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 인사청문회가 13일인 오늘 다시 열릴 예정이다.
12일 오전 10시부터 문형표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개최됐다.
하지만 문 후보자가 KDI(한국개발연구원) 재직 당시 사용한 법인카드 내역을 비롯한 증빙자료가 제출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청문회가 정회되고 하루 더 연장하기로 한 것이다.
김용익 민주당 의원은 청문회 시작부터 문형표 후보자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 등 각종 증빙자료제출 미흡을 문제 삼으며 강하게 질타했다.
김 의원은 “문 후보자의 KDI 재직시절 부인과 1년에 780만원에서 4800만원까지 법인카드를 쓴 것으로 나타났는데 그 내역과 개인 신용카드 발급내역 등 증빙서류가 청문회 당일인 오늘 아침까지 제출이 안됐다. 청문회 당일까지 자료를 준비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있나?”라며 격앙된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청문회에서 여야 국회의원들은 복지전문가인 문 후보자에게 기초연금안 등 복지정책에 대한 문 후보자의 소신을 주로 물었다. 또 부동산 투기 의혹과 KDI 재직시절 법인카드사용 내역 등 문 후보자의 개인 도덕성도 논란이 돼 도마 위에 올랐다.
또 복지전문가로서 복지정책 수립과 집행에는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겠지만 보건 분야에는 문외한이기 때문에 각종 현안이 산재돼있는 보건의료분야의 중심축이 될 보건복지부 장관직을 수행하기에는 무리가 있지 않냐는 우려도 제기됐다.
새누리당 신경림 의원은 청구실명제에 대한 소신을 물었다.
신 의원은 “요양청구의 투명성 담보하고자 의료인 면허번호 등을 기재하는 청구실명제가 지난 9월부터 시행되고 있지만 의·약사에게만 시행될 뿐 간호사나 의료기사 등에는 시행되지 않아 책임성과 환자안전 강화라는 제도의 궁극적 목적에 충분히 부합하지 않는다고 생각하지 않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문형표 후보자는 “환자 알권리를 강화하는 청구실명제의 기본 목적과 원칙에 백번 동감한다. 청구실명제 대상을 확대하는 것을 검토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또 건강보험 개혁방안을 묻는 질의에도 “건강보험은 국민이 편안한 삶을 살도록 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적이지만 의료수가 등 지출구조를 재검토하고 보험료 부과체계 등을 통해 세입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혀 현 정부의 국정기조에 근거한 원론적인 수준의 답변을 하는 것에 그쳤다.
현 정부가 추진 중인 원격진료를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문 후보는 원격진료에 대한 의료계의 우려가 매우 크다는 의원들의 지적에 “정부의 추진 방향에 기본적으로 동의한다”며 “다만 우려사항은 검토해 개선점을 보완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리병원에 대해서도 “보건의료산업 발전과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이지 영리병원 자체는 목표가 아니다”라며 “어디까지나 영리병원은 수단일 뿐”이라고 말했다.
특히 “영리병원에 국한해서가 아니라 보건의료 발전을 위해 해외환자 유치와 의료기관 해외진출을 장려할 수 있다”며 “영리병원은 현재 제한적으로 시범운영 되고 있는 만큼 부작용을 세밀하게 파악하고 보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 김명연 의원의 “복지전문가로서 보건의료 분야의 경험 부족을 많은 이들이 우려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좁은 조직내의 행정 경험밖에 없다”며 보건분야의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실을 인정했다.
문형표 후보자는 “사회적 합의와 국회 소통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 정책 추진할 것”이라며 “청문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보건의료분야에서 의약계 이해단체 간의 갈등이 첨예하다는 것을 알게됐다. 이를 위해 조정기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각종 보건복지 현안에 대한 소신을 묻는 여야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태도가 모호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특히 민주당 김용익 의원은 “KDI 재직 당시 원장이 현 기획재정부 현오석 장관이다. 복지 전문가로서 보건복지부 장관이 되면 재정문제 등을 놓고 기재부와 싸움을 할 수 있냐”고 물었다.
이에 문 후보는 “복지부 장관 자리가 막중하다. 복지부 입장을 최대한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
이에 김용익 의원은 “문 후보자는 그동안 기재부 입장에서 일해왔다. 묻는 말에 확답을 해야 한다”며 “잘못하면 보건복지기재부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문 후보의 모호한 답변태도에 여당의원인 새누리당 김희국 의원도 “인사청문회에서 남의 이야기하듯 답변하고 있다. 복지부 장관은 연구원이 아닌 현실의 문제를 풀어야 할 자리”라고 강조했다.
특히 김 의원은 문 후보에게 “저수가 체제에 따른 의료계의 불안과 의사와 약사의 직역갈등 등 보건의료와 관련한 각종 현안이 산재해 있다”며 보건복지부 장관직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