의 나라의 돌아갔다.
조현미 기자(hyeonmi.cho@medifonews.com)
2005-0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