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구 약사회 회장이 운영하는 약국도 무자격자가 약을 판매하는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전의총이 약 소매상으로 전락한 약사 직능이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해 파장이 예상된다.
전국의사총연합(대표 노환규)은 29일 '약사가 과연 필요한 직능인지 약사가 답할 때다"라는 성명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전의총은 "어제 약준모 소속 약사들은 대한약사회장이 운영하는 약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무자격자가 약을 판매하고 있는 현장을 찍은 동영상을 공개했다"며 "이들이 공개한 동영상에는 김구 대한약사회장이 운영하는 약국에서 무자격자가 "콧물만? 알러지나 비염은?"이라고 물으면서 "하루 두 알 먹으라"는 문진(問診)과 투약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불법행위 장면은 전혀 낯설지 않다"며 "무위로 조사한 전국의 약국 두 곳 중 한 곳에서 무자격자가 약을 판매하는 불법을 저지르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대한약사회장이 운영하고 있는 약국에서조차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은 약사들 스스로 무자격자에 의한 약의 판매를 잘못된 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약사회가 안전성을 운운하면서 일반약의 수퍼판매를 거세게 반대했으니 코미디 중의 상코미디"라고 일침을 가했다.
전의총은 "2000년 의약분업 이후 개정된 법률에 의해 약사도 문진을 해서는 안 된다"며 "이것이 진료와 투약을 구분해 놓은 의약분업의 대원칙"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약사라는 직능이 해야 할 일은 ‘의사의 처방대로 약을 조제하는 업무’와 ‘복약지도’ 그리고 ‘환자가 달라는 일반약의 판매’ 오직 이 세 가지"라며 "‘의사의 처방대로 약을 조제하는 업무’는 이미 사람이 아닌 기계가 하고 있으며, ‘복약지도’는 거의 대부분의 약국에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하루 몇 알 드시라는 것을 복약지도라고 한다면 그것은 처방전에 이미 나와 있다"며 "이번 약준모가 공개한 동영상에서 드러나듯이 ‘환자가 달라는 일반약의 판매’는 무자격자가 해도 무방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전의총은 "대한약사회장 스스로 이미 입증하고 있으며, 약사의 존재 이유는 과연 무엇인가?"라고 약사회에 반문했다.
이어, "이번 사건은 약사라는 직능의 존재 이유 그 자체에 대한 의문을 던지고 있다"며 "약국에서 무자격자들이 약사 행위를 하는 이러한 불법행위가 만연한다면 국민은 약사를 약을 판매하는 약 소매상으로 여기게 될 것이고 약사라는 직능의 존재이유에 대해 의문을 품게 될 것"이라고 약사직능의 무용론을 펼쳤다.
전의총은 "약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불법행위를 고발한 전의총의 고발에 대해 약사회는 반성과 감사를 표하기는커녕 ‘약사 직역을 흠집내기 위한 도발’이라고 반발했다"면서 "이번 약사들에 의한 대한약사회장의 불법행위 고발에 대해서는 무엇이라 할 것인가. 약국 불법행위를 고발한 의사단체에 대해 2배수로 고발하겠다고 공식적으로 협박한 대한약사회가 이번에 고발한 약사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우리는 지켜볼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