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겨울방학이다. 방학은 모자란 과목을 보충하는 공부 못지않게 빠뜨리지 말아야 할 게 있다. 바로 건강관리. 방학만큼 아이들의 건강 상태를 점검하기에 좋은 시기도 없다. 학기 중에는 병원을 찾아 정확한 검사나 상담, 적절한 치료를 제대로 받기가 어렵다. 특히 시간을 두고 치료해야 하는 척추질환이나 치아교정은 방학이 더없이 좋은 기회다.
◇허리가 아프다는 아이들=최근 들어 요통을 호소하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 성장기 아이들의 요통은 대부분 척추 변형 때문에 일어난다. 대표적인 게 척추측만증. 뒤에서 봤을 때 반듯한 일자형이어야 할 척추가 S자나 C자 형태로 비틀어지면서 휘는 증상이다.
척추측만증은 잘못된 생활 습관이 주원인이다. 장시간 컴퓨터를 사용할 때 모니터 앞으로 고개를 내미는 자세, 공부할 때 의자에 구부정한 상태로 앉는 자세는 매우 좋지 않다. 또 책상에 엎드려 자는 것도 나쁘다. 이처럼 의자에 앉아 상체를 약간 숙인 자세는 요추에 가해지는 힘이 눕거나 서있는 자세에 비해 배나 높다.
아이를 정면으로 봤을 때 좌우 어깨 높이가 다르거나 골반이 기울어질 경우, 무릎을 펴고 상체를 앞으로 숙였을 때 좌우 등 높이가 다를 경우, 가슴 크기가 다를 경우, 한쪽 둔부나 견갑골의 돌출이 보일 경우에 척추측만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이 증상은 초기에 치료를 받으면 대부분 생활 습관 교정이나 운동 치료만으로도 충분히 개선된다. 증세가 심하지 않다면 성장이 끝나는 13∼16세까지 보조기를 착용하거나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 치료를 받으면 좋아진다.
자생한방병원 신준식 원장은 "일단 성장판이 열려 있는 성장기에 척추가 굽으면 척추가 자라는 속도만큼 휘는 시간도 빨라진다"며 "초등학생 때는 가급적 방학을 이용, 정기적으로 척추 사진을 찍어 상태를 살펴보는 게 좋다"고 지적했다.
◇치아가 고르지 못한 아이들=충치와 부정교합 치료도 아이들에게 필요하다. 특히 충치는 초기에 잠깐 아프다가 만다. 하지만 통증이 사라졌다고 무심코 넘겼다간 신경세포가 죽어버려 신경치료까지 받는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충치 예방을 위해서는 치아 표면에 불소를 발라주는 불소도포 치료가 효과적이다. 어금니처럼 썩기 쉬운 치아 표면의 오목한 홈을 실란트로 메우는 것도 도움이 된다. 실란트는 치아 표면에 패인 홈을 합성수지 등으로 매끈하게 코팅하는 충치 예방법. 첫 어금니가 나기 시작한 직후 또는 충치가 생기기 직전에 해주는 게 좋다.
부정교합은 위 아래 치아가 잘 맞물리지 않는 상태로 정도에 따라 치료 시기와 기간도 다르다. 치아와 치아 틈새가 벌어지거나 치열이 고르지 못한 덧니 같은 경우에는 영구치가 거의 다 나오는 11∼12세 때 교정치료를 하는 게 적당하다. 치아를 원하는 방향으로 쉽게 이동할 수 있어 치료기간을 단축할 수 있고 후유증도 줄일 수 있기 때문.
최근엔 투명교정장치 등 다양한 치아교정술이 보급돼 간편하게 치료받을 수 있다. 투명교정장치는 치아를 갈아내지 않고 조금씩 움직여 치열을 바로잡는 것으로 치아교정과 치아성형의 장점을 결합한 치아교정술이다.
미소드림치과의원 황성식 원장은 "부정교합이 심한 주걱턱(아래턱 이가 앞으로 튀어나온 것) 교정은 빠를수록 효과적"이라며 "방학 기간 중 마스크 등 교정 장치를 집중적으로 착용케 하고, 개학한 뒤에는 하교 후 집에서 착용하도록 하면 수술하지 않고도 3년 내에 치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메디포뉴스 제휴사-국민일보 쿠키뉴스 이기수 전문기자(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