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유방암 환자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특히 주목할 것은 50대 이상 폐경 후 유방암 비율이 급증하며 3,40대 젊은 유방암의 비율을 추월한 것인데, 식생활과 생활습관 등의 서구화로 인해 질병 패턴 역시 서구화 추세를 보이는 것이다.
유방암 발병률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의학기술의 발달로 조기발견율이 증가하고 환자의 삶의 질을 지키는 치료방법의 비중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유방암은 갑상선암에 이어 여성암 발병 1위를 차지하는 질환으로 우리나라는 지난 2001년부터 유방암을 5대 암으로 선정하고 표준 암 검진 권고안을 개발해 시행 중이다.
특히 한국유방암학회(회장 윤정한/이사장 송병주)는 지난 2002년부터 유방암백서를 발간하고 핑크리본캠페인 등을 개최하며 유방암 예방과 치료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메디포뉴스는 10월 유방암 예방의 달을 맞아 한국유방암학회 김성원 홍보이사(분당서울대병원 외과 교수)를 만나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핑크리본캠페인은 유방암 인식개선에 주력해 온 것으로 안다. 유방외과 교수들의 내부평가는 어떤가?
캠페인 활성을 비롯한 국가암사업으로 유방암에 대한 인식이 높아져 검진율과 조기진단율이 높아져 치료효과가 점점 좋아지고 있다.
유방암백서의 발간주기가 어떻게 되나? 기획의도와 준비과정에 대해 설명해달라.
지난 2002년 처음 발간을 시작해 이후 2005년, 2008년, 2011년, 그리고 2013년에 발간했다. 기획의도라면 유방암 진료의 표준화된 가이드라인을 만들고자 한 것이다. 의사들이 각각 다른 방법으로 치료하면 불필요한 치료나 검사가 발생할 수 있어 치료의 표준을 만들어 치료성적을 극대화 하려는 것이 기본적 목표다.
올해 백서를 보니 폐경 이후 여성의 유방암발병율이 51.3%을 기록해 처음으로 유방암 발병률을 넘어선 것이라고 하는데, 그동안 우리나라에 젊은 여성의 유방암 발병율이 높았던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나라는 호르몬 치료를 시행하는 것도 원인이 된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유방암 유병률에 있어 젊은 여성과 나이든 여성을 둘로 나누는 이분법적 이해는 곤란하고 출생 코호트라는 개념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구화가 언제 시작됐는지가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지난 1950년대 6.25 전쟁 이후 서구화가 시작됐고 본격적으로 진행된 것은 70년대부터이다. 최근에는 쌀 소비가 감소하고 밀의 소비는 증가하며, 육류 섭취가 증가하는 등 식단 변화도 급격히 이루어졌다. 또 평균 초경 연령도 과거 17살에서 13살로 빨라졌다.
출생 코호트의 개념에 따라 60년대에 출생한 2000년도의 마흔살 여성들과 서구화가 급격히 진행되기 시작한 70년대에 출생한 2010년의 마흔살 여성들은 각기 다른 특성을 보인다.
1940년대에 태어난 여성들과 서구화가 시작된 1970년대에 태어난 여성들을 비교해보면, 당연히 초경이 빠르고 폐경은 늦는 70년도에 태어난 여성들의 유방암 위험이 높을 것이다.
따지고 보면 과거 한국 유방암이 젊은 특성을 보였다는 것도 완전히 맞는 말은 아니다. 우리나라가 서구화되기 이전의 고령층 여성들에게서 유방암이 서구권 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게 발생했다는 표현이 오히려 더 맞는 표현이다.
그렇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젊은 여성들의 발병율이 고령층 여성들보다 높았고 이제 그 젊은 여성들이 고령화되면서 발병율이 높아지는 것이다.
1970년대에 태어난 여성이 서구화 이전보다 위험이 월등히 높다는 것은 맞는 말이다. 나이를 더 먹어갈수록 위험도는 더 높아질 것이다. 그래서 미국의 경우 평균 유방암 발병 평균나이가 60대이고 우리나라는 현재 50대이다. 우리나라도 곧 미국과 비슷해질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다.
유방보존술의 빈도가 2000년 27.9%에서 2011년 65.7%로 2배 이상 늘었고, 유방재건술은 2000년 99건에서 2010년 812건으로 8배 증가했다. 보존술과 재건술이 급증한 원인은 무엇인가?
조기진단으로 보존하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암 덩어리 두께가 얇을수록 보존이 쉽다. 또 삶의 질에 대한 인식이 더 높아져 여성의 상징인 유방을 보존하고 싶어하는 욕구도 높아졌다.
성형술이 증가한 것 역시 조기 진단건수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유방암 3기나 4기에서는 복원수술을 하기 어렵다.
또 최근에 실손보험에서 성형술을 인정해야 한다는 판례가 나와 성형술이 증가했다.
유방보존술 및 재건술이 급여화된다는 이야기도 나오는데?
선별급여를 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하지만 선별급여의 꼼수는 결국 가격을 떨어트리겠다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보건당국의 행태를 보면 선별급여를 하더라도 수가자체를 떨어트릴 가능성이 많다.
