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 보건의료정책에 대해 사립의대 중진 교수들이 심도있게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사립대학교의료원협의회(회장: 서현숙)는 24일 미래의료정책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오제세 국회보건복지위원장과 문정림, 박인숙, 신경림 등 국회의원과 노환규 대한의사협회회장, 김윤수 대한병원협회회장, 서현숙 이화의료원장, 이왕준 명지병원 이사장 이철 연세대 의무부총장 등 내외빈이 참석했다.
또 이기효 건강보험정책연구원장, 지영건 차의과대학 예방의학교수, 이상규 단국의대 예방의학 교수 등 다양한 연자들이 참석해 발표와 토론을 진행했다.
이날 행사는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와 지속가능한 건강보험 체계 (1부), 의료공급체계의 혁신과 맞춤형 질병관리(2부), 보건의료산업의 육성과 고용창출(3부) 등 새정부가 추진해야 할 의료 정책과제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이 오갔다.
이진수 국립암센터 원장은 “건보통계분석 결과, 2003년 기준 암환자에 쓰인 의료비는 8400억인데 반해 감기는 1조3700억으로 감기환자 의료비 지원이 암환자보다 많았다. 이처럼 중증질환에 대한 지원이 적어 많은 사람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오늘 행사에서 4대 중증질환 강화와 건강보험 지속가능성에 대한 논의를 통해 발전을 도모하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기효 건강보험정책연구원장은 “지난 1977년 건강보험제도 도입이후 양적으로는 최대의 성과를 이룩했지만 질적성장은 아직 부족하다. 이제는 보장성과 지속가능성을 합리적으로 높이는 방안을 연구해야 한다. 이를 위해 지불체계에 대한 개선 등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박근혜 당선인의 4대 중증질환 국가 전액보장 공약에 대해서는 “많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4대 중증질환부터 시작해 다른 질환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영인 가톨릭대학교 성바오로병원장은 “현재와 같은 저수가 체제로는 병원들이 진료로 수익을 낼 수 없다. 현재 많은 병원들이 비급여나 진료외 수입으로 근근이 버텨가는 실정이다. 환자안전을 생각하지 않고 무조건 비용만 낮추려고 하면 그 피해는 환자에게 돌아간다”라고 밝혔다. 또 보장성 강화에 대해서도 “새정부가 무조건 몰아붙이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자칫하다간 도덕적 해이와 형평성 문제를 물러올 수 있다. 우선순위를 정해 합리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형선 연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는 새정부 4대 중증질환 국가전액 보장공약에 대해 “다른 나라 사례를 봐도 찾아볼 수 없는 절대 실현 불가능한 공약이다. 박정희 시대 자동차 산업처럼 불균형하게 집중지원해 육성한다고 후광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보장성 강화에는 전적으로 동의하지만 실현가능한 정책을 세워야 한다. 결국 비급여를 급여화 하는 것이 가장 우선이다”라고 밝혔다.
지영건 차의과대학교 예방의학교수는 “국민들이 지역의료기관과 일차의료기관을 먼저 믿고 찾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 이를 무엇보다 합리적인 정부정책을 통해 의료공급체계를 재정비하고 지역의료에 대한 국민의 인식을 개선시키는 노력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상규 단국대 의과대학 교수는 “규제일변도의 정부정책으로는 보건의료산업을 육성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없다. 의료산업에도 경쟁원리를 도입하고 정부지원을 늘리는 등 합리적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 의료계도 리베이트 관행을 없애는 등 투명성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병원관계자들이 모인 이날 행사에서는 대체적으로 정부에서 과감히 규제를 풀고 미래 신성장 동력인 의료산업을 지원·육성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또 저수가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컸다.
이기효 건강보험정책연구원장, 정형선 연세대 교수 등 보건의료정책 전문가들은 4대 중증질환 국가 전액보장과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지속가능성 등 새정부의 정책추진과제에 대한 제언을 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의료계 관계자 약 500여명이 참석해 좌석을 가득 메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