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방송된 ‘생방송 심야토론’이 논란이다. 특히 방청객 패널로 출연한 김선민 심사평가원 상근평가위원의 발언에 의료계가 반발하고 있다.
전국의사총연합은 8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보내는 공개항의서한을 통해 김선민 심사평가원 상근평가위원이 사실을 조작하고 호도해 의사 직종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항의와 함께 정정보도를 요청했다.
전의총은 지난 토론에서 심평원 김선민 위원이 첫 번째 발언의 내용과 발언 중 인용한 두 개의 그래프 자료에 대한 심각한 오류, 그리고 왜곡된 논지를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하는 등의 모습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우선 의료의 비용과 질의 상관관계에 대한 그래프에서 나타난 수정자국을 지적했는데 1996년 세계 보건기구(WHO) 보고서의 내용을 왜곡해 마치 확립된 사실인 것처럼 설명했다는 것으로(사진 좌측 그림) 원 저자는 의료의 비용과 질에 대한 세 가지의 가설을 ‘제안(suggestion)’했으며 그 중 가장 가능성 높은 것을 ‘inverted U’ 분포로 제안하였을 뿐이라는 것이다.
동일한 주제에 관해 본 보고서를 제외한 다른 논문과 발표자료에도 ‘비용과 질에는 뚜렷한 상관관계는 없다’는 내용이 대부분인데 김선민 위원은 보건분야의 전문가로서 위 내용을 충분히 숙지하고 있음에도 이것이 마치 확립된 학설인 것처럼 호도해 발표했다고 덧붙였다.
또 원래 그래프와는 다르게 비용이 증가할수록 의료의 질이 급격하게 감소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미리 준비한 그림을 화이트로 지우고 새로 곡선을 그려 넣었다고 주장했는데 비용이 증가할수록 질이 지속적인 정비례 관계라는 선을 사전에 미리 그어놓고 의협의 주장이라고 호도했다고 밝혔다.
전의총은 의협에서는 단 한번도 비용과 의료의 질이 직선적인 정비례의 관계라는 주장을 한적이 없으며 그릇된 자료를 방송 전에 사전 준비해 온 것은 공영방송을 자신의 그릇된 주장을 펴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고자 준비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이 이 그래프에서 어느 지점에 있는지는 정확히 모르나’라고 명시한 뒤에도 ‘마치’ 한국이 자원을 투자하면 질이 떨어지는 소위 ‘상위 임계점’에 있는 상태인 양 가정하고 설명했다며, 한국의 GDP 대비 국민 의료비 지출은 6.9% 로서 OCED 평균인 9.6%와 비교하면 71%에 불과하고 한국이 제시된 그래프에서 상위 임계점을 넘은 지점이 아닌 것은 명백한 사실인데 오히려 의료비가 상승하면 질이 상승한다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전의총은 보건 전문가로서 이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며 발언 전에 미리 “어느 지점인지는 모른다”라고 말하고 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치 자원을 더 투자하면 질이 떨어지는 지점에 있는 것인 양 허위 사실을 발설하는 것은 역시 연구자로서의 양심이 결여됐음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급성 심혈관계 질환 위험보정 생존율 그래프’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는데 그래프 아래에 출처(김윤, 보건행정학회지 2010년)를 밝혔으나 출처가 된 원 자료에 제시된 그래프는 김선민 의원이 제시한 그래프와 크게 다르다고 지적했다.
제시한 출처가 잘못되었거나 제시한 출처가 맞다면 자료의 심각한 훼손과 오용이라는 것이다.
또 “통계적인 의의가 없다”라고 말한 뒤에도 마치 역 상관성을 띈다는 것처럼 자의적으로 해석한 뒤 그래프상에 빨간색 동그라미를 그려 설명했다고 밝혔는데 이 역시 사전에 준비한 자료로 전문 연구자로서의 양식과 양심을 의심케 하며 고의적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하는데 KBS를 수단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의도가 뚜렷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입원기간이 길어지면 “방사능에 노출된다”는 그 어떤 의학적 근거도 없는 낭설을 마치 사실인 양 공영방송에서 발언하고, 본 연구자는 방송 서두에 ‘가정의학과 전문의’임을 밝혔는데 이러한 근거도 없는 발언으로 전국의 가정의학과 의사들의 명예도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에 앞서 지난 4일 심사평가원은 김선민 상근평가위원이 제시한 ‘질과 비용의 상관관계’ 그래프에 희미하게 나타난 수정자국에 대해 해명했다.
보건의료서비스의 질은 비용의 증가에 따라 높아지다가(우상향 그래프) 일정한 수준이 지나면 비용이 늘어도 오히려 질은 떨어지게 되는데(우하향 그래프) 이 자료는 서울대 의대 의료관리학교실이 1996년 세계보건기구(WHO) 보고서를 번역한 ‘의료의 질 개념과 방법론’에 실려 있는 내용이라고 밝혔다.
또 이 자료를 방송용 판넬로 제작하는 과정에서 우하향 없이 우상향하는 것으로 잘못 프린트 됐다며 방송에서 보여준 판넬은 이러한 제작상의 오류를 방송 시작 직전 현장에서 발견해 화이트로 수정해 바로잡았던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