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십자가 슈퍼박테리아를 치료할 수 있는 슈퍼항생제 개발에 나선다.
녹십자(대표 이병건)는 21일 본사 목암빌딩에서 일본 아리젠社와 슈퍼항생제 ‘WAP-8294A2’에 대한 국내 임상 및 독점공급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다.
올 상반기에 아리젠社 주관으로 미국에서 ‘WAP-8294A2’ 임상1상이 진행될 예정인데, 녹십자는 단독 임상 2상과 이어질 다국가 임상3상에 참여함으로써 슈퍼항생제 개발에 본격적으로 합류하게 된다.
‘WAP-8294A2’는 슈퍼박테리아 MRSA(메타실린 내성 포도상구균)을 비롯 VRSA(반코마이신 내성 황성포도상구균)을 치료할 수 있는 슈퍼항생제다. 비임상 결과 현존하는 최후의 항생제로 일컬어지는 반코마이신보다 약 10~30배의 강력한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기존 항생제와 화학적 구조가 달라 교차 내성이 없으며, 기존 항생제가 12시간에서 24시간 후에 효력을 발휘하는 반면 ‘WAP-8294A2’는 30분 이내에 효력을 발휘하기 때문에 보다 빠르고 효과적으로 슈퍼박테리아 치료가 가능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14일간 투여해야 하는 기존 항생제와 달리 ‘WAP-8294A2’는 약 1주일 투여만으로도 효과가 나타나 치료효과가 높아지고 환자의 편의성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개발본부장인 이성열 상무는 “‘WAP-8294A2’는 현재 개발중인 MRSA용 항생제 중 가장 강력한 효과를 갖고 있는 물질로서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는 MRSA 치료에 새로운 장을 열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녹십자와 아리젠은 한국과 일본의 수익에 대해 상호 로열티를 지급하는 새로운 형태의 비즈니스모델을 창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 국립 질병통제예방센터가 미국의학협회 저널에 실은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06년 한해동안 약 10만명이 MRSA에 감염됐으며 이중 약 2만여명이 사망했다. 이는 같은 해 에이즈로 인한 미국의 사망자 1만7000명보다 2000명이나 많은 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