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협은 PD수첩이 잘못된 건강보험제도로 인한 구조적 문제를 마치 의사들의 부도덕한 것처럼 오도했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MBC는 지난 14일 PD수첩 809회 ‘억울한 병원비, 두 번 우는 환자들’을 통해 잘못된 건강보험제도로 인한 문제를 보도했다. 그러나 이번 보도에 대해 의료계는 의사 개인의 부도덕한 양심문제로 잘못 보도했다며 맹비난하고 나섰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그동안 ‘PD수첩’의 비판적 기능을 소중히 생각해 왔던 젊은 의사들마저도 지난 방송에 대해 심각한 우려와 실망을 나타내고 있는바 젊은 의사들을 대표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어 “PD수첩은 문제의 방송을 통해 종합병원의 임의비급여를 문제 삼으며, 임의비급여가 마치 부도덕한 의사들 때문에 생긴 것처럼 방송을 마쳤다. 하지만 임의비급여는 의사들 개인의 양심에 맡겨둘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라고 말했다.
임의비급여의 핵심에는 ‘적정 진료’ 수준과 ‘적정 수가’ 라는 구조적 문제가 깔려 있다는 것이 대전협의 입장. 방송 첫 사례에 나온 백혈병 환자의 경우와 동일한 내용으로 발생한 2006년도 백혈병 환자 사망 사건을 통해 보건복지가족부에서도 임의비급여가 현 건강보험제도의 구조적 문제에서 발생했음을 시인하고 제도개선방안을 내놓은 상황이다.
대전협은 “정부에서조차 임의비급여가 생각난 것은 현 의료정책의 잘못된 제도가 본질적 문제였음을 인정한 상황”에서도 “이를 의사 개인의 양심문제로 오도한 것에 대해 본 회는 PD수첩이 방송 전 충분한 사전조사와 현 의료정책에 대한 이해가 있었는지에 대해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대전협은 “명품 탐사 프로그램”을 자처하며 심층취재를 본연의 임무로 내세우는 PD수첩으로서는 이러한 구조적 문제의 핵심인 "적정 진료“ 수준과 "적정 수가" 문제 등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함을 핵심으로 접근했어야 옳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하지만, PD수첩은 문제의 방송에서 구조적 문제인 임의비급여를 의사 개인의 도덕적인 문제로 오도했다는 것이다.
대전협은 “보건의료 문제를 의사들의 부도덕한 양심의 문제로 몰고 가는 여론 몰이는 지금까지 정부와 언론들이 답습해왔던 잘못된 방법”이라며, “건강보험체계에서 보건의료의 이해당사자는 의사-환자 양자만 있는 것이 아니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라는 막강한 제3자가 존재한다. 대부분의 구조적 문제들은 제3자인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연관, 언론은 이 부분은 뒤로 숨겨둔 채 환자와 의사가 대립하는 구도로 몰고 가 환자-의사 사이의 갈등을 조장하는 잘못된 행태를 반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대전협은 “젊은 의사들은 방송진행자가 클로징 멘트에서 인용한 ‘나는 인간의 생명을 그 수태된 때로부터 더 없이 존중하겠노라’라는 헬싱키 선언에 따라 교과서적 진료를 그 누구보다도 원하고 있다”고 성토하며 “더 이상 환자와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