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비는 낮추면서 의료산업 발전에 있어서는 상생의 구조를 마련하겠다”
대한병원협회가 아시아 최대 규모의 국제병원경영학술대회인 ‘2012 KOREA HEALTH CONGRESS(KHC)’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이와 같이 밝혔다.
병협이 처음으로 만들어낸 용어라는 '의료생태계'에 대해 정리하면 '의료에 있어 공급자와 수요자가 함께 상생하는 수평적 생태계'를 말한다.
이왕준 사무총장은 이에 대해 설명하면서 아이폰을 예로 들었다. “아이폰 출시 이후 몇년동안 굉장한 반향이 있었다”라며 “그러한 변화를 말하는데 가장 많이 나오는 단어가 에코시스템이라는 것.
특히 다른 분야에선 산업계 새로운 동향을 이야기하는데 보편적으로 쓰인다고 설명했다. 즉 산업계가 먹이 사슬 같은 수직적 형태가 아닌 수평적 생태계라는 것이다.
또 “의료계 역시 공급자와 환자만 존재하는게 아니라 정부와 다른 산업분야 등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이 존재한다”며 “정부와 병원, 보험자와 공급자 등이 대립하는 관계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사회가 고령화로 진입하면서 의료가 이 상태로 유지·가능한가에 대해 고민하고 유지가능성을 높이고 시너지 효과를 발생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말했다.
또 “항상 정부가 공급자를 바라볼 때 억눌러야 하는 존재로 봐서는 안된다”라며 “소비자와 공급자도 마찬가지로 서로가 상생적 공동체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더 나아가서 의료구조에 대해 “1,2,3차 의료기관간 대립과 여러 의료 내 대립 등에 대해 논의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차기정부의 과제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에는 세계적인 석학 21명을 비롯해 아시아, 북미, 유럽 등지에서 모인 3000여명 이상의 병원경영관리자들이 모였다.
행사 대회장을 맡고 있는 김윤수 병협 회장은 “행사를 개최하기에 앞서 외국의 여러 학술대회를 다니면서 이제 병원의 패러다임을 국내에만 국한시킬 게 아니라 글로벌 시대에 맞춰 확대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다른 나라들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정부나 국민 입장에서는)의료비를 줄이려고 하고 병원들은 병원비를 더 받으려고 하는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고 말했다.
의료비 증가에 따른 재정위기현상은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라는 것.
특히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학술대회에서는 세계 각국의 의사들이 모인 가운데 포괄수가제에 대한 이야기가 주제로 나와서 좌장이 한국상황에 대해 물어봤다고 전했다. 이에 다소 당환항 김윤수 회장은 “좀 더 진전이 되면 다시와서 보고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한병협회장이 느낀 것은 이제 우리나라의 병원실무자들도 세계적인 의료의 추세를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그러한 생각이 이렇게 KHC를 국제학술대회로 발돋움하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또 “실무자들에게 병원홍보와 전략 등 다 방면에 대한 교육을 펼치는 등 해가 갈수록 더욱 발전된 모습을 보이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어 이번 행사의 조직위원장인 이철 연세대 의무부총장은 “이번 행사는 각 병원 관계자들의 참석을 독려하지도 않았으나 많은 이들이 자발적으로 회비를 내고 참여했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철 위원장 역시 2주전 로마에서 열린 세계병원장 모임에 참석했다고 전하며 “많은 국가들이 진료비로 인해 병원공급자와 수요자의 갈등을 겪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이 위원장이 생각해낸 것 역시 ‘상생’이었다.
이 위원장은 “삼성 스마트폰이나 현대자동차처럼 의료산업 역시 우리나라의 대표적 브랜드로 만들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또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이 많이 높아져 이번 행사의 연자를 초청할 때도 대부분 수락을 해줬다”고 전했다. 그만큼 한국의 발전과 과학기술의 우수성이 널리 알려졌다는 것.
한편 이왕준 대회 사무총장은 “KHC가 이렇게 글로벌 컨퍼런스로 모양을 바꿔 개최한지 이제 3년째”라며 “첫해에는 충분히 인지도가 확보되지 않아 해외 연자를 모시는 것도 힘들었지만 2년을 경과하면서 명실상부한 국제대회로 거듭났다”고 밝혔다.
특히 “작년에 초청한 해외연자들은 세계적으로 너무나 너무 유명한 인사들이어서 작년 레퍼런스를 본 사람들이 금년 행사에는 다 오고 싶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자부심을 나타냈다.
이 사무총장은 이번 대회는 “스페셜 세션까지 총 25개의 세션이 마련됐다”며 다음과 같이 행사취지와 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새로운 화두 ‘상생하는 의료생태계 창조’
2012khc의 특징과 중심은 병원의 생존과 병원경영혁신이다. 건강보험재정안정화와 의료비용절감이라는 세계적인 추세에 따라 해외보건동향을 살펴봄으로써 국내 의료의 방향을 미리 예측한다는 것.
첫 번째 기조연설자로 나서는 영국의 로버트 나일러 런던대학병원장의 ‘생존가능한 병원경영혁신’ 및 두 번째 기조연설자인 일본 나오키 이케가미 게이오의대 교수의 ‘의료수가개선을 통한 비용 절감’은 승자독식 형태의 경쟁구도가 아닌 정부와 의료계, 산업들이 공존하는 의료환경이 무엇인지를 전하며 상생하는 의료생태계를 창조하는 방법 등을 우리에게 전달할 것이다.
국가 경제가 보건의료에 미치는 영향
영국 NHS 사무총장을 지낸 마크 브리트넬 KPMG헬스케어 대표가 영국 의료계의 경험을 바탕으로 경제위기가 보건의료에 미치는 영향을 전달할 예정이다.
대선과 보건의료 정책
당초 병협의 계획은 대선시기인 지금 후보 3인을 초청해 보건·복지 정책을 이슈화하는 세션을 마련해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이었다. 현직 이탈리아 이그나지오 마리노 상원의원은 이번 대회에서 대선과 보건의료정책의 연관성과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할 예정이다. 한편 병협은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후보의 보건의료공약을 들어볼 수 있었던 기회를 각 당의 사정으로 놓쳐 아쉬움을 나타냈다.
서비스 디자인과 의료IT융합
이밖에도 매년 KHC를 통해 지속적으로 소개되고 있는 분야가 바로 서비스 디자인과 의료 IT융합이다. 이번 대회에서는 해외 유명병원들의 사례를 통해 병원경영의 세게적 동향을 파악할 수 있다. 특히 “세계적인 디자인 업체인 IDEO가 이야기하는 헬스케어 서비스 디자인에 대한 사고의 틀을 깰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될 것”이라는게 대회 관계자의 설명이다.
의료산업의 새로운 트렌드 모색
학술대회와 함께 그랜드힐튼호텔 컨벤션센터 1층 전시홀에서 24일부터 25일까지 개최되는 ‘병원의료산업전시회’는 “KHC의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할 것”이라는게 대회관계자의 설명이다.
지난 2011년 지식경제부로부터 국제인증전시회로 인증받아 올해로 10회째를 맡고 있는 전시회에는 작년보다 더 많은 업체들이 참여해 총 90여개의 부스를 열고 새로운 자사의 의료제품을 선보일 예정에 있어 의료산업의 트렌드를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