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편의점 판매 결정을 두고 국민은 환영을, 약사들은 거센 반대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부와 대한약사회가 이르면 내년 8월부터 24시간 운영되는 편의점에 한해 감기약 등 필수상비약을 판매토록 합의한데 대해 약사들이 반발하고 있다.
대한약사회가 지난달 보건복지부와 전향적 협의 의사를 밝힌지 딱 한 달만의 일이다.
지난달 2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회의 안건에 상정될 예정이던 슈퍼판매 관련 약사법 개정안이 막판 제외되면서 폭발된 여론의 비판에 부담을 느낀 대한약사회가 결국 포기의사를 내비친 것과 다름없는 셈이다.
이를 두고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를 중심으로 한 국민여론은 환영의 뜻을 보이는 반면, 지역 약사회는 즉각 반대 성명을 내고 대한약사회 집행부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한 트위터리안은 “가정상비약 편의점 판매를 극력 반대하며 국회 보건복지의원들을 압박하고 로비하던 약사회가 국민들의 지속적이고도 강력한 비판에 굴복했다”며 “약사법 개정과정을 주시하면서 입법의 진정한 민주화 모습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른 트위터리안은 “상비약 편의점 판매 대환영한다. 약 오남용 및 부작용을 이유로 반대하기 보다 국민 편의를 더 배려해 달라. 국민은 자기 밥그릇만 챙기려는 직업군 다 꿰뚫어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각 지역 약사회는 발표직후 강력한 반대의사를 담은 성명서를 발표하는 한편, 김구 회장을 비롯한 집행부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서울시약사회는 성명서를 통해 “서울시약사회 이사 일동은 현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약사법 개정안에 대해 어떠한 압박에도 무릅쓰고 절대 반대한다”며 “국민불편 해소방안이라는 미명 하에 약사직능을 무참히 짓밟는 정책도입에 대해 절대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서울시약사회는 “대한약사회는 어떠한 경우에도 약사 본연의 직능이 훼손되지 않고 약사의 의무를 충실하게 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기도약사회 비상대책위원회는 23일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26일 긴습이사회를 개최해 김구 회장 불신임안 상정을 안건으로 상정하기로 결정했다.
비대위는 성명서를 통해 “김구 집행부와 복지부 간 이뤄진 밀실야합은 결단코 인정할 수 없고 회원들의 등에 비수를 꽂은 김구 회장과 집행부는 즉각 사죄하고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비대위는 “김구 집행부가 회원들과 분회장들을 기만한 것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와 함께 관계자 처벌을 강력히 요구한다”며 “우리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우리는 극한투쟁도 불사할 것이며 그로 인한 모든 책임 또한 김구 회장과 집행부에 있음을 밝힌다”고 말했다.
약사의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이하 약준모)도 김구 회장의 사퇴와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촉구했다.
약준모는 “6만 약사의 뜻을 거스른 김구 이하 약사회 집행부는 즉각 사퇴하고 전 회원의 뜻을 모을 수 있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며 "만일 또 다시 약사회 집행부가 회원들의 뜻을 거부하고 자리보전에 연연한다면 우리는 즉각 그들의 강제 퇴출을 위해 행동에 돌입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약준모는 “이 문제가 단지 약사와 정부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건강에 직결된 문제임을 감안해 협의가 필요하다면 책임 있는 단체들을 포괄해 새로운 협의체를 구성해야 한다”고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