백서를 보니 아쉬운 게 두 가지 있다. 2012년 유방암백서를 보면 유방암 발병환자가 2010년 1만 6398건으로 나타나 연 2만건이 눈앞이라고 밝혔다. 자료를 보면 2년마다 발병환자가 업데이트 됐는데, 올해 2013년도 백서를 보면 지난해 발간한 자료와 같다. 2010년 발병률이 가장 최근 업데이트 됐다. 2013년 백서에 2012년 유방암발병률이 들어갔어야 했다고 보는데?
2012년 자료가 없는 것이 좀 아쉽다. 사실 백서가 지금까지 2년에 한번씩 나와 지난해 나왔으니 올해 안나오는 게 맞지만 올해부터는 1년마다 내기로 했다. 그래서 업데이트가 안 된 것이다. 백서는 앞으로 1년마다 내고 진료권고안은 격년으로 낼 예정이다.
뜬금없는 질문인제 일부지만 여성형 유방을 가진 남자들도 유방수술을 한다고 들었다. 남성유방암 건도 있나?
매년 50에서 100건 사이에 남성유방암이 발생한다. 아무래도 남성들이 유방암을 의심하는 경우는 별로 없어 대부분 꽤 병기가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된다. 그러나 남성유방암도 조기진단이 되면 잘 치료될 것이다. 워낙 발생건수가 적어 연구자료가 별로 없다. 남성유방암에 관한 논문도 꽤 많지만 대부분 통계적 큰 의미를 갖지는 않는다.
유방재건술의 건강보험 적용을 놓고, 치료냐 미용이냐 논란이 계속돼왔다. 실손보험은 유방재건술도 보험금 청구가 가능한 것으로 아는데, 건강보험 급여화는 수 년동안 논란이 되고 있다. 복지부는 해주려고 하는 것 같은데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나?
학회에서 건보적용을 반기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학회에서 설문조사를 진행한 적 있는데 많은 수의 환자들이 하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재건수술을 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이 돈이었다.
가격이 다운되면 분명히 환자들은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의사로서 환자를 먼저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당연히 그러한 점에서 환영하다. 다만, 항상 의사의 노동이나 진료의 댓가를 복지부에서 충분히 책정해주지 않는 것이 문제다. 의사의 노동을 제대로 인정해주는 수가가 책정되면 당연히 문제 없을 것이다. 건보적용으로 인해 의사들이 출혈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을 우려한다는 것이다.
최근 폐경 이후 유방암 발병율이 40대 이전 발병율을 넘어섰는데, 갱년기 여성의 호르몬 대체요법과는 관련성이 있나?
호르몬 대체요법이 유방암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지만 5년 이상 호르몬 대체요법을 하면 위험이 1.5배에서 두 배 가까이 증가한다. 결국 유방암 위험인자냐 아니냐의 문제다.
호르몬 대체요법에 있어 외과와 산부인과 생각이 다르다고 보통 생각하는데 사실 전혀 다르지 않다. 호르몬을 오래 먹으면 유방암이 증가한다는 것에는 누구나 동의하지만 약을 먹어도 되나 안되나 하는 문제는 외과와 산부인과의 생각이 다르다. 환자가 아무런 증상이 없는데 10년씩 호르몬을 투여하는 것은 분명 잘못된 것이다.
무엇보다 진료현장에서 호르몬을 처방할 것인가 말 것인가의 문제는 의사가 환자 개개인의 상태를 유심히 관찰하고 선택해야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여성들의 브래지어 착용율이 서구에 비해 유독 높은데 유방암 발병율을 높인다는 연구결과에 대한 학회의 입장은 어떤가?
논란의 가치가 없을 정도로 학회에서는 근거 없는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전체 유방절제술 후 유방재건을 받는 경우 암의 재발생을 진단할 때, 진단율이 떨어져 환자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고 들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한 방법이 있나?
재건을 한다고 재발의 진단이 늦어지거나 더 많이 되거나 하지 않는다. 단 전 절제를 한 경우에도 방사선 치료를 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대부분 진행이 많이 된 유방암이다. 그런 경우에는 즉시 재건술을 하라고 추천하지는 않는다. 전절제한 모든 여성은 수술을 받을 수 없다.
에스트로젠 과다가 유방암 발병과 관련있다고 알려졌는데 콩에 포함된 에스트로젠 유사성분인 이소프라빈은 유방암에 안전하다고 할 수 있나?
콩에 함유된 제니스테인이 에스트로젠과 유사한 효과를 보인다. 이 제니스테인이 적은 용량에서는 오히려 유방암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그래서 동양인이 예방효과가 높다는 연구도 있다.
다만 이 성분을 과량섭취하면 에스트로겐과 똑같이 작용해 위험할 수 있다. 그래서 콩을 농축한 환이나 엑기스는 위험하지만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콩밥이나 두유 등을 통해 섭취하는 것은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
유방재건술을 외과에서 하게 되면 어떤 장점이 있나?
유방외과와 성형외과의 약간의 충돌이 있다. 사실 유방외과 전문의가 유방 성형수술을 못할 이유가 전혀 없다. 유방암을 계속 치료해왔던 의사가 유방성형까지 하면 일관성 측면에서 장점이 있을 것이다. 성형단계에서 성형외과 의사가 개입하면 환자에게 불편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유방재건에 최적화된 유방절제한다는 것이 장점이 있을 것이다.
단 중요한 것은 성형외과 전문의든 유방외과 전문의든 재건수술 트레이닝을 잘 받은 의사가 해야좋다는 것은 불변의 진리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