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사가 글로벌시장으로 진출하는 등 생존을 위해서 M&A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16일 동부증권에 따르면 국내 제약사가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 내수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글로벌 제약사가 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신약개발이다.
이를 위해 우선 내수시장에서의 영업이 기반이 돼야 안정적인 현금을 창출할수 있고 매년 꾸준히 R&D투자에 활용할수 있는 재원 확보가 가능하다.
이와함께 M&A를 통한 덩치키우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규모의 경제를 통해 M&A투자의 절대금액을 늘릴수 있으며 중복투자되는 비용을 절감할수 있어 효율성을 높일수 있다.
미국과 일본은 90년대 중후반부터 성장을 위한 M&A가 활발하게 발생했다. 대표적인 예가 세계 1위 제약기업인 화이자다.
화이자는 90년대 업계 14위에 불과했지만 2000년 워너램버트를 인수함으로써 고지혈증치료제 리피토의 권리를 확보하며 단숨에 업계 3위에 올라섰다.
2003년 관절염치료제 세레브렉스를 확보하기 위해 파마시아를 인수했으며 지난해는 백신 및 바이오 사업군을 강화하기 위해 다국적제약사 와이어스를 인수하는 초대형 빅딜을 체결했다.
국내와 환경이 비슷했던 일본도 90년대 중후반 M&A가 활발히 일어났다. 90년대 들어서 일본의 내수시장이 정체하자 보수적이던 일본 제약사들도 M&A를 통한 합종연횡과 과감한 신약개발 투자로 성장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이과정에서 타나베, 미쓰비스화학, 요시토미 등 5개사가 합쳐진 타나베 미쓰비시, 후지사와와 야마노우치가 합쳐진 아스텔라스, 다이이치와 산쿄, 산도즈가 합쳐진 다이이치-산쿄 등 거대제약사가 탄생하게 됐다.
국내 제약사에게 가장 적합한 롤모델은 일본 1위 제약사인 다케다로 꼽힌다. 다케다는 현재 글로벌제약사 중 미국과 유럽 제약사를 제외하고 가장 높은 순위인 17위를 차지하고 있다.
다케다는 70~80년대까지 내수로 기반을 닦아오다가 95년과 99년 me-too 드럭인 위궤양치료제 프레바시드와 당뇨병치료제 액토스를 미국시장에 성공적으로 출시해 글로벌 신약을 키웠다. 이를 통해 이익은 크게 증가했고 매출액대비 R&D비중을 09년까지 29.5%까지 늘리며 더욱 공격적인 R&D투자를 하고 있다.
또 풍부한 현금으로 05년 미국의 바이오벤처인 시릭스, 08년 밀레니엄 인수를 통해 파이프라인을 확보하며 성장을 위한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제약사끼리 M&A는 큰 시너지가 발생하기 힘든 구조라는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의견이다. 대부분의 제약사가 제네릭 위주의 성장전략을 취했기 때문에 품목 포트폴리오가 겹치는 부분이 많아 인수시 메리트가 없기 때문.
그간 국내서 크고 작은 제약사 M&A가 있었지만 실질적으로 의미있는 M&A는 전문의약품 위주의 SK케미칼과 혈액제제와 백신위주의 동신제약간의 합병뿐이었다.
하지만 상위사끼리의 M&A는 시너지가 충분히 발생할것으로 본다. 특히 녹십자와 LG생명과학의 행보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 녹십자는 혈액제제와 백신제제에 특화돼 있기 때문에 타 제약사와 품목이 거의 겹치지 않고 LG생명과학은 R&D능력과 수출에 강점이 있기 때문이다.
이밖에 동아제약은 국내 영업력 및 안정적인 포트폴리오에, 한미약품은 개량신약 개발능력에 강점이 있기 때문에 상위사간의 M&A가 발생한다면 시너지는 클것으로 분석된다.
동아제약의 경우 최근 탄탄한 내수영업을 기반으로 cGMP시설을 갖춘 삼천리제약과 M&A에 성공했으며 GSK와의 제휴를 통해 한단계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국적제약사에게 한국은 매력적인 시장으로 평가된다. 의약품성장률이 높아 브릭스, 멕시코, 터키와 함께 파머징 7개국에 포함될 정도다.
특히 최근 신약중심의 다국적 제약사마저 매출정체에 대한 해결책으로 제네릭 시장에 진출하고 있어 국내업체와 제휴의 필요성은 커진 상황이다.
제휴를 통해 다국적제약사는 국내제약사의 영업망을 이용해 시장지배력을 강화하고 국내제약사는 오리지널 의약품의 판매 및 R&D협력, 지분투자를 통한 자금확보 등의 이익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