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수도권 대형 유명병원에서 환경호르몬이 용출되는 PVC팩을 사용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와 파장이 예상된다.
서울환경연합은 9일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과 수도권의 대형 유명병원에서 사용한 수액팩과 혈액팩을 조사한 결과 환경호르몬인 DEHP(디에틸헥실프탈레이트)가 용출되는 PVC팩을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환경연합은 기자회견에서 지난달 18∼30일사이에 서울ㆍ수도권 소재 300병상 이상 대형병원 38곳을 대상으로 지난해 사용한 수액팩과 혈액팩 가운데 PVC 재질의 팩 사용여부를 조사한 결과, 무려 31개병원이 이 팩을 사용한 것으로 나왔다고 발표했다.
현재 국내 병원에서 구매하는 팩은 PVC팩을 전량 생산하는 C사와 비(非)PVC팩만을 생산하는 J사가 전체의 98% 정도를 차지하고 있고 나머지 1개 회사는 두 가지 팩을 모두 생산한다.
환경연합은 이번 조사는 J제약과 C제약 등의 지난 1년간 판매현황 분석을 기초로 병원 측에 전화 등으로 재확인을 하여 C사의 팩만을 쓰는 병원은 PVC팩 사용비율을 100%, J사의 팩만을 쓰는 병원을 0%라고 추정하는 방법으로 진행됐다고 밝혔다.
환경연합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S병원 등 유명 산부인과병원들도 PVC수액백을 90% 이상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N병원, H병원, W병원, K병원, E병원, J병원 등도 PVC수액백 사용비율이 90%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대상 병원 중 PVC 팩을 사용하지 않는 병원은 대외적으로 이를 쓰지 않겠다고 선언한 녹색병원 등 7개 병원이었다.
PVC(PolyVinylChloride)는 플라스틱의 대명사로 널리 이용되고 있으나, 생산과 처리과정 모두에서 유독물질의 주요 배출원이 되고 있고, 환경호르몬으로 널리 알려진 프탈레이트류인 가소제 DEHP와 소각시 다이옥신(Dioxin) 문제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2002년 12월 하버드대학 연구팀은 PVC가 남성 정자의 수와 운동성을 저해하는 등 인체에 유해하다는 결과를 발표하였고. 지난 2001년에는 스웨덴 국립 화학물질 검사소에서 DEHP(PVC의 주 사용원료) 관련, "다른 동물 종들에서 관찰된 고환, 번식력, 성장에 대한 DEHP의 효과는 인간에게도 관계 있는 것으로 사려된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단체는 "올해 2월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PVC 팩을 사용하지 말라고 권고했는데도 단가 차이가 거의 없는 대체품을 쓰지 않고 여전히 환경호르몬의 위험이 있는 PVC팩을 사용하고 있다"며 "이는 임산부나 태아에 특히 위험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번 조사는 병원의 협조 여부에 따라 조사대상 기간과 팩의 용도가 동일하지 않은 데다 팩 구매현황을 명확히 증명하는 서류가 아닌 구두로 조사한 병원도 있어 오차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 해당병원의 반발이 예상된다.
조현미 기자(hyeonmi.cho@medifonews.com)
2005-0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