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하반기 제네릭 시장의 돌풍이 예고되고 있지만 약가인하 정책이 여전히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와함께 국내 제약사의 도입 품목이 특허 만료됨으로써 타격을 직접적으로 입을 뿐만 아니라 국내사간 경쟁도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22일 신한증권 업종별 전망 자료에 따르면, 제약사 주요업체의 3분기 누적 실적은 신종플루백신 매출이 1분기에 반영된 녹십자를 제외하면 분기 매출액 천억원 이상의 상위업체중 두자리수 외형 성장을 기록한 업체는 종근당과 대웅제약 뿐이었다.
이는 정부의 규제로 영업활동이 위축됐으며 뚜렷한 대형 신제품 출시도 없었기 때문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소형업체는 활발한 영업으로 상대적으로 높은 외형 성장을 보였다. 외형 부진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 증가는 상대적으로 높았는데 이는 대부분의 업체가 정부의 규제로 판매 관련 비용을 큰 폭으로 줄였기 때문이다.
2010년 초반부터 일반의약품 급여 타당성 평가 계획을 시작으로 의약품 거래 및 약가 제도 투명화 방안 등 많은 정부의 정책들이 쏟아져 나왔다. 10월에는 시장형 실거래가제도가 시행됐으며 곧 쌍벌제도 시행될 예정이다.
정부는 제약업체에게 리베이트에 의존하는 유통구조를 개선하고 연구개발에 좀더 힘을 쏟아 경쟁력 있는 품목으로 해외진출을 독려하고 있다.
정부의 리베이트 규제와 신규 대형 품목의 부재로 원외처방시장은 성장세가 확연히 꺽이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2010년 1분기까지는 신종플루의 영향으로 양호한 증가세를 보여줬으나 원외처방 조제액 증가율은 2분기 6.4% 증가에 그쳤으며 3분기에는 역신장했다.
브랜드 파워와 영업력을 앞세운 상위업체가 대부분 높은 성장을 구가해왔으나 2009년 10월부터 점유율이 떨어지기 시작해 2010년 6월에는 전년동기대비 2.1%p나 감소했다. 그 빈자리를 국내 소형업체가 치고 올라와서 2010년 4월 국내 30위 미만의 소형업체 점유율은 전년동기대비 1.9%p 증가했다.
이는 상위업체의 영업 위축을 틈타 중소업체가 제네릭 시장 줌심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기 때문으로 분석되는데, 2010년 국내 제약시장은 이례적으로 외자업체의 안정적인 성장과 국내 영세업체의 점유율 상승이 두드러진 한해였다.
2010년 상반기 EDI 청구 금액에서도 상위업체의 부진과 중소형업체의 높은 성장이 나타나고 있다. 대웅제약, 동아제약 등 대형업체의 2010년 상반기 EDI 청구 금액 증가율은 3.5%에 불과한데 반해 신풍제약, 제일약품 등 중형업체의 증가율은 12.3%, 한림제약, 동화약품 등 소형업체는 전년동기대비 18.3%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업체의 신약개발 능력이 많이 향상됐지만 여전히 국내 제약업체의 가장 큰 성장 동력은 특허만료 의약품을 대상으로 개량신약이나 제네릭으로 꼽힌다. 2009년 2010년 상반기에는 대형 품목의 특허만료가 상대적으로 적어 2010년 국내 제약업체의 외형 부진의 한 요인이 됐다.
2010년 하반기부터 2011년에는 헵세라, 아프로벨, 디오반 등 대형품목의 특허 만료가 예정돼 있어 신규 제네릭 시장 규모는 다시 확대될 전망이다.
그러나 2004년 오리지널이 80%까지 받았던 퍼스트 제네릭의 약가는 2007년 68%, 2010년에는 실질적으로 54%까지 떨어져 제네릭 품목의 수익성은 예전만 못할 것으로 보여진다.
제네릭 시장에 있어서 더 큰 문제는 2010년 특허 만료된 가나톤, 메로펜, 오팔몬과 2011년 특허 만료되는 가스모틴은 국내 제약사가 도입한 품목이라 이제는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 만료가 다국적 제약사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또한 국내업체의 제네릭 위력을 실감한 다국적제약사는 국내 제약업체와의 코프모션 확대 등으로 특허 만료 오리지널의 시장점유율을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어 예전과 같은 제네릭의 고성장은 점차 어려워지고 있는 실정.
제약업체의 R&D투자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도 수익성 개선에는 다소 걸림돌이 되고 있다. 2004년 매출액 대비 8.1%였던 R&D 투자는 2009년 9.1%로 확대됐으며 2010년 상반기 상위업체의 R&D 투자는 전년동기대비 18.9% 증가한 1700억원을 기록했다.
제약업체의 이상적인 수익성 개선의 모습은 판관비는 감소하고 R&D 투자가 확대되는 것인데 차별성을 가지는 품목이 많지 않아 어려운 상황이다.
한편 2009년 1분기 고점을 기록했던 주요 환율은 점차 하향 안정화되고 있어 수출 규모보다 수입 규모가 큰 국내업체에게는 수익성에 다소 도움이 될것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2008년의 환율 수준보다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환율 하락에도 불구하고 실제 상위업체의 매출원가율은 높아지고 있다. 2009년 3분기 46.2%였던 상위 5개 업체의 합산 매출원가율은 2010년 3분기 48.7%까지 높아져 최근 들어 활발한 다국적제약사와의 코프로모션에 따른 상품 매출 비중 확대의 영향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