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대한한의사협회의 영문 명칭을 현행 ‘The Association of Korean Oriental Medicine’에서 ‘The Association of Korean Medicine(AKOM)’으로 변경하는 것에 대해 문제가 없다는 판결을 내려 논란이 예상된다.
서울남부지방법원 제51민사부(재판장 한창훈 판사, 오흥록 판사, 이주연 판사)는 지난 6일 대한의사협회가 제기한 ‘대한한의사협회 영문명칭 사용금지 가처분 신청’ 판결에서 “대한의사협회의 주장은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고 판결했다.
앞서 대한의사협회는 대한한의사협회가 변경하고자 하는 영문명칭 ‘The Association of Korean Medicine(AKOM)’이 ‘Korean Medical Association(KMA)'와 오인 또는 혼동의 우려가 있다며 사용금지 가처분을 법원에 신청한 바 있다.
법원은 “의협은 ‘누구든지 부정한 목적으로 타인의 영업으로 오인할 수 있는 상호를 사용하지 못한다’는 내용의 상법 제23조 제1항 규정을 근거로 사용금지 가처분을 신청했으나 한의협은 상인이 아니며 따라서 한의협의 영문명칭을 상호라고 볼 수 없다고 이유를 밝혔다.
또 한의협의 영문명칭 변경이 ‘타인의 영업임을 표시하는 표지와 동일 또는 유사한 것을 사용해 타인의 영업상 시설 또는 활동과 혼동을 일으키게 하면 안된다’는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항을 위배한다는 의협의 주장에 대해서도 “한의협이 영문명칭을 ‘The Association of Korean Medicine(AKOM)’으로 변경하는 것은 영업주체 혼동행위에 해당되지 않으며, 따라서 의협은 한의협에게 영업주체 혼동행위 금지청구권도 가지지 못한다”고 판시했다.
대한한의사협회는 지난 3월11일 개최된 제57회 정기대의원총회에서 한의학 영문 명칭에 대해 논의하고 현재 혼용되고 있는 ‘Korean Oriental Medicine(약칭 KOM)’과 ‘Oriental Medicine(약칭 OM)’을 ‘Korean Medicine(약칭 KM)'으로 변경키로 의결했다. 협회 영문명칭도 ‘The Association of Korean Medicine(AKOM)’으로 변경한 바 있다.
대한한의사협회 김정곤 회장은 “한의학에 대한 주체성을 높이고, 세계 전통의학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유구한 세월을 거치면서 고유의 임상 및 학문체계를 갖추고 있는 한의학과 한의사 단체인 대한한의사협회의 영문명칭을 변경하게 된 것”이라며 “이번 법원 판결은 지극히 당연한 결정이며 향후 한의학과 대한한의사협회 영문명칭 변경 내용을 국내는 물론 해외에도 적극적으로 홍보해 나갈 방침”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