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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공단, 몸집 불릴 생각 말고 내실화 다져라!”

약가문제-DUR 폭발? 심평원 vs 건보공단 ‘泥田鬪狗’

계속된 건강보험공단의 약가문제 딴죽 걸기에 심평원이 드디어 발끈, 두 기관의 이전투구식 싸움이 본격화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노동조합은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 정형근 이사장을 비롯한 양대 노조의 주장을 “생떼쓰기”로 규정하며 터무니없는 주장을 중단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그동안 건보공단의 주장에 좀처럼 반응을 보이지 않던 심평원이 의견을 개진함에 따라 두 기관의 갈등이 본격화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건보공단 정형근 이사장이 약가 관련한 문제를 공단으로 일원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놓으면서 부터라고 볼 수 있다. 정형근 이사장의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이라고 하듯 공단 양대 노조는 기등재약목록정비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다.

이에 심평원 노동조합은 “요즘 국민건강보험공단 정형근 이사장과 직장ㆍ사회보험 노동조합의 최대 관심사는 자신들의 몸집불리기인 모양”이라며 “국민을 위해 땀 흘려 노력해도 모자랄 판에 심평원이 뭔가 큰 문제가 있는 것처럼 매도하는 공단의 모습에 실망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공단은 자신들의 위치와 관련해 “2000년 이후 통합공단은 수 백 개의 우물에서 길어 주던 것을 한 우물에서 퍼주는 것만 달라졌고, 심평원에 대한 공단의 ‘앵벌이 역할’은 심화됐다”고 규정한바 있다.

이에 심평원 노조는 “공단은 심평원의 앵벌이임을 자처하며 심평원이 제약사의 로비창구라는 근거 없는 비방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일이기에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심평원은 “날로 폭증하는 업무에 터무니없이 부족 한 인력으로도 묵묵히 일하고 있는 심평원 직원 전체가 마치 부패집단인양 매도하고 있다”고 공단의 주장을 지적하며 “심평원이 보험재정에 대한 부담도, 책임도 없다는 식의 주장으로 국민들에게 건강보험에 대한 불신만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심평원은 “공단은 자신들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제약사 로비의 실체를 즉각 밝혀야 한다”고 말하며 만약 그렇지 못한다면 심평원 직원들에게 공개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심평원 노조가 이처럼 사과를 요구하는 것은 건보공단 양대 노조가 약가결정과 관련한 심평원의 업무에 대해 “심평원은 철저하게 의약계 등 의료공급자와 소통하며 그 입장을 대변하는 구조이며, 의약계의 로비창구”라고 비난했기 때문.

또한 심평원 노조는 일단 건보공단 양대 노조가 주장하고 있는 “로비창구”라는 용어사용에 대해 “망언”으로 규정했다.

심평원 노조는 “현재 시스템상 심평원은 다만 경제성 평가결과에 따라 급여여부를 검토해 제시하고 공단이 ‘최종약값’을 결정하는 구조다. 이런 상황에서 제약사와 의료공급자는 과연 누구한테 로비를 하겠는가”라며 오히려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심평원과 건보공단의 논쟁은 비단 약가와 관련한 경제성 평가에만 그치지 않고 있다. 최근 정형근 이사장은 공단 조찬세미나에서 DUR 시스템을 건보공단에서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발언하며 심평원을 자극한바 있다.

정형근 이사장의 이 같은 발언에 심평원 역시 심기가 매우 불편한 모양새다. 심평원 노조는 “DUR 시스템은 의료공급자의 급여청구 심사기관인 심평원에서 해야 함은 당연한 일”이라며 정형근 이사장의 발언을 생떼쓰기로 단정 지었다.

DUR 시스템을 하겠다는 공단의 주장에 심평원 노조는 “막대한 시간과 재정을 필요로 하는 DUR시스템을 자신들이 새로 구축해 운영하겠다는 주장은 스스로가 이야기하는 건보재정절감에 이율배반적인 주장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현재 공단은 건강검진 내실화, 본인부담금 상한제의 확대, 노인장기요양보험 등 매우 다양한 대국민 서비스를 수행하고 있다.

심평원 노조는 “건강보험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과 불신이 여전한 만큼 공단은 자신들이 해야 할 일들부터 내실화하라”며 “공단이 내실화를 이루지 못한다면 국민들에게 외면 받는, 건강보험료를 징수하는 앵벌이 역할을 영원히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자신들이 밝힌 대로 현금자동지급기, 건보료 앵벌이 역할만을 하는 공단이라면 대체 1만 명이 넘는 직원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지적하며 본연의 업무에 충실할 것을 강조했다.

한편,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오는 5일 조찬세미나에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약제비관리체계현황과 정책과제’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번 주제로인해 공단과 심평원의 갈등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