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 등 공급자단체들이 우리나라 건강보험 수가가 저수가라고 주장하지만 이에 대한 확실한 증거가 없다”
이상인 급여상임이사(사진·59)는 최근 기자와 만나 건강보험 저수가 주장에 대해 “증거 없다”고 밝혔다.
건강보험공단과 의약단체의 2015년 유형별 수가협상이 본격화된 가운데 보험자인 건보공단 측 협상을 맡아 진두지휘하게 될 수가협상단장의 말이다.
이 급여상임이사는 “의료 저수가 주장은 의료인들이 경영을 잘못해서 그런 건 아닌지 확실한 원인분석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한 오는 5월 공급자단체와 수가협상에 대해서는 “그리 어려운 협상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어차피 공급자단체는 수가를 올려달라고 할 것이지만 공단은 재정상황에 맞춰 진행할 수밖에 없다. 건보공단은 복지부처럼 정책을 다루는 정부기관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재정을 운영하는 부서라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정부 차원이라면 정책적인 면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매우 복잡하겠지만 공단은 재정을 초과해서 협상을 진행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심플하게 협상에 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무엇보다 대한의사협회 등 의료공급자단체들이 우리나라 건강보험 수가가 저수가라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확실한 증거가 없다고 일축했다.
이상인 이사는 “물가상승률과 수가인상률에 상당한 차이가 있어 수가가 상당히 많이 올랐다고 할 수도 있는데 국민들이 공급자들의 저수가라는 주장을 쉽게 납득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의료계에서는 병의원 경영이 매우 어렵고 1년 동안 파산하는 의료기관이 매우 많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런 원인이 정말 수가가 낮기 때문인지는 확실한 원인분석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인 이사는 “의료계나 공단이나 모두 자신들이 유리한 쪽으로만 연구를 진행해 현 수가수준에 대한 확실한 진단이 어렵다”며 “대표성이 있는 자료를 추출해 확실히 검증이 가능한 연구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상인 급여이사는 현 건강보험정책심의원회 구조에 대해서도 문제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15년 가까이 운영해온 현 건정심 구조는 각 공급자 단체의 의견을 수렴하고 국회에서 여야 합의를 통해 이뤄낸 최상의 조건”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또한 “의료계는 정부측 인사와 공익위원들을 다 가입자 측으로 보고 자기들 편을 안들어 준다는 불만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상인 이사는 최근의 의정협의와 관련해 “의정협의는 수가협상과 별개 문제”라며 “협의결과가 수가협상에 영향을 미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번 의정협의에서 건정심 공익위원을 가입자와 공급자가 동수로 구성하기로 한 것에 대해 “의협이 공급자 대표는 아닌데 전체를 뒤흔드는 결과가 나와 다른 공급자단체나 시민단체 등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며 “이 같은 안이 시행되기 위해서는 법제화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상인 급여상임이사는 35년간의 보건복지부 공직생활을 마치고 이달 초 건보공단 급여상임이사로 새롭게 부임했다.
복지부에서 운영지원과장·기초노령연금과장·노인지원과장·보험정책과 등을 거쳤으며, 현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의 가입자·공급자·공익대표 8:8:8 구조를 만든 장본인이기도 하다.