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건보재정 총액이 약 51조원에 달하는 데, 이중 한의계의 비율은 단 2조원에 불과하다. 한의협 집행부는 이 같은 차별을 철폐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
대한한의사협회 김필건 회장이 23일 서울 가양동 협회회관에서 개최된 제59회 정기대의원 총회에서 한의계에 대한 왜곡된 차별을 철폐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김 회장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한의협 회장이라는 중책을 맡아 동분서주한지 1년이 걸렸다. 41대 집행부는 전국 2만 회원 기대와 염원을 가슴깊이 간직하고 회무추진에 최선을 다했다”며 취임 1년여를 맞은 소회를 밝혔다.
그는 “그동안 헌법재판소에서 불법 한방의료행위는 명백한 불법이라고 결정했고 국회에서 운영중이던 불법 한방진료실이 지난해 폐쇄 조치됐다”고 말했다.
또한 “지난해 사원총회를 개최해 한의약 발전을 저해하는 각종 규제를 제거하고 한의계의 위기를 정면 돌파하기 위한 굳은 의지를 만방에 알렸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필건 회장은 “헌재가 한의사에 대한 현대의료기기 사용이 가능하다는 취지의 판결로 법적근거를 마련했고 올해부터는 지난 26년 동안 한번도 변경이 안됐던 보험급여가 현실화됐다”며 “보험급여 한약제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명백한 한약이 천연물신약이라는 이름으로 출시돼 이를 바로잡으려는 고시무효소송에서 승소해 천연물신약이 더 이상 출시될 수 없게 하는 성과를 이뤄냈다”며 “지난 1년 동안 실현된 가시적 성과는 한의협 회원들의 지원이 없으면 결코 이뤄낼 수 없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그럼에도 아직 갈 길이 너무나 멀다”며 한방 건강보험 재정 총액을 획기적으로 늘리기 위한 노력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지난해 진료비 총액 모두 51조원인데 반해 한의계의 비율은 이중 불과 2조원으로 한의사 수에 비해 너무 부족하다”며 “이는 한의사들이 못나서가 아니라 한방에 대한 왜곡된 편견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필건 회장은 “41대 집행부는 앞으로도 한방에 대한 왜곡된 제도와 차별을 철폐할 수 있도록 하려 한다”며 회원과 대의원들에게 적극적인 지지와 성원을 당부했다.
김필건 회장의 인사말에 이어 내빈들의 축사가 이어졌다.
이영찬 보건복지부 차관은 “한의약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전통의약으로 아끼고 발전시켜야 할 자산”이라며 특히 “지난해 산청에서 개최된 한의약엑스포는 한약의 우수성과 가치를 재조명하는 소중한 기회였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한의협은 이러한 성과와 저력을 바탕으로 세계전통의약시장의 흐름에 부합해 한의약을 전파하고 국가 신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하려는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정부도 한의약의 경쟁력을 위해 중장기적 전략을 추진 중”이라고 강조했다.
오제세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은 “오늘 총회에서 우리나라 양대 의료계를 대표하는 한의협이 국민건강과 한의학의 발전을 위해 훌륭한 결과를 도출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총 의료비 증가와 부족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에 따른 두 가지 부담을 안고 있는 현 상황이지만 한의와 양의가 대한민국의 높은 의료수준을 알려 함께 발전할 수 있는 기회도 된다”며 “양의와 한의가 협력할건 협력하고 경쟁할건 경쟁해 양의와 마찬가지로 우수인력 을 보유한 한의계가 세계에 더욱 이름을 떨칠 수 있도록 발전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정기총회에는 내외빈으로 보건복지부 이영찬 차관, 오제세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양승조 의원, 이혜훈 의원, 김성태 의원, 김정록 의원, 김용익 의원, 남윤인순 의원, 김명연 의원, 문정림 의원, 한정혜 의원, 김미희 의원, 석승한 의료기관평가인증원장 등 관료 및 여야 국회의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또한 김세영 대한치과의사협회 회장, 조찬휘 대한약사회장, 김옥수 대한간호협회 회장, 대한간호조무사협회 김현숙 회장 등 보건의료직역단체 수장들이 참석해 축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