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05 (목)

  • 구름많음동두천 20.9℃
  • 구름조금강릉 22.7℃
  • 흐림서울 21.7℃
  • 맑음대전 24.6℃
  • 맑음대구 25.7℃
  • 구름조금울산 23.8℃
  • 맑음광주 23.4℃
  • 구름조금부산 25.1℃
  • 맑음고창 23.7℃
  • 구름많음제주 23.0℃
  • 구름많음강화 21.1℃
  • 구름조금보은 22.0℃
  • 맑음금산 23.5℃
  • 구름조금강진군 24.4℃
  • 구름조금경주시 25.0℃
  • 구름조금거제 24.9℃
기상청 제공

기관/단체

상반기 의료계, 낙태 고발·카바수술 등 사회적 파란

[기획下]의협, 감사자료 외부유출·횡령의혹 ‘망신살’

올 상반기 의료계는 각종 법령 개정에 따른 혼란 뿐 아니라 내부적인 갈등 요소가 밖으로 표출 돼 사회적인 논란으로까지 비화되는 일이 여느 해 보다 많았다.

특히 음지에 가려져 의료계의 묵시적 동의하에 공공연히 자행돼 왔던 불법낙태수술의 경우 프로라이프의사회의 고발로 주춤하는가하면 인공임신 중절수술의 결정주체와 그 허용 범위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기도 했다.

이와 함께 심장판막수술의 대가 송명근 교수의 카바수술의 안전성이, 이에 대한 부작용을 논문으로 발표한 동료 교수진들의 해임으로 다시 한 번 주목받으며 도마 위에 올랐다.

의료계 내부에서도 크고 작은 논란과 사건은 끊임없이 이어졌다. 특히 대한의사협회 경만호 회장이 정기대의원총회를 앞두고 내부 감사자료가 외부로 유출, 횡령의혹이 불거지며 한바탕 홍역을 치렀던 것이 대표적 사건이다.

상반기 의료계를 후끈 달군 굵직한 사건들을 되짚어 봤다.


◆수면 위로 드러난 불법낙태 실태

낙태허용에 관한 논쟁은 사실 어제 오늘일은 아니다. 그러나 일선 의료현장에 있던 산부인과 의사들을 주축으로 이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 불법 낙태수술을 시행한 동료의사들을 고발 조치하는 사태로 이어져 사회적 파장이 컸다.

‘이 땅에서 낙태수술을 전면 금지시키겠다’는 취지로 진행된 프로라이프의사회의 불법 낙태수술 산부인과의원 고발 사건은 결국 검찰의 약식기소로 일단락됨에 따라 실효성을 거두지 못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그러나 이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사회적 이슈로 부각시키는 촉매기전이 됐다는 점에서는 큰 의미가 있다.

이후 보건복지부는 불법적 인공임신 중절광고 단속을 비롯해 실명신고 원칙과 미혼모 가정에 대한 지원책을 골자로 한 불법인공임신중절 예방 종합계획을 발표하고 129 신고센터를 개설, 총체적 대책마련에 나선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낙태와 관련해 의료계는 무조건적인 찬성과 반대로 첨예하게 엇갈리면서 방어책 마련에 나섰다. 의료계는 현재 기존 낙태법이 실제 의료상황과 대치된다는 점을 내세워, 이에 대한 합리적 방안을 도출하고자 낙태허용 범위를 구체화한 모자보건법 개정을 추진 중에 있다.

그럼에도 낙태를 바라보는 의료계 각 이해당사자들 간 시각차가 좁혀질 기미를 보이지 않음에 따라 합의점 마련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이에 대한 정부의 대응도 하반기 주목할 대목이다.


◆카바수술 안전성 논란, 종지부는 언제쯤?

두 교수의 해임사태로 불이 붙기 시작한 심장 판막수술의 세계적인 대가로 불리는 건국대병원 송명근 교수의 종합적 대동맥근부 및 판막성형(CARVAR)수술의 안전성 논란은 ‘송명근 교수vs한국보건의료연구원’의 진실공방으로까지 번져나갔다.

사실 카바수술의 안전성 논란은 송명근 교수가 이 수술법을 처음 선 보였던 수해 전부터 학계를 중심으로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그러나 올 초 불거진 논란은 예전과는 달랐다. 근거의료중심으로 신의료기술을 평가한다는 한국보건의료연구원(원장 허대석)이 카바(CARVAR)수술이 안전성에 치명적인 문제점이 있으니 연구원 측의 최종평가가 이루어 질 때 까지 시술을 잠정 중단할 것을 권고한다는 의견서를 복지부에 제출한 것이다.

물론 이는 여느 신의료기술 평가에 있어서 도출 될 수 있는 의견이었다. 그렇지만 카바수술의 경우 시술자인 송 교수가 부작용에 대한 사례를 공식적으로 부인해 왔고 이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 왔었기에 그 파장이 클 수밖에 없었다.

더욱이 여기에 대한심장학회가 가세, 송명근 교수가 유럽흉부외과학회에 카바수술에 대한 논문을 조작, 발표하고 여러 학회에 이중 게재했다는 항간의 의혹을 뒷받침하는 근거자료를 제시해 사태는 더욱 복잡하게 전개되었다.

현재 카바수술 안전성의 논란은 현재 보건연이 이에 대한 최종 연구결과를 도출할 때 까지는 시술의 중단 등의 어떠한 결정도 내릴 수 없다는 복지부의 판단에 따라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말 그래도 잠시 잦아든 것뿐이므로 언제든 송 교수 카바수술의 안전성은 도마위에 오를 수 있다. 올 하반기에는 보건연의 카바수술 안전성에 대한 최종 연구결과가 도출되어 그 동안의 논란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지 자못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의협, 외부 감사자료 유출 · 경만호 회장 횡령의혹으로 “망신살”

의료계 내부에서도 크고 작은 논란과 사건은 끊임없이 이어졌다. 특히 대한의사협회 경만호 회장이 정기대의원총회를 앞두고 내부 감사자료가 외부로 유출, 횡령의혹이 불거지며 한바탕 홍역을 치렀던 것이 대표적 사건이다.

이번 감사자료의 외부 유출은 경만호 회장이 의협의 외부용역연구비 집행자금 중 1억 원을 용역연구책임자의 입금통장을 거쳐 의협회장인 자신의 통장으로 전달받았다는 내용이 담겨져 있어 더욱 큰 파문을 몰고 왔다.

경 회장은 이 후 대의원정기총회에서 회계운영 과정상 미숙한 업무처리로 불거진 일 일뿐 개인적인 용도로 쓰기위한 돈이 아니었다고 항변하며 회원들에 사과해 내부적으로는 이번 사태를 마무리 지었지만 전국의사총연합이 고발조치해 외부적으로는 법의 심판을 앞두고 있다.

의협 경만호 집행부는 이번 사건을 통해 그 존립 자체를 위협할 수 있는 치부를 밖으로 드러내며 갈등요소의 내부봉합에 실패, 앞으로의 남은 임기 2년 동안 회무추진에 있어 험난한 가시밭길을 예고하고 있다.

경 회장은 이 후 의협 집행부의 소폭 인사단행을 통해 감사자료 유출과 고소고발로 얼룩져 침체된 분위기의 반전을 노리고 있지만 가뜩이나 민감한 사안인 공적자금의 횡령의혹이라는 꼬리표를 달게 돼 취임 당시의 신임도를 되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