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보건의료계가 최근 부조리척결 서명운동을 벌인지 얼마되지 않은 시점에서 모 대형병원 약제부장이 기록한 리베이트 장부가 SBS보도로 공개돼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SBS가 16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35곳의 제약회사가 이 병원에 약품을 납품하며 제공한 리베이트는 수억원대에 이르며 심지어는 병원장을 비롯 간부들의 생일축하금까지 제공했던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방송에서 이 병원은 제약회사와 약정서를 통해 약품값의 10%를 리베이트로 제공토록 하고 월 처방액의 10%를 찬조금으로 제공한다고 규정한 문서도 함께 공개됐다.
SBS측은 지난해 공단에 청구된 약제비가 6조 6백억원임을 감안할 때 이런 뒷거래 규모는 전국적으로 약 60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추정하기도 했다.
보도에서 병원노조측은 이 병원의 리베이트 규모가 연간 9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주장했고 병원 관계자는 "현금 이외에도 주유권이나 상품권이나 컴퓨터 소모품 같은 것까지 관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번 보도내용이 비록 과거 리베이트의 한 사례이겠지만, 최근 김근태 장관을 비롯해 의료계-약계 등 17개 민·관 보건의료단체장 및 국가청렴위원회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보건의료분야 투명사회협약 체결식’을 개최한 직후라는 점에서 더욱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의약계는 이번 보도로 부조리-부패 척결선언에도 불구하고 관련기관의 보건의료계에 대한 별도 조사 등 파문이 확산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강희종 기자(hjkang@medifonews.com)
2005-0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